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은행 단풍 제철이라, 미쳐 날뛰는 그 무수한 가을 은행 중에서도 내 보지 못하고, 그러면서 인구人口에는 아름답다 회자하는 그런 곳 골랐으니 원주 반계리 은행나무 그것이라. 지난 주말, 하릴없고, 또 그닥 쓰임새는 없는 듯하나, 그래도 나를 찍어주는 기록사 겸해서 어떤 이 대동하곤 나섰으니, 마침 그날 동제가 있는 날이라 잔치판 벌어지고 풍악이 울리더라. 


원망遠望하니 주변, 특히 산과 조화한 랜스케입 압도적이라 왜 이 나무를 첫손 둘째손 셋째손에 꼽는지 알겠더라. 다가서니 바닥에 노랑물 흥건 쓰나미라, 하마터면 놓칠 뻔했으니 때맞추어 왔음에 적이 안심이다. 살피니 둥치 서너 갈래라 , 서 살피니 크게 둘로 짜개졌으니 한 가지에서 갈라졌는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하나가 세포분열한 느낌이다. 못 살겠다, 갈라서자, 그랬지만, 멀리 도망가진 못하고 연리지마냥 붙었더라. 


나무 나이야 연예인 나이만큼 나이롱 뽕이라, 이곳 고을 사람들이야 팔백살을 주장하며, 왜 그런 내용을 안내판에 담지 않느냐 관계 당국 닥달하는 모양이나, 내 보기엔 택도 없어 그보단 훨씬 젊다. 저같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은행나무 한두 그루 아니어니, 용문사인가 그쪽 은행나무 800살인가 주장한단 말은 들은 듯하나, 기타 좀 솔직한 데는 대략 500년을 내세우는 일 많으니, 그 500살이라는 그들 나무 견주어도 이쪽은 한참이나 동생 느낌 난다. 수체樹體 아름답고 넓은 까닭이야 현장에서 보니 입지조건과 짜개짐에 따름이다. 여타 은행이 공중으로, 공중으로, 더 높이, 저 멀리를 향해 달려가는 공중부양을 선택했을 적에, 이 반계리 은행은 땅으로 향해 펑퍼짐을 택했으니, 그것이 묘한 대비를 이루어 장관을 빚어난다. 


처자들 이런저런 바람이 들어 노랑물 떠가느라 여념없다. 이곳 관장하는 원주시청 공무원 박종수 선생 전언을 빌리자니, 이 나무를 둘러싸고 골치아픈 민원 두 가지가 있어, 하나는 왜 나이 800살을 안내판에 적지 않느냐이며, 다른 하나가 저 보호막 넘어 왜 사람들이 들어가냐라 한다. 

팔백은 천부당만부당이니, 다만, 그런 욕망을 그런대로 담고자 한다면야, 안내판에 고을 주민들은 팔백살이라 말한다는 대목 하나만 넣으면 될 것이요, 두번째 보호막과 관련해서는 저것이 낮아 사람들이 들어간다 하는데, 고을 사람들아, 역발상을 왜 하지 아니하나? 

첫째, 보호막은 누가 어떤 생각에서 쳤는지 모르나, 하등 씨잘데기 없는 거치물이니 저거 뽑아 고물상에 넘겨 그 돈으로 마을 잔치하면 될 것이요, 둘째, 사람들 들어간다 해서 높이쳐서 막으면 누가 저 나무 보러 가겠는가? 나아가 저걸 보호막이라 하지만 왜 보호막을 설치해야 하는지 근간에서 의뭉스럼 일거니와, 언제 저 나무가 사람과 유리하고자 했겠는가? 넷째, 무엇보다 저 나무 곂에 다가서는 아니 된다는 그 어떤 법률적 제재 근거도 존재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 보호막 넘어 들어가도 하등 법범 행위가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박종수 관장한테 이르노니, 당장 저 보호막인지 뭔지 다 주워뽑아버려라. 

저 보호막이 눈쌀을 찌푸리게 한다. 뭐 생각이야, 시작이야 그럴 듯 했겠지만, 내가 저곳에 닿는 순간 저 보호막 보고는 뒷골이 땡겼다. 한데도 저 보호막이 고을에서는 저 나무를 범접해서는 아니되는 그런 신수神樹로 만들기도 하니, 뭐 그렇다면야 내가 그 의지를 찬동하겠지만, 괜한 긁어부스럼 왜 만들었단 말인가? 

처참하게 부러진 수령 500년 느티나무


어제다. 경기 수원발 연합뉴스 기사로 〈"살려야만 한다"…수원 500년 느티나무 구하기 대작전〉 제하 김인유 기자 기사가 나왔으니, 이번 장맛비에 처참히 붕괴한 느티나무 노거수(老巨樹)가 쓰러진 모습을 담은 큼지막한 사진을 곁들여 이렇게 쓰러진 나무를 살리고자 당국이 안간힘을 쓴다는 내용이었다. 보도에 의하면 지난달 26일 오후 3시쯤 수원시 영통구 느티나무 사거리 부근 단오어린이공원에 있는 수령 500년 된 느티나무가 부러졌다고 한다. 다시 보도를 훑어가면, 이 느티나무는 1790년 조선 정조대왕이 '수원화성'을 축성할 때 그 나뭇가지는 그것을 축성하는데 쓴 서까래를 공급했는가 하면, 나라에 큰 어려움이 닥칠 때면 구렁이 울음소리를 냈다는 전설도 전해진다고 한다. 


높이 33.4m, 둘레 4.8m에 달한다는 이 나무 주변에서 매년 영통 주민들은 영통청명단오제를 연다고 한다. 1982년 10월 보호수로 지정된 데 이어 2017년 5월에는 대한민국 보호수 100선에 선정되기도 했다니, 그런 나무가 이번 장맛비에 세 갈래로 둥치가 쪼개지면서 일거에 쓰러졌으니 그 안타까움이야 오죽하겠는가? 이번 장맛비에 느티나무가 세 갈래로 쪼개지듯 부러지면서 수원시민들의 안타까움이 커지고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xkka8VrCfU&feature=youtu.be


나무가 쓰러지자 수원시는 이를 살리기 위한 긴급 처방에 나섰다고 한다. 이에 28일에는 나무병원 원장 4명과 녹지담당 공무원들이 모여 긴급대책회의를 한 데 이어 7월 2일에는 영통구청에서 시민대표와 전문가가 모여 여러가지 복원대책을 확정해 최적의 복원방법을 정하기로 했단다. 조사 결과 느티나무는 다행히 뿌리는 산 것으로 확인되고, 그 옆에는 새싹(맹아)이 올라오고 있고 기존 느티나무에서 떨어진 씨에서 나온 묘목(실생묘)도 발견됐다고 한다. 이에 수원시에서는 새싹을 활용하거나 묘목으로 후계목을 육성하는 방안을 강구한단다. 부러진 이 나무를 배양해 복원하고자 경기도산림환경연구소에서 느티나무 시료를 채취해 가기도 했단다.  


쓰러진 처참한 몰골을 사진으로만 봤지만, 나는 과연 이런 노력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모르겠다. 수원시가 구상하는 되살리는 방법이란 결국 그 종자를 받아 후손을 이어가겠다는 것인데, 이 나무 역시 그렇게 언제인지 모르지만 적어도 수천만 년 생명을 이어왔을 것이며, 더구나 그 생명이 물경 500년을 달한다면 우리가 알지 못하는 무수한 후손을 이미 두었을 것이다. 


영통 주민들이 아는 그 느티나무는 생명이 끝났다. 적어도 내가 보는 한은 그렇다. 그 날아가는 생명력 한 자락이라도 붙잡고 싶은 심정을 이해 못 하는 바는 아니나, 저 느티나무는 이승에서 생명을 다했다. 여기까지다. 500년 수령(樹齡)이 추정치라 해도, 적어도 수백 년에 달할 그 질긴 생명은 이에서 끝났다. 장렬한 전사라고 보며, 영웅적 죽음이라 나는 본다. 


문화재라는 관점에서 저 보호수는 비록 그리 지정되지는 않았으나 천연기념물에 해당한다. 간단히 말해 저 나무는 문화재이기도 하다. 그것이 비록 문화재라가 아니라 해도, 문화재 역시 그러하듯, 저런 노거수 역시 놓아줄 줄 알아야 한다고 본다. 저 노거수처럼 문화재 역시 죽을 자유가 있어야 한다. 아니, 그런 자유를 주어야 한다. 죽을 때가 되어 죽음을 택했는데도, 죽지 않아야 한다는 믿음에 근거한 부질없는 생명 연장은 각종 무리와 탈법을 낳는 법이다. 동물행동학자 데이비드 구달은 104세에 달한 시점에서 더는 삶을 지속할 의미와 기력을 상실했다고 판단하자 스스로 안락사를 선택하고는 베토벤 운명 교향곡을 들으면서 영원한 잠을 선택했다.  


마침 오늘 태풍이 한반도를 엄습한다고 각종 기상 예보가 따른다. 가뜩이나 장맛비 여파에 태풍까지 겹치면, 저런 노거수는 추풍낙엽처럼 쓰러져 간다. 그렇게 해서 더러 국가지정문화재 중 하나인 천연기념물 중 노거수는 적지 않은 희생을 내곤 했다. 근자에는 이에 더해 훨씬 발생 빈도가 높아진 데다 그 강도 역시 커진 지진에 따른 피해도 적지 않다.  


저번 경주를 엄습한 지진 여파에 문화재 역시 적지 않은 피해를 봤다.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나는 이런 일을 빌미로 교각살우를 범하고자 하는 시도가 또 준동하지 않을까 한편으로는 두렵기만 하다. 왜 또 준동이라 하는가? 


박근혜 정부 출범과 더불어 그 초대 문화재청장에 임명된 변영섭 시대 문화재 분야에 그런 일이 있었다. 그의 재임 시절에 그가 주도한 문화재 반란이 있었다. 그가 주동이 되어 썩은 문화재판을 끌어 엎겠다고 하는 소위 청풍운동이 있었다. 그 일환으로 안전진단이라는 미명 아래 전국에 산재하는 문화재에 대한 일제 구조진단이 있었다. 그 결과 D등급이 어쩌니저쩌니 하는 딱지가 개별 문화재별로 모두 붙었으니, 그에 따른 여파는 지금도 온 문화재 현장에서 썩은 냄새를 풀풀 풍기며, 가는 문화재 현장마다 비계 덩어리 천지라, 문화재 보수를 빙자한 문화재 훼손 행위가 범람한다. 탑이면 탑 모두가 해체 보수 중이며, 목조문화재면 모든 목조문화재가 해체를 하지 못해 환장한 것처럼 너도나도 덤벼들어 지붕을 뜯어내고 벽체를 갈비살 발리듯이 발려낸다. 


내가 항용 말하지만 문화재는 제발 그대로 놔둬야 한다. 썩어문드러지면 썩어문드러지는 대로, 무너질 것 같으면 무너지는 대로 제발 놔둬야 한다고 말한다. 구조공학이라는 이름으로 첨성대가 어느 방향으로 몇도 기울어졌네, 의성 탑리 오층석탑이 이젠 손을 안대면 안 되네 하는 굿판 이제는 집어쳐야 한다. 


첨성대는 북쪽으로 기운 것이 맞다. 원래 이러했을 가능성은 별로 없을 듯하니, 지금 기준으로 보면 손을 대야 하는 듯이 보이는 것도 맞다. 하지만 이는 쇠뿔 바로잡겠다고 소를 죽이는 꼴이랑 진배가 없다. 늘 말하듯이 첨성대가 그리 기울어진 까닭은 살아남고자 하는 무수한 발버둥의 결과이며, 지금의 모습이 가장 안정적이라고 스스로 판단한 까닭이다.  무너지면 무너지도록 놔둬야 한다. 


저번 지진에 또 불국사 다보탑 난간석도 타격을 본 모양이다. 왜 타격을 보았겠는가? 미안하지만 나는 그 가장 큰 원인으로 그 직전 수리보수 공사를 든다. 근자에 손을 댄 까닭에 난간석이 견디지 못했다고 본다. 수백년간 안정화stabilization를 거쳐 자신에게 가장 맞는 상태로 자리 잡은 그 모습을 우리가 해체 보수라는 이름으로 깨뜨리고 말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물론 그 반대편에서는 그때 손을 보았기망정이지 그게 없었더라면 더 큰 피해를 봤을 거라는 반론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 잘 안다. 


정이품송도 죽을 자유를 이제는 허해야 한다. 언제까지 주사기 꽂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정이품송을 보낼 준비를 이제는 해야 한다. 


문화재도 죽을 자유를 주자. 

노거수도 쓰러질 자유를 주자. 


비바람에 쓰러진 500년 된 느티나무

이거 한 마리 키우고 싶다....


천연기념물 점박이물범 삼척 문암해변서 발견

삼척 문암해변서 발견된 점박이물범
삼척 문암해변서 발견된 점박이물범(삼척=연합뉴스) 6일 오전 11시 50분께 강원 삼척시 문암해변에서 천연기념물인 점박이물범 한 마리가 해변으로 밀려온 것을 주민 진모(76)씨가 발견, 동해해경에 신고했다. 해경은 물범의 상태를 확인하고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로 연락, 후속조치 할 예정이다. [동해해경 제공=연합뉴스] yoo21@yna.co.kr

삼척서 발견된 점박이물범
삼척서 발견된 점박이물범

(삼척=연합뉴스) 유형재 기자 = 강원 삼척시 문암해변에서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생물 II 급이자 천연기념물 제331호인 점박이물범이 발견됐다.

6일 오전 11시 50분께 삼척시 문암해변에서 길이 89㎝ 크기의 점박이물범 한 마리가 해변으로 밀려온 것을 주민 진모(76)씨가 발견하고 동해해경에 신고했다.

http://www.yonhapnews.co.kr/culture/2018/04/06/0906000000AKR20180406144400062.HTML


우리가 흔히 국립공원으로 아는 대부분은 실은 문화재이기도 하다. 정확한 통계치는 없는데 국립공원 구역 전체 40% 정도를 문화재가 침탈한 상황이다.국립공원과 같은 환경자원은 문화재보호법상 명승 혹은 천연기념물 지정 대상이다.


명승名勝..이게 참으로 묘해서 2000년 이전까지는 전국에 걸쳐 명승으로 지정된 문화재는 5군데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다가 유홍준이 문화재청장으로 재직한 시절에 자연유산 바람을 타고서 대대적인 영역 확장을 꾀해 지금은 백 곳을 넘었다. 이에 의해 북한산 역시 중요한 부분은 문화재보호법상 명승이기도 하다. 명승만이 아니라 국립공원 내 사찰 같은 곳은 대부분 문화재보호구역이다.


설악산 역시 상당 구역이 국립공원이면서 천연기념물 보호구역이며 명승이다. 더욱 정확히 말하면 설악산은 전체가 천연기념물 171호(설악산천연보호구역)이며, 그 안에 다시 명승이 지정된 상태다.


그 구체적 내역을 보면 명승 제95호(비룡폭포 계곡 일원), 명승 제96호(토왕성 폭포), 명승 제97호(대승폭포), 명승 제98호(십이선녀탕 일원), 명승 제99호(수렴동, 구곡담 계곡 일원), 명승 제100호(울산바위), 명승 제101호(비선대와 천불동 계곡 일원), 명승 제102호(용아장성), 명승 제103호(공룡능선), 명승 제104호(내설악 만경대)가 그것들이다.


이곳에 케이블카를 개설한다 했을 때 내가 분명히 경고한 적이 있다. 환경부를 통과해도 결국엔 문화재위원회에서 걸릴 것이라고. 이것이 최대 걸림돌이 된다고 경고했으며, 실제로 그리되었다.


이 걸림돌을 가능케 한 외적 요인도 무시할 수 없으니, 이를 밀어붙였다고 간주되는 박근혜가 개털이 되어 탄핵되자 문화재위와 문화재청에 압력을 가할 주체가 중력을 상실해 버렸다. 저런 케이블카...문화재를 모르는 사람들은 환경부 통과가 전부인 줄 알았겠지만, 정신 제대로 박힌 문화재위라면 절대로 통과시켜 주지 아니한다.


나는 여러 번 말했듯이 주요 명산에 케이블카를 놓자는 사람이다. 그 이유를 다시 반복할 필요를 느끼지 아니하거니와, 그것과 관련 없이 저 계획 자체를 문화재위와 사전 조율도 없이 밀어붙인 것은 분명한 패착이었다. 문화재위가 그런 곳이다. 그런 까닭에 문화재위는 항용 욕 되바가지로 먹지만, 그것은 어쩌면 문화재를 지키는 마지막 보루이기에 그 순기능 역시 무시할 수 없다.


문화재로서의 설악산. 
이것이 큰 사회 문제로 대두하기는 두번째다. 첫번째가 1996년 무렵 세계유산 등재 때이니, 다른 근간의 이유가 많기는 하지만 무엇보다 현지 주민들이 개떼처럼 일어나 반대를 한 까닭에 결국은 세계유산 등재가 무산되고 말았다.


시대가 이리 될 줄 몰랐겠지. 지금은 세계유산 못 만들어 환장한 시대인데, 그때 세계유산 만들었더라면 설악산은 지금과 또 사뭇 풍광이 달라, 다른 모든 것 다 때려치고 결국 이번에 케이블카를 놓자는 주의가 표방하는 진정한 이유, 곧 돈벌이와 이를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는 따논 당상이었다.

그때와 지금이 다른 점은 반대 주체가 다르다는 점이다. 


세계유산 등재 움직임에는 속초가 벌떼처럼 일어났지만, 이번에는 양양이 벌떼처럼 들고 일어난다. 
설악산 구역 상당수를 속초가 차지하는 까닭에 그랬던 것이며, 이번 케이블카 찬성론자가 양양에 득시글거리는 이유는 그에 따른 수혜 지역이 양양이기 때문이다.


문화재다. 
국립공원도 문화재라는 사실, 이걸 잊어서는 안 된다. 독도 역시 대한민국 문화재다. 겨울철이면 민통선으로 날아드는 몽골고원 독수리도 문화재다. 운석 역시 괜찮은 것이 떨어지는 날이면 그것 역시 문화재다. 문화재는 육상 수중 공중 어디에나, 심지어 우주에도 존재한다.


그래서 신임 문화재청장을 첫날 수행하는 문화재청 담당자는 항상 신임 청장을 모셔오면서 하늘을 나는 새를 가리키며 "새도 문화재입니다"라는 교육부터 먼저한다는 말이 있다.(이 글은 작년 오늘 페이스북 포스팅이다) 


한반도에 꿩이 많을까 아님 원앙이 많을까? 나는 원앙이 더 많다고 본다. 원앙이 이쁜가 꿩, 특히 숫꿩인 장끼가 이쁜가? 나는 후자가 낫다고 본다. 고기는 어느 쪽이 나을까? 원앙은 먹어보지 않아 모르겠지만, 꿩은 죽여준다. 오죽하면 꿩 대신이 닭이라 했을까?


설날 떡국에는 꿩기미를 쓰야는 법이다. 하지만 꿩은 귀한 까닭에 그와 비슷한 품종으로 흔한 닭을 썼다. 그래서 꿩 대신 닭이라는 말이 나왔다. 여러 모로 꿩은 원앙보다 귀하다. 그럼에도 꿩은 그저그런 날짐승이요 원앙은 천연기념물이라 해서 문화재로 대접받는다. 

왜 이리 된 것인가? 뭔가 잘못 아닌가 말이다. 


고향 김천을 지키는 엄마가 닭을 키우지 않은지는 오래다. 옛날에는 많이 키웠으나, 닭똥 냄새 때문이다. 동물 똥 중에 냄새가 가장 고약한 것으로 닭똥만한 것이 없다. 하긴 닭을 포함한 조류 똥이 대체로 길짐승에 견주어 독하기는 하다. 

작년 이맘 때다. 설을 쇠러 고향집에 내려갔더니, 온 동네를 다 뒤져도 닭은 흔적도 없었다. 어찌된 일이냐 엄마한테 물었더니 조류독감 우려로 당국에서 다 잡아갔단다. 마리당 오만 원인가 오만 오천 원을 쳐주고 잡아갔단다. 발본색원이라더니 씨가 말랐다. 

이 조류독감은 문화재도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데, AI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주범으로 철새가 자주 지목되고, 그런 철새 중에는 상당수가 문화재 중 하나인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보호받는 까닭이다. 그런가 하면 텃새 혹은 한반도에 자생하는 날짐승 일부가 천연기념물이기도 하다. 집에서 기르는 날짐승 가축으로 유일하게 천연기념물인 충남 연산 오계(烏鷄)라는 검은 닭은 그 대표라 할 만하다. 

연산 오계는 조류독감이 터졌다는 소식만 전해지면, 어김없이 피난길을 오른다. 이와 관련한 비근한 소식 중 하나로 2012312일 연합뉴스가 대전발로 타전한 ‘<“AI 걱정 없다연산 오계 500마리 미리 피난>’이라는 제하 뉴스를 본다. 

(대전=연합뉴스) 김준호 기자 = “올해부터 상시 피난체제로 전환하면서 조류인플루엔자(AI) 걱정은 한시름 놓게 됐습니다.” 12일 오전 AI 양성 반응이 나온 충남 계룡의 한 토종닭 농장에서 불과 3.8떨어진 논산시 연산면 화악리의 지산농원(대표 이승숙·49·). 이곳에서는 천연기념물 제265호인 연산 오계(일명 오골계)’ 1천여 마리가 사육되고 있다. 

전날 계룡에서 AI가 발생한 사실을 통보받았다는 농원 측은 마당 등지에서 방목해 기르던 오계를 모두 축사 안으로 몰아넣은 뒤 외부인 출입을 통제하는 등 방역에 열을 올리고 있다. 계룡에서 발생한 AI가 고병원성으로 판정될 경우 연산 오계는 약 30~40여 일 동안 이동제한 조치를 받게 된다. 다행히 예방적 살처분 매몰 조치는 피할 수 있는 거리이다. 하지만 이 농원의 반경 1내에 오리와 닭을 기르는 대규모 농장 2곳이 있어서 AI가 확산하면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최악에는 오계 1천여 마리가 모두 살처분 조치될 수도 있다. 천연기념물이 멸종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산농원은 AI 발생 사실이 알려지기 전인 지난 연말 200마리의 연산 오계를 경북 상주의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켰다. 지난 11일에도 300마리를 같은 곳으로 옮겼다. 문화재 보호 차원에서 문화재청의 지원을 받아 청정지역인 경북 상주에 상시 피난처를 확보한 것이다. 

연산 오계들은 인근에서 AI가 발생한 2006년과 2008, 2011년 등 지금까지 모두 세 차례에 걸쳐 경기 동두천과 경북 봉화, 인천 무의도 등으로 피난길에 올랐다가 AI가 잠잠해지면 되돌아오기를 반복했다. 피난처가 있는 자치단체와 주민들이 오계를 받아줄 수 없다고 통보하는 등 피난처를 구하는데 애를 먹어왔다. 

이승숙 대표는 새로 지은 축사로 연산 오계를 지난 11일 옮길 예정이었는데 공교롭게도 AI 발생과 시점이 맞아떨어졌다면서 어젯밤에 실제 피난을 떠나듯이 300마리를 부랴부랴 옮겼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깊은 산 속 외딴곳이다 보니 AI 매뉴얼상 살처분 지역에는 농장이나 인가가 없다면서 이동 제한 조치 지역 내 한두 농가가 있을 뿐이고, 산으로 가로막혀 있어서 연산 오계를 보호하는 데는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어 일단은 천연기념물의 멸종만 방지하면 되기 때문에 농원에 있는 1천여 마리를 피신시킬지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다른 곳에 상시 피난처를 마련할 계획이지만 계룡에서 발생한 AI가 위급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여 추이를 지켜본 뒤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계룡시의 한 양계농가에서 닭 45마리가 폐사한 것과 관련해 AI 간이 검사를 벌인 결과 10마리 중 6마리에서 양성 반응이 나타났다. 고병원성 AI 여부는 13일 검사에서 확정된다.

kjunho@yna.co.kr (고딕강조는 인용자)

 

조류독감 소동 때마다 나는 오계가 왜 이런 소동을 벌여야 하는지 이유를 도통 알 수가 없다. 저 기사에서 언급하듯이 자칫하다간 연산 오계는 멸종을 피할 길이 없다. 특정한 지역에서 특정한 농가만 키우는 폐쇄성 때문이다. 조류독감 발생이 빈발하자, 문화재청에서는 상주 외딴 곳에다가 분산 피난처까지 마련했지만, 과연 이것이 오계 보존 보호를 위한 근본 대책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 혹 두 군데 모두 조류독감이 발생한다면 어찌할 것인가? 

지금의 폐쇄적 보호정책이 외려 천연기념물을 멸종의 위기로 몰아가지 않는가 묻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이 시점에서 천연기념물 보호의 근본적 이유를 물어야 한다. 그것은 무엇인가? 말할 것도 없이 그것을 멸실의 위기에서 구해내는 것이다. 그것을 구해낼 방책이 뻔 한데도 그것을 하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그것을 어떻게 하면 구해낼 수 있겠는가? 대량 증식하거나, 대량으로 각지에 분배하면 간단히 해결한다. 대한민국이 미덥지 않으면 이웃 중국이나 일본 혹은 몽골 같은 데다가 입양할 수도 있지 않는가? 그것이 이 땅에서 멸종하면 외국에서 살아남은 그 종자를 들여오면 간단히 해결될 일이다. 문화재의 천연기념물에 해당하는 개념이 환경 관련 법률에서는 멸종위기동물이다. 왜 멸종위기동물로 지정해 보호하는가? 말할 것도 없이 멸종위기에서 구하고자 함이 아닌가? 멸종위기에서 구하기 위해서는 대량 증식을 하면 된다. 물론 이 대량이라는 말에도 현재의 생태계가 그것을 수용할 한계 내에서라는 제한은 있어야 한다. 

나는 시종일관해서 논산 오계는 대량 증식 혹은 각지 분양을 주장했다. 이를 통해 궁극으로는 오계를 천연기념물에서 지정 해제해야 한다. 왜 천연기념물로 지정하는가? 모든 천연기념물이 그런 것은 아니나, 종 자체가 멸종 위기에 처한 동식물은 그것을 그 위기에서 구할 방책이 있다면, 그 방식을 통해 천연기념물에서도, 그리고 멸종위기동식물에서도 구제해야 한다. 그 해제가 바로 그 지정 정신이어야 한다. 

다시금 말하지만 천연기념물 지정은 그 한정된 개체를 그대로 고정 보존하는 것이 아니라 그 기념물 해제가 목적이어야 한다. 멸종에 의한 해제가 아니라 증식을 통한 안정 개체 확보, 이것이 진정한 천연기념물 지정 목적 아닌가 말이다. 같은 맥락에서 이제는 개체수가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난 원앙은 이젠 천연기념물에서 풀어주어야 한다.

수달 역시 마찬가지다. 수달은 이젠 개체수가 넘쳐나서 대한민국 전 산하를 뒤엎어 계곡마다 물고기 씨를 말리고, 가재를 없애는 지경에 이르렀다. 심지어 그 개체수가 넘쳐 도심에도 자주 출현해 횟집 수족관을 털기도 한다. 그럼에도 왜 과감히 지정 해제하지 못하는가?

그 해제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기도 하거니와, 그 해제가 곧 그 해제한 동식물에 대한 무차별한 포획을 보장하는 일은 아니다. 수달과 원앙이 천연기념물이 아니라 해서 그것을 맘대로 총을 쏴서 잡고, 그물로 잡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언제까지 각종 동물보호협회니 조류협회니 하는 단체 눈치만 보며 안주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