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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8일 절구 세 수(四月八日三絶) 중 둘째 


  송(宋) 유극장(劉克莊) / 청청재 김영문 選譯 


아홉 용이 향기로운

물을 토하여


아기 부처 씻긴 일은

벌써 천 년 전


참된 도는 본바탕에

때가 없는데


해마다 씻김을

그치지 않네


九龍吐香水 

茲事已千秋 

道是本無垢 

年年浴未休


오늘은 불기 2562년 부처님오신날이다. 엄마 옆구리로 태어나자마자 몇 발짝 걷더니만, 천상천하 유아독존(天上天下 惟我獨存)이라 했으니, 나는 이 지구, 이 우주에서 인류가 탄생한 이래 가장 위대한 인간발견 선언이라 본다. 초파일 하루를 앞둔 어제, 회사 인근 조계사를 관통하는데, 부처님이 샤워 중이셨다. 



교외로 나가(出郊)


 송(宋) 공평중(孔平仲) / 청청재 김영문 選譯 


밭둑 아래 샘물 졸졸

봄비 맑게 개고


무수한 새 벼 포기

일제히 살아났네


한 해 농사는

지금부터 시작되어


서풍 불어올 때

옥 열매 맺으리라


田下泉鳴春雨晴 

新秧無數已齊生 

一年農事從今始 

會見西風玉粒成





절구 9수(絶句九首) 중 다섯째 


 명(明) 유기(劉基) / 청청재 김영문 選譯 


홰나무 잎 어둑어둑

낮은 담장 덮었고


미풍에 가랑비 내려

보리 추수 날씨 춥네


어찌하여 한 해 석 달

봄날의 경치는


한가한 창문 아래

낮잠보다 짧을까


槐葉陰陰覆短牆 

微風細雨麥秋凉 

如何一歲三春景 

不及閑窗午夢長


봄이 왔는가 싶더니 금방 여름이다. 찰나 같기가 선잠보다 더하다. 비단 봄뿐이겠는가? 우리네 인생이 그렇지 아니한가? 돌아보니 금새 반세기요, 금세 칠십이다. 짙은 녹음과 소나무 숲으로 그 찰나를 극복하고자 몸서리친 승려들이 잠들었다. 남가지몽(楠柯之夢)을 이처럼 훌륭한 시로 풀어냈다. 


  1. yisabu 2018.05.21 14:44 신고

    三春을 봄 3개월로 보신건가요. 일반적으로 三春을늦봄으로 본다는 이야기도 있던데.


이태백의 고풍古風이라는 제하의 시 일부다. 


天津三月時 천진교에 삼월이 오니 

千門桃與李 집마다 복사오얏 만발하네

朝爲斷腸花 아침엔 애 끊는 꽃이었다가 

暮逐東流水 저녁엔 동쪽으로 흐르는 물 따라가네 

前水複後水 앞선 물 뒤따르는 물이 밀어내듯

古今相續流 옛날과 지금은 이어 흐르네

新人非舊人 새로운 사람 옛 사람과 다르나 

年年橋上遊 해마다 다리에선 노니며 즐기네


태백은 쉬운 말을 참으로 쉽게 구사하는 재주가 특출나거니와, 그의 시는 대부분 실은 철리哲理의 특징을 지닌다. 이 고풍 역시 그러해서, 어거지 연상 기법을 통해 어거지 삶의 지혜 혹은 도덕을 설파하는 후대 성리학 계통과는 결이 완전히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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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詠螢火詩) 


  남조(南朝) 양(梁) 소역(蕭繹·元帝) / 김영문 選譯


사람에게 붙으면

뜨겁지 않나 의심하고


풀 속에 모여도

연기 없어 의아해하네


날아와도 등잔 밑은

여전히 어둡지만


날아가선 빗속에서

반짝이며 불타네


着人疑不熱
集草訝無煙 

到來燈下暗 

翻往雨中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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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연건동거사 2018.05.21 00:20 신고

    뛰어난 관찰력입니다.

  2. 연건동거사 2018.05.21 00:21 신고

    반딧불 모아서 책읽는다는게 가능한건지 모르겠습니다.

  3. Yisabu 2018.05.21 19:29 신고

    반딧불 한 마리가 3룩스 정도 밝기이므로 사무실의 밝기가 500룩스 정도라 할 때 반딧불 150 마리 모으면 책을 읽기가 가능하답니다.



시골길을 가며(村行) 


  당(唐) 이중(李中) / 김영문 選譯 


눈길 끝까지 푸르른

보리밭 가지런하고


들판 연못 넓은 물에

온갖 오리 내려 앉네


햇볕이 따뜻하여

뽕나무 숲 우거진 곳


한가하게 홀로 서서

오디새 울음 듣네


極目靑靑壟麥齊 

野塘波闊下鳧鷖 

陽烏景暖林桑密 

獨立閑聽戴勝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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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여름에 끄적이다(初夏戲題) 


  당(唐) 서인(徐夤) / 김영문 選譯 


만물 기르는 훈풍이

새벽을 쓸자


시나브로 연꽃 피고

장미는 지네


초록빛 애벌레도

장자 꿈 배워


남쪽 정원 나비 되어

훨훨 나르네


長養薰風拂曉吹 

漸開荷芰落薔薇 

靑蟲也學莊周夢 

化作南園蛺蝶飛




지금은 장미가 한창이나, 그것이 끝나면 연꽃이 피기 시작한다. 이맘쯤이면 애벌레는 환골탈태하고는 나비로 化하기 시작한다. 장주가 꿈을 꾸었다. 자신이 나비가 되는 꿈이었다. 깨어나 곰곰 생각하니, 나비가 장주가 되었는지, 장주가 나비가 되었는지 알 수가 없다. 그렇게 계절은 봄이라는 문지방을 지나 여름으로 들어선다. 

작년 초여름이었다. 나는 경주에 있었다. 월성 성벽을 거닐다 피곤함이 몰려오고, 녹음이 좋아 그 한켠 숲속 성벽길에 앉았더니 나비 한 마리가 나를 배회하더라. 손끝을 내밀었더니, 살포시 내려앉는다. 

  1. 연건동거사 2018.05.20 12:09 신고

    蛺蝶: (traditional sense) butterfly
    훈풍: 음력 5월을 달리 부르는 말. 음력 5월에 부는 훈훈한 바람이라는 뜻으로, 화풍(和風)이라고도 한다


가을에 이는 그리움(秋思)   


  당(唐) 장적(張籍·768~830)


洛陽城裏見秋風 낙양성에 가을 바람 일어나기 시작해 

欲作家書意万重 집으로 편지 써는데 갖가지 상념 이네 

復恐忽忽説不盡 혹시 서두르다 할 말 하지 못했나 싶어 

臨行人発又開封 길 떠나는 사람 붙잡고 편지 다시 뜯네

  1. 이사부 2018.05.20 19:19 신고

    baidu에는 臨行人発가 아니라 行人臨發로 나오네요.

  2. 이사부 2018.05.21 19:32 신고

    화자가 저처럼 이메일 쓸 때 자꾸 고치는 사람이였나 봅니다, 하하하!



절부의 노래(節婦吟)


   당(唐) 장적(張籍·768~830)


君知妾有夫 당신은 제게 지아비 있음 아시고도 

贈妾雙明珠 제게 쌍명주 보내셨군요 

感君纏綿意 저를 향한 당신 마음에 감동하곤 

繫在紅羅襦 붉은 비단 저고리에 달아 보았지요 

妾家高樓連苑起 제집 높은 누대는 궁궐로 이어 솟았고

良人執戟明光裏 남편은 창 들고 명광전에 계시답니다 

知君用心如日月 당신 마음씀 해와 달과 같음을 알지만 

事夫誓擬同生死 지아비 섬기며 생사 같이하자 맹세했지요 

還君明珠雙淚垂 명주 돌려드리며 두 줄기 눈물 흘리는데 

恨不相逢未嫁時 시집가기 전엔 왜 만나지 못했을까요

  1. 연건동거사 2018.05.18 12:22 신고

    纏綿:情
    襦(rú):穿在單衫外的短襖
    妾家高樓連苑起: 的高樓就連着皇家的花園
    明光:即明光宮,漢代宮名

  2. 연건동거사 2018.05.18 12:23 신고

    명광전이 아니라 명광궁인가 봅니다. 한나라때 궁 이름이라네요.

  3. TheK2017 2018.05.19 04:12 신고

    음. 정말 보기 드문 시구절이네요.
    제목도 참 마음에 와 닿구요. ^ㅇ^*



죽지사(竹枝詞) 2


  당(唐) 유우석(劉禹錫·772~842)


山桃紅花滿上頭 산복숭아 붉은꽃 산머리에 가득피고 

蜀江春水拍山流 촉강 흐르는 봄물 산을 치며 흘러가네 

花紅易衰似郎意 꽃이 붉다가 쉬 져버림은 낭군 마음같고 

水流無限似儂愁 물이 끊임없이 흐름은 내 근심만 같네 


백거이 원진과 더불어 중당(中唐) 시단을 화려하게 수놓은 유우석 절창 중의 절창이다. 






  1. 연건동거사 2018.05.18 12:16 신고

    어렵네요

  2. 연건동거사 2018.05.18 12:26 신고

    上頭:山頭,山頂上
    儂: 나

  3. 연건동거사 2018.05.18 12:27 신고

    사진이 딱 蜀江春水拍山流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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