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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경탄해마지 않는 조선시대 저술로 《대동운부군옥(大東韻府群玉)》이 있다. 우리 교육이 대개 그렇듯이, 이 책에 대해서도 분명 중고교 역사 수업 등지에서 적어도 이름 한 번은 들어봤음직하거니와, 그럼에도 막상 그 책이 어떻게 생겨먹었는지 아는 사람은 없다. 우리 교육이 이 모양이다.


이 《대동운부군옥》은 우선 ‘대동/운부군옥’이라고 끊어 읽으니, 이는 말할 것도 없이 대동(大東)의 운부군옥(韻府群玉)이라는 뜻이다. 大東이란 말할 것도 없이 東을 존칭한 것이니, 동쪽 중에서도 큰 동쪽이라는 뜻이라 여기서 동쪽은 조선을 말한다. 조선이 조선을 자칭하는 용어가 大東이라, 왜 우리가 中이 아니고 東이냐 하는 반문은 하지 말기 바란다. 中國을 천하 중심으로 놓았던 조선시대 지식인들에게 그걸 따져 무엇 하겠는가? 



예천 권문해 대종가 초간정 소장 대동운부군옥 목판. 사진 속 인물은 대종손이다. 이 분 아드님이 현재 한국고전번역원에 근무 중이다.



그러니 대동의 운부군옥이란 말할 것도 없이 제목만으로도 중국 본토에는 《운부군옥(韻府群玉)》이라는 책이 있다는 의미이니,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하여 대동의 운부군옥을 사칭할 수 있겠는가? 운부군옥에서 운부(韻府)란 글자 그대로는 소리(음운)의 창고라는 뜻이거니와, 군옥(群玉)이란 구슬이 떼거지로 많다는 뜻이니, 운부군옥(韻府群玉)이란 소리 창고에 들어찬 알갱이가 가득가득 꽉꽉 빼곡히 들어찼다는 뜻이다.


운부군옥은 백과사전 일종인데, 표제어 선전을 소리값, 즉, 발음을 중심으로 선택하고 배열한다는 특징이 있다. 이는 종래 전통적인 동양 사전과는 다른 점이거니와, 서기 100년 무렵 후한시대 허신(許愼)이란 자가 편찬한 옥편의 남상인 《설문해자(說文解字)》가 소위 부수로써 글자를 배열하는 방식을 취했다면, 그보다 앞서 나온 《이아(爾雅)》라든가, 그 뒤에 나온 《석명(釋名)》과 같은 사전은 의미론적 분류에 치중했다. 예컨대 하늘(天)이라는 개념 아래 그와 관련되는 잡다스런 글자들을 한묶음하는 방식이 그것이다.


이런 사전 편찬 전통은 위진남북조 시대 이후에 일대 변모를 겪게 되니, 이른바 유서(類書)의 등장이 그것이다. 이 유서라는 것도 알고 보면, 《이아》라든가 《석명》과 같은 주제별 분류 방식을 취하고 있으나, 종래 사전들과 아주 다른 점은 시문(詩文) 제작을 위한 실용서를 겸했다는 사실이다. 쉽게 말해 시를 짓거나 글을 지을 때 알아두면 요긴한 말들을 긁어모은 일종의 ‘핵심정리 노트’라고 할 수 있거니와, 예컨대 天과 관련되는 항목에서는 天이 무엇인지를 정의한 각종 전고(典故)들을 찾아서 간편화하는 한편, 天과 관련 있는 역대 시문 명구절들을 뽑아두는 방식을 취한다.


이런 類書는 수당대隋唐代에 꽃을 피우는데, 현존하는 자료를 기준으로 할 때 수나라 때 우세남이라는 사람이 찬한 《북당서초(北堂書초)》라는 책이 압권이며, 그 뒤를 이어 당나라 초기에 나온 《예문유취(藝文類聚)》가 여직껏 사랑받고 있으며, 당 중기 때인 현종 때에 서견(徐堅) 등이 봉칙찬(奉勅撰)한 《초학기(初學記)》가 매우 저명하다. (참고로 나는 늘상 책상머리에 초학기를 두고 이용한다), 그 뒤에 당말기에 시인으로 너무나 유명한 백거이란 이가 편집했다고 하나, 저자가 확실치 않은 《백씨육첩(白氏六帖)》이란 백과사전도 있다.


한데 이런 사전 편찬 전통도 시대가 흘러 괴이한 방식을 채택하게 되니, 마침내 소리값을 기준으로 삼는 전통이 등장하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각설하고 《대동운부군옥》 제일 첫머리를 예화로 제시하기로 한다.


이 첫머리는 동자운(東字韻)이라 해서, 동녘 東자가 들어간 단어들을 잡다하게 골라서 그 원전을 인용하는 방식을 취했으니, 이 동자운 항목에 그 저자 권문해(權文海·1534~1591)라는 사람이 추려낸 단어는 정동(征東) 영동(嶺東) 해동(海東) 강동(江東) 역동(易東) 관동(關東) 이동(釐東) 대동(大東) 지동(之東) 알동(斡東) 낙동(洛東) 흑금동(黑金東) 등이 있다. 이런 東자가 들어간 단어들을 추려내어 그런 단어들이 어떤 문헌에서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를 일일이 전거를 밝혀가면서 권문해는 설명을 가한다. 아마도 사전류 중에서도 가장 편찬이 고된 편찬 방식일 것이다.


이 《대동운부군옥》은 권문해가 56세 때인 1589년에 대구에서 완성했다. 중국 원나라 때 사람인 음시부(陰時夫)라는 사람이 편찬한 운서 사전인 《운부군옥(韻府群玉)》을 흉내내긴 했지만 ‘大東’이라는 수식어가 말을 해 주듯이 《삼국사기》와 《고려사》를 비롯한 한국 문헌에서만 관련 표제어를 추렸다는 점에서 그 가치는 매우 높다.


하지만 이 《대동운부군옥》은 완성 뒤 근 200년 동안이나 필사본, 쉽게 말해 붓글씨 형태로 기냥 남아있다가 정조 22년에야 겨우 정범조(丁範祖)라는 사람에 의해 인쇄물로 간행되어 나온다. 저자 권문해는 조선 선조 연간 학자로서 자를 호원(灝元)이라 하고 호를 초간(草澗)이라 했으며 본관은 예천(醴泉)이다. 저서에 군옥 외에도 문집으로 《초간집(草澗集)》이 전한다.


그 원조격인 《운부군옥》은 모두 20권으로 현존하는 운서 중 가장 오래됐다. 조선에서는 세종 28년에 강원도에서 원각본(元刻本·원나라 때 간행된 판본)을 대본으로 삼아 번각(飜刻)한 일이 있다.


《대동운부군옥》이 민멸(泯滅)할 위기에 처했다가 편찬 200년 뒤에야 유명세를 타게 된 계기는 아래에 소개하는 조선 정조 때의 저명한 학자요 정치가인 이가환(李家煥.1742~1801)의 아래 글 ‘대동운부군옥 서문’(원제는 大東韻玉序)이 생생하게 증언한다. 이가환은 이용휴(李用休.1708~1782) 아들로 부자가 모두 문장으로 이름을 드날렸으며, 그 자신도 대사성과 형조판서를 역임하며 남인의 중추적 인물로 활약했으나 신유박해에 역적으로 몰려 사사되었다. 


대동운부군옥(大東韻府群玉) 서문


어느 날 내가 조정에 앉아 있을 때 옛 것을 좋아하는 조정 사대부 한 사람이 나에게 대동운부군옥에 대해 물어왔다. 그 책은 정말 내가 보지 못했으므로 고루함을 자책하며 조정에서 물러나 벗들에게 물어보았더니 어떤 벗이 이렇게 일러 주었다.


“그 책은 초간(草澗) 권공(權公)이 편찬했다네. 동국(東國)의 고사(故事)를 널리 모아 元나라 음시부(陰時夫)가 지은 운부군옥(韻府群玉)을 모방해 만든 책이라네.”


注 : 초간 권공 : 권문해를 말함


그 말을 듣고서 그 책이 운부군옥 아류작이라고 믿었다. 을묘년(乙卯年. 정조 19년. 1795) 가을에 충주목사(忠州牧使)로 좌척되었을 때 문지기가 말하기를 “예천(醴泉) 사는 권공(權公)이 뵙기를 청합니다”고 고하거늘 맞아들였다. 그 손님은 손에 책 한 질을 지니고 와서 건네주며 말했다.


注 : 충주목사 좌천 : 이가환이 주문모(周文謨) 사건에 연류되어 좌천되었는데 얼마 뒤 천주교인 탄압에서 그마저 파직되었다.


“이 책은 제 선조께서 편찬하신 대동운부군옥입니다. 아직까지 서문이 없으니 공의 한 마디 말씀을 얻어 간행을 도모하고자 합니다.”


나는 놀랍고 기뻐 삼가 받아 공경한 자세로 읽어보았다. 다 읽고 나서 감탄하며 말했다.


“예전에 들은 말은 참으로 잘못이었다. 이 책은 음씨(陰氏) 책과는 이름은 같으나 실상은 다른 책이다. 음씨 책은 쌓여있는 고서(古書)에서 글을 뽑아 아름답고 좋은 문구만을 나열함으로써 글 짓고 시 읊는 자들이 재료를 얻는데 쓰는 책이므로 시인들이 꼭 보아야 했다. 반면 공의 책은 사실들을 망라하고 꿰어서 말과 행실을 기록하고 절의(節義)와 효성을 드러내며, 이름 있는 관리를 싣되 백성들의 생활의 고락(苦樂)을 중시하고, 풍속을 드러내되 풍교(風敎)의 오르고 내림을 징험하게 했다. 그 중간에 도사(道士)에 관한 사적을 기록함으로써 괴이한 이야기를 경계했고, 불교 사적을 권별(圈別)함으로써 이단(異端)을 물리쳤다. 이 책은 인심을 착하게 만들고 세교(世敎)를 돕는데 귀착하니 학문의 별집(別集)이다.


注 : 고서(古書)에서 ....쓰는 책이므로 : 원시부 운부군옥의 활용성을 말한다.


공은 퇴계(退溪) 선생 문하에서 직접 가르침을 받아 이미 스승에게서 받은 감화가 깊다. 또 퇴계 선생의 문하에서 동문수학한 여러 군자와 교유하여 그 철처(出處)와 언론과 견해가 그들과 비슷하다. 평소에 강습한 바탕이 있기에 공의 저술에 나타난 결과가 모두 순후(醇厚)하고 아정(雅正)하여 유학(儒學)의 진작을 돕는다. 이 책이 반드시 후세에 전해지리라는 사실을 의심치 아니한다.


그러나 음씨의 책은 요행히 明나라 태조(太祖)가 좋아하여 마침내 천하에 널리 퍼지게 된 데 비해 공의 책은 가숙(家塾)에 갈무리된 지 이제 200년에 이르러 지묵(紙墨)이 해지고 변하는 형편이다. 책이 세상에 나타나고 숨어드는 것도 운수가 있어서 그런가? 


음씨의 저술이 해대신(解大紳)이 태조에게 보지 말라고 경계한 바로 그 책이라면, 공의 책은 학봉(鶴峯) 김 선생이 꼭 간행하고자 했고, 한강(寒岡) 정선생(鄭先生)이 또 구해 빌려간 일이 있는 책이다. 이렇듯이 이 책이 명현(名賢)들에게 소중하게 여겨졌으므로, 불우하다고는 말할 수 없다.


注 : 해대신(解大紳) :  명나라 초기 명신으로 이름은 縉, 대신은 字이다. 명나라 성조(成祖)가 운부군옥을 매우 좋아하자 그 폐단을 진언하며 보지말라 권한 일이 있다.


注 : 학봉(鶴峯) 김선생 : 선조 때 문신 김성일(金誠一. 1538-1593). 대동운부군옥이 완성된 다음해에 성균관 대사성으로 있던 학봉이 권문해 저서를 보고는 감탄하며 말하기를 “이 책은 私家의 문자로 그치면 안 된다. 참으로 世敎에 보탬이 되리니 내가 마땅히 임금께 아뢰어 國學에서 간행해 널리 전하게 하리라”고 했다. 그 뒤 학봉이 대제학이 되어 한 본을 가져가 임금께 상주하여 간행하려 했으나 임진란으로 책을 잃어버렸다.(草澗集 연보에 이런 사실이 보인다.


注 : 한강(寒岡) 정선생(鄭先生) : 선조 때 문장가요 정치가인 정구(鄭逑. 1543-1620)를 말한다.


이제 성스런 군주께서 정사를 맡아 문교(文敎)를 크게 펼치시니 묻혀있는 책 보따리 중에서도 한 마디라도 취할 것이 있으면 모두 순서에 따라 간행하게 널리 유포시키신다. 이 책의 부본(副本)이 없어지지 않고 남아서 때를 기다린다면 성상의 귀에 들어가고 세상에 쓰이게 될 날이 곧 닥칠 것이다.”


注 : 하지만 이가환의 이 글은 그가 역적으로 몰려 죽는 바람에 순조 때 간행된 대동운부군옥에는 수록되지 못하고 이 글에서 말한 정범조 서문만이 수록됐다.


*** 이 인용문은 《나를 돌려다오》 : 이용휴·이가환 산문집, 안대회 옮김, 태학사, 2003 중 p.p. 194~199에 수록됐다. 



<백과사전 「대동운부군옥」 절반 역주>


2003.07.04 07:15:02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임진왜란 발발 직전 조선 중기 때 인물인 초간(草澗) 권문해(權文海.1534-1591)가 편찬한 운서(韻書)식 백과사전인 「대동운부군옥」(大東韻府群玉) 전체 20권 20책 중 절반인 10권 10책의 역주본이 나왔다.


한국학술진흥재단이 추진하는 동서양명저번역사업에 포함된 이  「대동운부군옥」은 윤호진 교수를 비롯한 경상대 한문학과 교수 5명이 포진한 남명학연구소  경상한문학연구회에서 역주를 맡았다. 나머지 10권 10책 또한 역주작업이 진행 중이다.


대동(大東), 즉 동쪽 조선의 '운부군옥'(韻府群玉)이라는 명칭이  엿보이듯  이 사전은 원나라 음시부(陰時夫)라는 사람이 편찬한 「운부군옥」 체제를 본떴다.


단군 이래 권문해 당대에 이르기까지 동국(東國) 역사와 관련된 사항들을 '키워드'식으로 뽑아 정리하고 있다. 이렇게 정리한 사항들을 권문해는  지리.국호.성씨.효자.열녀.수령.목명(木名).화명(花名).금명(禽名)의 11개 목(目)으로 나누었다.


이와 같은 사전이 운서 체제를 갖추고 있다는 것은 중국 한자 발음을  기준으로 표제어를 분류,수록하고 있다는 뜻이다. 


「대동운부군옥」을 편찬한 동기는 "선비라 하는 자들 중에는 입으로 중국의 일을 말하면서, 역대의 치란과 흥망을 마치 어제의 일인 것처럼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일에 대해서는 상하 수천년의 일을 까마득히 모르고  있어  마치 글자가 있기 전 일인 것처럼 여긴다"는 권문해의 말에서 엿볼 수 있다.


이로 보아 권문해는 그 시대 조선 유학자가 대개 그렇듯이 중국을 동경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중국과는 구별되는 동국(東國), 즉 조선의 정체성이 무엇인지를  고민했던 것 같다.


이 때문인지 「대동운부군옥」이 글을 쓰는데 참조했다고 밝히고 있는 인용  서목 가운데 중국 것은 15종인데 반해 신라 이후 조선에 이르기까지 동국의 서책은 170여 종에 달하고 있다. 


더욱 주목되는 사실은 이들 인용문헌 중 적어도 50종 가량은 현재 사라지고  없는 이른바 일서(逸書)라는 사실이다. 


예컨대 신라의 기이한 일들을 기록한 것으로 생각되는 「신라수이전」(新羅殊異傳)의 경우 「대동운부군옥」 여러 곳에 인용되고 있어 이 사전은 「수이전」의  본래 모습이 어떠했을 지를 추정하는데 긴요한 구실을 하고 있다.


이번 역주본은 원문을 영인해 붙이고 있어 자료적 가치를  더해준다.  소명출판 刊. 각권 400쪽 안팎. 1질 26만9천원 

taeshik@yna.co.kr 

(끝)



<한국백과사전 典範 '대동운부군옥' 완역>


2008.01.24 10:33:53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임진왜란 직전 조선 중기를 살다 간 초간(草澗) 권문해(權文海.1534-1591)는 '대동운부군옥'(大東韻府群玉)이란 거질 유서(類書)를 왜 써야 했는지를 이렇게 토로한다. 


"선비라 하는 자들 중에는 입으로 중국의 일을 들먹이면서 역대의 치란과 흥망을 마치 어제 일인양 떠드는 이가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일에 대해서는 상하 수천년의 일을 까마득히 몰라 마치 글자가 있기 전 일인 것처럼 여긴다." 


고려 인종 때 김부식이 삼국사기를 지어 바치면서 한 말과 맥락이 닿아 있다. 중국사에 대해서는 줄줄 외다시피 하면서도 막상 동국(東國)의 사정에서는 까막눈인 세태를 통렬히 비판한 것이다. 


전체 20권 20책인 대동운부군옥은 유서, 즉, 분류식 백과사전에 속하지만 더욱 엄밀히는 표제 항목들을 글자의 발음을 따라 분류 배치한 운서(韻書)식 사전이다. 


전통 한국백과사전의 전범으로 통하는 대동운부군옥 완역에 착수한 남명학연구소 경상한문학연구회가 사업 시작 8년만인 최근 전 20권 20책으로 완성했다. 


이 완역사업은 애초에 한국학술진흥재단이 지원한 동서양고전명저 번역 총서에 포함되어 2003년에 그 절반 분량인 10권 10책이 나왔으나, 이후 추가 지원을 받지 못하는 바람에 애를 먹었다.  


1차분 출판은 소명출판이 맡았다가 이번에 도서출판 민속원이 이를 승계하는 조건으로 전집을 냈다. 


분량은 번역본 기준 200자 원고지 3만장.     


다만 이런 사전 활용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색인작업은 채 마무리되지 않았다. 


번역팀 윤호진 경상대 한문학과 교수는 색인집은 2책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색인 1책은 대동운부군옥에 수록된 2만여 항목을 가나다순으로 재배열하는 것은 물론, 대동운부군옥 원본 특성을 살려 표제어 끝 글자를 중심으로 하는 '역순색인'도 포함된다. 색인 2책은 20책 전체에 대한 내용색인으로 기획했다.   


대동운부군옥은 현재 우리에게 익숙한 어두음(語頭音) 기준 가나다 순서가 아니라 표제어 끝 글자별로 분류 배치했다. 예컨대 '短'(단)이라는 글자 항목을 설정한 다음, 그 아래에다가 '체단'(體短), '신단'(身短), '광가장단'(狂歌長短)처럼 끝 글자에 '短'이 들어가는 여러 단어를 차례로 배치하고, 각 단어에 대해서는 그것이 출현하는 각종 문헌의 관련 대목을 그대로 인용하는 방식을 취했다. 


이 때문에 대동운부군옥과 같은 유서는 인용한 문헌이 매우 많고 다양하다는 특성을 지니며, 더구나 그 중 상당수는 현재는 사라진 문헌들이라는 점에서 빛을 발한다. 


대동운부군옥은 그것이 표방한 목적이 동국의 역사를 알아야 한다는 것이었으므로, 인용문헌 중 중국자료가 15종인데 반해 신라 이후 조선에 이르기까지 동국의 서책은 170여 종에 달한다. 이 중 50종 가량은 현재는 사라지고 없는 이른바 일서(逸書)다.  


예컨대 신라의 기이한 일들을 기록한 문헌이라 생각되는 '신라수이전'(新羅殊異傳)은 대동운부군옥 여러 곳에 산발적으로 인용되고 있다. 


이번 번역본은 각 권마다 해당 원문을 영인 수록했다. 각권 400쪽 안팎. 권당 3만원. 

http://blog.yonhapnews.co.kr/ts1406

taeshi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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