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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 죽변항



말린 고기가 강을 건너가며 우는데

후회해도 소용없으니 이미 늦었네 

편지 써서 방어랑 연어한테 부치니

부디 출입에 조심하고 경계하시게 


枯魚過河泣,何時悔復及。作書與魴鱮,相教慎出入。


오언고시五言古詩 형태이며, 한대漢代 악부시樂府詩 중 하나로 우언시寓言詩다. 작자는 알 수 없고, 제작시점은 동한東漢시대로 본다.  《악부시집樂府詩集》에는 잡곡가사雜曲歌辭로 분류했다. 제목이 없지만 이런 경우 흔히 하는 수법대로 그 첫 구절 '枯魚過河泣'을 따다가 그대로 후세에 제목을 삼는다. 


발상은 실로 간단해서 어부한테 잡혀서 건어물 신세가 된 물고기가 살아 물길을 맘대로 유영하는 다른 종류 물고기한테 편지를 부쳐 잡히지 않게 조심하라는 내용이다. 어쩐지 장자莊子 냄새도 짙게 난다. 


해설과 번역은 서성 역주, 《양한시집兩漢詩集》, 보고사, 2007, 120쪽을 참조했다.  

  1. 세아이멋진아빠 2018.11.26 14:19 신고

    ㅋㅋ 잼있는 시네요 ~~~
    말린물고기가 편지를 보내다니 ㅋㅋㅋ

  2. 한량 taeshik.kim 2018.11.26 18:32 신고

    착불이라 수령 안했단 말도 있슴돠



중국 남조南朝 양대梁代 소명태자昭明太子가 편집한 중국 고대 시문 앤솔로지인 《문선(文選)》 권29에 수록한 작가 미상 19종 오언시五言詩를 지칭한다. 위진 이래 극성을 구가하는 오언시 기원이 된다 해서 그 문학적 의미가 대서특필된다. '古詩十九首'라 하지만 각 시에는 고유 제목이 없다.  《문선》과 거의 동시대에 편찬된 고대 연애시가집인 《옥대신영玉臺新詠》에는 19수 중 8수를 수록하면서 전한 무제 때 인물인 매승(枚乗) 작품이라 했지만 의심스럽기 짝이 없다. 일반적으로는 후한 중기 이래 지식인층에 속하는 사람들이 당시 민간 가요인 이른바 악부樂府를 기초로 해서 창작한 것으로 간주한다. 이는 노래를 염두에 둔 가사였을 가능성이 크다. 애초 제목이 없으니 편의상 그 첫 구절을 따서 제목을 삼아 구별하는 일이 많으니, 《문선》에 수록된 순서를 매기면 다음과 같다. 


행행중행행(行行重行行) (其一)

청청하반초(青青河畔草) (其二)

청청능상백(青青陵上柏) (其三)

금일양연회(今日良宴會) (其四)

서북유고루(西北有高樓) (其五) 

섭강채부용(渉江采芙蓉) (其六)

명월교야광(明月皎夜光) (其七)

염염고생죽(冉冉孤生竹) (其八)

정중유기수(庭中有奇樹) (其九)

초초견우성(迢迢牽牛星) (其十)

회차가언매(回車駕言邁) (其十一)

동성고차장(東城高且長) (其十二)

구차상동문(驅車上東門) (其十三)

거자일이소(去者日以疎) (其十四)

생년불만백(生年不満百) (其十五)

늠름세운모(凜凜歲雲暮) (其十六)

맹동한기지(孟冬寒氣至) (其十七)

객종원방래(客從遠方來) (其十八) 

명월하교교(明月何皎皎) (其十九)


이들 고시는 하나씩 번역과 해설을 붙이는 중이다. 밑줄 친 볼딕체 노래는 그 작업이 끝났으므로 클릭하라. 

염가하상행(豔歌何嘗行)이라는 제목이 붙은 다음 漢代 악부시樂府詩는 이런 성격의 민가가 대개 그렇듯이 이 역시 작자를 알 수 없다. 이른바 민중가요라 해서 어느 한 사람에 의한 산물이 아니라 시간이 누적한 이른바 민중가요일 수도 있겠고, 그것이 아니라 특정 작가가 어느 한 때 격발(擊發)해 쓴 작품이라 해도 그 작자가 내 작품이라고 내세울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리하여 지금은 작자가 無名氏 혹은 失名氏라는 이름으로 치부되곤 한다. 

이 시대 악부시에서는 사람이 아닌 여타 생물이나 무생물을 사람으로 간주해 작자 감정을 이입하는 일이 흔하거니와, 그리고 이 시대 또 다른 특징으로 대화체가 많으니, 이 시 역시 그런 특성을 유감없이 보인다. 한데 제목에서 이 시 성격을 ‘염가’(豔歌), 다시 말해 연애시라 규정한 데서 미리 짐작하듯이 이 시는 근간이 남녀간 연애를 노래한다.  

서북쪽에서 날아든 白鵠을 사람으로 간주해, 그들을 인간사 서로 사랑하는 연인으로 설정하되, 무슨 일이 있어 그들 중 어느 한 쪽이 병들어 죽음을 맞이하게 되니, 그리하여 북쪽으로 돌아가지도 못하고 꼼짝없이 죽음을 기다리는 상황을 설정해 이 둘의 심정을 투영한다. 

아래 작품에서 보겠지만, 병이 난 쪽은 암놈이다. 이런 노래는 각 문헌별로, 판본별로 텍스트 넘나듦이 적지 않은데, 그것은 훗날의 작업으로 미루면서 우선 대강 이런 작품이 있구나 하는 심정으로 봐주기 바란다.

한데 아래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결국 마지막에 보이거니와, 살아있을 제 딩가딩가 놀아보자는 뜻이거니와, 하지만 이것이 맹목적 유피큐리언과는 거리가 멀어 한창인 지금 서로 사랑하며 살자는 뜻이다. 그럼에도 그 이면에는 짙은 니힐리즘이 잠들어 있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무척이나 가슴이 쓰리다. 앞서 소개한 시처럼 太白 李白의 春夜宴桃李園序에 보이는 그 농밀한 生에의 悲哀가 다시금 엄습한다.


飛來雙白鵠, 乃從西北來. 날아든 흰 고니 한 쌍 서북쪽에서 왔네

十五十五, 羅列成行.  수십마리씩 죽 늘어서 줄을 이루네 

妻卒被病, 不能相隨.  아내가 병들고 지치니 따를 수 없네 

五里一反顧, 六里一徘徊. 5리마다 돌아보고 6리마다 서성이네

吾欲銜汝去, 口噤不能開. 내 당신 물고라고 가겠지만 입이 붙어 열리지 않고

吾欲負汝去, 毛羽何摧頹. 내 당신 업고라고 가겠지만 날개 펼 수 없네

樂哉新相知, 憂來生別離. 즐거웠소 처음 사랑할 때, 하지만 지금은 근심 들어 생이별 

躇躊顧群侶, 淚下不自知. 머뭇머뭇 다른 짝들 돌아보니 나도 몰래 눈물나네

念與君別離, 氣結不能言. 그대와 이별한다 생각하니 목이 메어 말이 안 나온다오

各各重自愛, 道遠歸還難. 나도 당신도 몸조심 길 합시다. 길 멀어 돌아오긴 힘들겠소 

妾當守空房, 閉門下重關. 첩은 빈방 지키며 빗장 꽁꽁 걸어 문 닫겠습니다 

若生當相見, 亡者會重泉. 살아 다시 볼지 모르지만 죽어 저승에서라도 보겠지요 

今日樂相樂, 延年萬歲期. 오늘 우리 즐기세나 천년만년 누려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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