노비 사보타지론에 부친다, 쥐도새도 모르게 주인을 살해하는 사람들

조선시대 문건들을 보면 법과 실상이 따로 노는 일이 너무 많아 땅 주인과 실제 땅 주인은 따로 노는 일 또한 너무나 많다.
조선시대 지주라는 사람들 양태를 보면 그 태동 운영 양태를 보면 결정적인 하자가 있으니, 집약적 농장화가 아니라 실은 그네가 소유한 땅이 전국에 산재한다는 점이 그것이다.
예컨대 김태식이가 땅 주인이라 치면, 명실이 상부하려면 내가 그 농장을 한 눈에 조직으로 제대로 관리할 그런 입지 공간을 갖춰야 하지만,
실제는 그러지는 못해서 고향 김천에도 있고, 저쪽 전라도 쪽 영디기 고향 장흥에도 있고 하는 그런 식이다.
이 땅들을 부치는 사람이 따로 있는데, 이들이 문서상 땅 주인과 상하관계, 주종관계 주인과 외거노비 이런 관계인지 아닌지는 내가 지금 자신이 없지마는,
그런 관계가 있다 해도 솔까 제대로 명령 복종관계가 성립하지 않는 일이 허다하다.
내 땅을 부치는 사람들이 도지라 해서, 그 땅을 부치고 얻은 소출 일부를 주인한테 올려보내지만,
이것도 좋을 때나 그렇지, 사회가 좀 혼란하거나 하면 개판이라, 땅을 부치는 사람들이 주인을 주인 취급하지 않는다.
너는 너, 나는 나, 이런 식이다.
이를 참다 못한 서울 지주가 암행 감찰처럼 해서 현지를 내려가기도 하는데 문제는 생판 얼굴도 모르는 놈이 내가 네 주인이다! 하면 넙죽 절하면서 아이고 주인님 오셨습니까 하겠는가?
"넌 뭐야?"
실제 저런 현지 사정도 모르고 무턱대고 내가 주인이랍시면서 현지로 내려가 감찰하다가 걸려서 쥐도새도 모르게 죽임을 당하는 사람까지 속출하게 된다.
이것이 조선후기 사정이다.
이리 되니 내가 엄연히 땅 주인인데도 내 땅조차 돌보지 못하는 되는 이가 속출한다.
이런 모습들을 나는 조선시대 문건들을 읽으면서 절감한 것들인데 아쉽게도 그런 흔적들을 일일이 그때마다 메모를 해두었어야 하는데 그러지를 못해 지금은 순전히 그런 경험담들을 떠올리며 이런 이야기를 하게 된다.
조선후기가 가속화할 수록 이런 모습들이 더욱 가속화하게 되는데, 소작농 소농민?
그 탄생은 법적 정비에서 기반하는 것이 아니라 저런 사회 시스템이 무너지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되어 갔다고 봐야 한다.
주인을 주인으로 인정하지 않는 저런 소작농들이 결국 훗날 독립하지 않겠는가?
주인 땅조차 어느 순간 내 땅으로 삼으면서 말이다.
토지문서? 그딴 게 아무 소용도 없는 시대로 접어들기 시작한 것이며, 그러다가 식민지배가 실시되고, 그러면서 토지조사가 실시되면서 이제는 진짜로 문서상으로도 땅을 부치는 내가 그 땅 주인이 되는 위대한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지주가 지주 행세하는 대로 그런 대로 남은 데는 오직 하나밖에 없다.
집성촌이라 해서 산골로 기어든 특정한 가문 종가가 직접 관리하는 그 골짜기 땅!
이것밖에 남지 않았다.
조선시대사? 시작도 못했다.
이를 제대로 해명하기 위해선 출발선은 조선초기가 아니라 지금 여기여야 한다.
지금에서 출발해 이승만 농지개혁으로 가고 다시 토지조사업에서 출발해야 한다.
그 거대한 출발선 토지조사업부터가 어림반푼어치도 안 되는 토지수탈론으로 덧칠되었으니
이러고도 무슨 제정신박힌 역사연구가 되겠는가?
도주보다 더 무서운 사보타지
도주보다 더 무서운 사보타지
노비사역이 주가 되어 있는 당시 상황에서노비가 있어야 농사를 지을 수 있는 터-. 오희문 선생의 쇄미록을 보면 슬하의 노비 관리에 골머리를 썩고 있는 바, 사실 이 양반의 고민은 시도때도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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