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서거정(徐居正·1420∼88)의 《필원잡기(筆苑雜記)》 제2권에 보인다. 

일본(日本)의 대내전(大內殿)은 그 선대가 우리나라로부터 나왔다 하여 사모하는 정성이 보통과 다르다 한다. 내가 일찍이 널리 전대의 역사책을 상고해 보아도 그 출처를 알 길이 없고, 다만  《신라수이전(新羅殊異傳)》에 이르기를, “동해 물가에 사람이 있었는데, 남편은 영오(迎烏)라 하고 아내는 세오(細烏)라 했다. 하루는 영오가 해변에서 수초[藻]를 따다가 홀연히 표류하여 일본 나라 조그만 섬에 이르러 임금이 되었다. 세오가 그 남편을 찾다가 또 표류하여 그 나라에 이르자 그를 세워 왕비로 삼았다. 이때 신라의 해와 달이 빛을 잃으니, 일관(日官 천문 맡은 관원)이 아뢰기를, ‘영오와 세오는 해와 달의 정기였는데, 이제 일본으로 갔기 때문에 이런 괴이한 현상이 있는 것입니다.’ 하였다. 임금이 사신을 보내어 두 사람을 찾으니 영오가 말하기를, ‘내가 이곳에 이른 것은 하늘이 뜻이다.’ 하고, 드디어 세오가 짠 비단[綃]을 사자에게 붙여 보내며 말하기를, ‘이것으로 하늘에 제사지내면 된다.’ 하였다. 드디어 하늘에 제사지내는 곳을 영일(迎日)이라 이름하고 이어 현(縣 고을)을 두니, 이는 사라아달왕(斯羅阿達王) 4년이었다.” 하였다. 우리나라 사람으로 일본의 임금이 된 자는 이 뿐이나 다만 그 말의 시비는 알 수 없다. 대내의 선조란 혹 여기에서 나온 것이 아닌가 싶다.

*** 대내씨(大內氏)는 일본 장문(長門) 지방을 지배하던 호족(豪族)이었다. 전(殿)은 그들을 존칭하는 말인데 옛날 사람들이 일본 풍속을 몰라서 존칭까지 붙여 말한 것이다.

뭐 말할 것도 없이 사가정이 말하는 이 이야기는 삼국유사에도 보이는 연오랑세오녀 이야기다. 한데 이 필원잡기 대목이 중대한 까닭은 그 출처를 사가정이 신라수이전을 지목했다는 사실이다. 삼국유사에는 출처 기록이 없다고 기억한다. 

내가 항용 역사를 대하는 자세의 문제점 중 하나로 지적하는 것이 덮어놓고 선대 문헌에 보이는 기록이면 후대 문헌이 그 선대 문헌을 채록했다고 안이하게 간주하는 현상이 있다. 서거정의 필원잡기가 신라수이전을 언급 안했다고 하면, 틀림없이 사가정이 채록한 이 이야기는 출처를 삼국유사로 봤을 것이다. 하지만 사가정이건 일연이건 같은 수이전을 놓고 인용한 것이다. 

+ Recent posts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