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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다. 우리 공장 국제뉴스부 기사 중 하나로 '이집트 사카라 고대무덤서 고양이·풍뎅이 미라 다수 발굴'이라는 제하 기사가 나갔으니, 영국 일간 《가디언》을 인용한 그 내용을 보건대, 이집트 수도 카이로 남부 사카라 유적에서 고대 이집트 제5왕조 시대(기원전 2천498년∼기원전 2천345년) 에 속한다고 추정되는 무덤 7개를 새로 발굴한 결과 개중 3곳은 고양이들을 위한 무덤으로 드러났다고 한다. 이들 무덤은 정면과 출입문이 온전히 보존된 상태다. 관련 사진 및 동영상 등을 보니 석실분이다. 

'고양이 무덤'에서는 표면을 도금한 목재 고양이 조각상 100점과 고대 이집트 고양이 여신인 '바스텟'에게 바친 고양이 모양 청동상 한 점도 미라들과 함께 발견됐다고 한다. 


신화통신 보도 풍뎅이 미라 사진


지난 4월에 시작한 이번 발굴이 특히 주목을 끈 까닭은 풍뎅이 미라 3점이 수습됐다는 대목이다. 발굴을 이끈 모스타파 와지리 이집트 최고유물위원회 위원장에 의하면 사카라 지역에서 풍뎅이 미라는 처음이라고 한다. 풍뎅이 미라 2점은 둥근 뚜껑이 덮인 직사각형 모양석회석 소재 관(棺) 안에서 있었고, 그 관 표면(사진으로 보면 뚜껑)에는 풍뎅이 3마리를 검은색으로 그려놓았다. 다른 풍뎅이 미라는 이보다 작은 하나의 관 속에 담긴 상태였다. 

이번 발굴에서는 사자, 소, 매 등 도금한 동물 목상(木像)과 항아리, 고대 필기도구, 파피루스로 만든 바구니도 수습됐다는 것이다. 

'Ancient Egyptian tombs yield rare find of mummified scarab beetles'라는 제하 사카라(SAQQARA) 發 로이터 통신 보도를 보니, 미라화한 풍뎅이(mummified beetles)는 카카라 고대 공동묘지 우세르카프 왕(the King Userkaf) 피라미드 지구 한쪽 귀퉁이서 발견된 무덤에서 발굴됐다. 문이 봉쇄된 채로 발견된 다른 한 무덤은 고왕국 제5대 왕조(the Fifth Dynasty of the Old Kingdom) 시대에 조성했으며 도굴 피해를 보지 않았다는 점이 비상히 관심을 끌었다. 이 무덤은 조만간 개봉할 계획이다. 

이번 발굴 지역인 사카라는 고왕국시대 2천년 이상 이집트 수도인 멤피스(Memphis)의 공동묘지 구역이다. 

커다란 두 마리 풍뎅이는 천(linen)으로 싼 상태로, 보존 상태는 매우 좋다. 이것이 발견된 대리석 석관(limestone sarcophagus)은 궁륭형에다가 장식이 있는 뚜껑을 갖추었다. 다른 풍뎅이 미라들은 이보다는 좀 더 작은 석관에서 발견됐다. 

이런 외신 혹은 그것을 인용한 보도만으로 토대로는 정확한 발굴 사정을 알기는 어렵다. 

외신을 통해 배포한 관련 사진들 말고도, 우리 공장 카이로 주재 노재현 특파원이 직접 현장 가서 찍어 발행한 사진도 있어, 조금전 카톡으로 그와 직접 연락을 취한 바, 현장을 다녀왔다고 한다. 이곳 특파원 부임 10개원가량 된 그가 이집트 정부 초청으로 고고학 발굴현장을 간 것이 처음이라 하거니와, 노 기자는 국내에서 문화재 취재 경험이 없어 본인도 그렇게 말하듯이 조금은 헤맨 듯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문화부에서 발굴 취재 경험을 쌓고 갔음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해 본다. 

아래 사진이 노 기자가 직접 현장에서 가서 찍은 사진인데 이것만 보면, 풍뎅이 미라는 두 석관에서 나왔다. 그 석관 외양을 보면 하나는 장방형이요, 다른 하나는 정방형이거니와, 이 정방형은 아마도 뚜껑이 있었을 법한데, 사진이 담지 않았을 공산이 크다. 그런 점에서 저 첫번째 신화통신 보도사진을 보면 그런 정황이 명백히 드러난다. 

저 두 석관 중 장방형을 보면 속에 풍뎅이가 그득이라, 수백 마리가 될 성 싶다. 이 장방형 석관 뚜껑을 보면 그 위에다가 풍뎅이 3마리를 그려놓았으니, 이는 아마도 이 석관이 풍뎅이 보관용임을 표시한 것이리다. 정방형 상대적으로 작은 석관은 뚜껑 모양으로는 알 수 없지만, 측면에 큼지막한 풍뎅이 사진을 그려놓았고, 그 오른편 천에 놓인 풍뎅이는 틀림없이 이 안에서 끄집어 냈으리라. 



무덤 안 사정은 앞에서 링크한 관련 동영상을 눌러보라. 


 

오늘 경복궁을 횡단해 건추문 쪽으로 나가다 보니, 저 은행나무 이파리가 단 한 개도 남아있지 않음을 봤다. 이 은행나무는 단풍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이번 가을은 다른 데 은행나무에 정신이 팔려 전연 이곳 단풍은 눈길 한 번 주지 못하고 지나가 버렸다. 

서울에 서리가 내리기 전에 이미 은행은 단풍이 되어 지상으로 꼬꾸라졌다. 상엽霜葉, 즉, 서리맞은 단풍이라는 말은 무색하니, 여태까지 죽 그랬다. 



그 인근 주택가를 지나다 보니 단풍나무 단풍이 한창이다. 조만간 지리라. 서리가 오기 전에 지리라. 이때까지 죽 그랬다. 서리 맞아 생긴 단풍은 본 적이 없다. 내가 아는 모든 단풍은 서리가 오기 한창 전에 이미 단풍 되어 낙엽落葉로 사라져 갔으니깐 말이다. 



그러고 보니 화려한 단풍을 묘사하는 절창 중의 절창, 다시 말해 상엽홍어이월화(霜葉紅於二月花), 서리맞은 단풍 2월 봄꽃보다 붉다는 말은 도대체가 어불성설임을 안다. 물론 채 떨어지지 않은 단풍이 가끔 서리를 맞기도 하나, 그렇게 서리맞은 단풍이 서리 때문에 단풍이 든 것도 아니요, 이미 단풍인 상태에서 서리를 맞은 것이니, 분명 저 표현은 문제가 있다. 

저 말을 <산행(山行)'이라는 시에서 내뱉은 당말 시인 두목(杜牧)은 이걸 몰랐을까? 그가 바보가 아닌 이상 알았을 것이요, 막상 저 말이 일대 유행했을 적에는 두목을 가리켜 서리 맞은 단풍이 말이 되느냐 하는 핀잔이 적지 않았을 것으로 본다. 

뭐, 문학 혹은 문학적 감수성이 과학 혹은 엄격한 절기와는 다르다면 할 말이 없다만, 그럼에도 존재할 가능성이 제로인 서리맞은 단풍이라는 상상의 산물이 가을 단풍의 실제를 더욱 화려찬란하게 포장했으니, 참말로 기구한 운명일 수밖에 없다.  

단풍이야 서리를 맞아 들건, 그 전에 들어 떨어지건 무슨 상관이랴? 

붉기만 하다면, 그리하여 그 붉음이 내 단심丹心과 합심한다면야 그 비롯함이 서리건 아니건 무에 중요하겠는가? 피장파장 똥끼나밑끼나일 뿐....

서리맞은 단풍이야 그렇고, 서리맞은 배추이파리는 내가 무지막지하게 봤다. 

부부 탄생을 축하하는 풍악 뒤로하고는 비자나무 숲을 지나 약사암 향해 산길 오른다.


저 비자나무 숲은 천연기념물이라, 현지서 만난 장성군 담당 공무원이 이르기를, 저 나무는 죽어도 베어내지 못한단다. 썩은 시체 용케 얻어걸리면 바둑판 몇개라도 만들려 했더니 예선 걸러먹었으니, 지정되지 않는 구역에서 찾아봐야겠다. 저 나무 주된 용처가 바둑판이다.


오후 세시가 넘었으므로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며 선사하는 끝물단풍은 홍등가요 갓잡은 소에서 썰어낸 살코기 빛이다. 붉음 노랑 교집합 화려하다. 문득문득 돌아보며 저를 찬탄한다.



땀 많은 체질 탓이기도 하려니와, 금새 온몸은 땀 범벅이라, 찌린내 몸에 밸까 약사암 올라 훌러덩 잠바때기 벗어제끼니 이파리 향기 머금은 계곡 바람 쏴 하니 피부를 훝는다.

이 약사암은 저 계곡 아래 백양사 전경을 조망하는 곳이라 해서 백양사에 들르는 이는 모름지기 찾아야 하는 곳으로 통하거니와 말하자면 참새한테 방앗간 같은 곳이라, 다만 이날은 약간 늦어 백양사는 그늘에 든 시간이었다. 


오는 길 되짚어 뚜벅투벅 걸어내리며 이번엔 전면 산아래로 펼친 노랑밭을 전면으로 응시하고, 계곡도 쳐다보고, 비자나무도 어루만져 본디. 


올해는 놓치는가 했더랬다. 지난 여름이 기록적인 폭염을 선물한 만큼 겨울 역시 그만큼 걸음걸이가 빠른 듯한 까닭이었다. 다행히 막차를 탔으니 끝물은 겨우 부여잡은 셈이다.



남도 장성 땅, 백암산이 품은 백양사 쌍계루에선 주말 지인의 결혼식이 있었다. 단풍 축제가 끝물이라 그런지 백양사로 들어가는 외길 일차선은 차량으로 범벅이나, 거북이 걸음이 좋은 까닭은 그래도 몇가닥 남지 않은 단풍 끝물을 느긋이 감상케 하기 때문이다.


경내로 들어서니 곶감을 깎고 말린다. 처마밑 곶감이 주변 단풍과 하모니를 맞춘다.


좌판 벌여놓곤 모시 송편을 파는데, 빚어 찌기 시작한 송편이 김이 모락모락한다. 녹색이 빛을 발하는데 참기름을 발라서인지 아님 빛이 그랬는지 알 수는 없다. 듣자니 송편 만드는데 쓰는 모시는 영암이 산지라 한다. 


결혼하는 지인은 직전 부석사에 관한 역저를 냈다. 하객들한테 그 책을 싸인을 해서 증정한다. 그 모습 보며 빙그레 말한다.

"장개 가는 거요? 출판기념식 하는 거요?"

좀 아쉬운 듯해 한마디 더 보탰다.

"초판은 결혼식장에서 다 소진하는구만?" 


신부도 아는 분이라 반갑게 인사한다. 실은 장성에 도착한 간밤에 예비신랑한테 전화를 했더랬다.

"오늘 장개가는 거 맞소? 그새 찢어진 건 아니유? 장개 가는 시간은 몇시요?" 

난 몰랐다. 전화한 시간이 새벽 한시반이란 걸. 뭐 그럴수도 있지 신부가 그 늦은 밤에 전화해서 깨우냐며 파안대소한다. 알콩달콩 재밌게 해로 하소서라는 말로 받아치며 "아니 요새는 말세라더니, 결혼식도 하기 전에 같이 잠을 잔단 말이요?"라고 묻고 말았다. 


부조금도 냈겠다 인사도 했겠다 떡본 김에 제사 지내기 시작한다. 겨울로 가는 길목, 그 마지막을 불태우는 가을을 부여잡아 본다. 바짓가랭이 붙잡는 심정이다. 보통은 저쪽 맞은편 징검다리에서 쌍계루룰 찍으나, 오늘은 날이 날이만치 이곳에서 저들을 감상한다. 


가자, 이젠 약사암으로 발길을 돌린다.


  1. 글쓰는 엔지니어 2018.11.12 13:46 신고

    아름다운 결혼식 풍경이네요 ㅎㅎㅎㅎ 보기 너무 좋아요 ㅎㅎ

  2. 먹튀 2018.11.12 14:56 신고

    우와 좋네요 ㅎㅎ

포대화상(布帒和尙)에 관한 단편 하나를 이 블로그에서 나는 '포대화상의 시대'라는 제하 글로써 간략히 초한 적 있거니와, 그에서 나는 한반도 포대화상과 관련한 증언으로 가장 빠른 글 중 하나로 이규보를 언급했으니, 당시엔 나는 이 글을 직접 인용하지 않았으나, 오늘 이 자리에서는 그것을 직접 보기로 한다. 그 글은 이규보(李奎報·1169∼1241)의 방대한 문집 《동국이상국전집東國李相國全集) 권 제19 찬(贊) 중 하나로 실렸으니, '포대화상찬(布袋和尙贊)'이라는 글이 그것이다. 포대화상찬이란 포대화상을 상찬, 혹은 칭송한 글이라는 뜻이다. 우리는 이를 통해 포대화상의 생태적 특징과 그것이 지닌 특성 혹은 장점이 무엇이었는지를 파악한다. 





옮김은 한국고전번역원 제공본을 기본으로 삼아 보면 다음과 같다. 일부 대목에서는 문맥이 자연스럽지 않는 느낌이 있다.  


갈무리한 바 무엇인지

눈 감고 앉았으니 

생각 혹은 상상하는지 

주머니 차서 무거우니 

챙긴 건 어찌 그리 많은지 

시방세계 온갖 미생물까지  

갈무리하고 챙긴 것으로 베풀어 구하니 

생각이 바야흐로 이에 이르러 

눈 감고 상상하며 생각하는가 


布袋和尙贊

腹大而膰。所蓄維何。交睫而坐。思耶想耶。囊盈而重。所貯何多。方將囊括。十方蠢蠢蚩蚩。以所蓄所貯。施之度之。念方至此。閉目想思者乎。


그 펑퍼짐한 생김새가 자비 베풂을 내세우는 특장은 현대 불교계에 통용하는 그 포대화상과 완연 일치함을 본다.  

《동문선東文選》 권19권 칠언절구(七言絶句)



원주 부론면 남한강에서



님을 보내며[(送人] 


[高麗] 정지상(鄭知常)


비 갠 긴 언덕엔 풀 빛 더욱 푸른데

남포서 임 보내며 슬픈 노래 부르네

대동강 물이야 어느 때 말라버릴지 

이별 눈물 해마다 푸른 물결 더하네


雨歇長堤草色多, 送君南浦動悲歌. 大同江水何時盡, 別淚年年添綠波. 


인구에 회자하는 절창이라 하거니와, 특히 '대동강수 하시진大同江水何時盡, 별루 년년 청록파別淚年年添綠波'는 이후 무수한 변종을 낳게 된다. 남포란 지명이 지금 대동강 어구에 남았거니와, 이와는 관계없이 항용 이별하는 장소를 뜻하는 말로 쓰이거니와, 이는 중국 전국시대 초(楚)나라 대시인 굴원(屈原)이 〈구가(九歌)> 중 동군(東君)에서 노래한 “그대와 손을 마주 잡음이여, 동쪽으로 가는도다. 아름다운 사람을 전송함이여, 남쪽의 물가에서 하는도다[子交手兮東行, 送美人兮南浦.]”라고 한 데서 비롯한다. 


이 시는 내 학창시절에는 아마 고교 국어교과서에 실렸다고 기억하거니와, 그래서 더욱 친근한 시이거니와, 지금도 그런지는 사정을 내가 알지 못한다. 


한시, 계절의 노래(214) 


낙유원에 올라(登樂遊原)


[唐] 두목 / 김영문 選譯評 





넓은 허공 일망무제

외로운 새 사라지고


만고의 모든 역사

그 속으로 침몰했네


한나라 왕조 살피건대

무슨 일 이루었나


다섯 능엔 나무 없어도

가을바람 일어나네


長空澹澹孤鳥沒, 萬古銷沈向此中. 看取漢家何事業, 五陵無樹起秋風.


성당 시대의 이두(李杜)라고 하면 우리는 바로 이백과 두보를 떠올린다. 두 사람은 중국 전통 시단의 쌍벽이다. 하지만 만당(晩唐) 시대에도 이두(李杜)라는 말이 유행했다. 당시 시단을 주름잡던 이상은과 두목을 가리킨다. 두목은 “遠上寒山石徑斜, 白雲生處有人家”라는 「산행(山行)」 시로 천하에 명성을 떨쳤지만 기실 그는 역사를 소재로 흥망성쇠의 비감을 읊는 ‘회고시(懷古詩)’에서 장기를 발휘했다. 이상은은 우리에게 “夕陽無限好, 只是近黃昏”이라는 시(「낙유원에 올라(登樂游園)」)로 유명하다. 그는 역사보다 인간 실존의 비애에 더 깊은 관심을 기울였다. 「낙유원에 올라」라는 같은 제목의 시를 누가 먼저 지었는지는 불분명하지만 두 사람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장안의 명소 ‘낙유원’에 올라 시를 지었다. 이상은이 석양을 바라보며 인간 존재의 원초적인 고독감을 노래하고 있는데 비해, 두목은 역사의 흥망성쇠를 비장하게 읊었다. 외로운 새가 가뭇없이 사라지는 광막한 허공, 그곳으로 만고의 제국들이 모두 침몰했다. 천하를 호령하던 한나라 황제들이 이룩한 사업은 무엇인가? 저 까마득한 하늘 아래 누워 있는 다섯 무덤뿐이다. 나무 한 그루도 없이 황폐한 다섯 능엔 가을바람만 마른 풀을 스치며 지나간다. 역사의 교훈은 멀리 있지 않다. 은(殷)나라는 바로 앞 하(夏)나라 멸망의 교훈을 거울삼아야 한다는 ‘은감불원(殷鑑不遠)’이란 말이 있다. 어찌 은나라만 그러하겠는가? 초심을 잃고 오만하게 민심 위에 군림하려는 자들은 예외없이 멸망의 나락으로 떨어진다. 그 누가 가을바람을 두려워하지 않는가?

우연히 느낌이 있어서[感遇]  


[조선] 허봉(許篈·1551~1588)


전남 장성 고경명 묘소에서



낭군은 둑가 버들 좋아하셨고

소첩은 고개 위 솔 좋았어요

바람 따라 홀연히 흩날리며

이리저리 쓸려가는 저 버들개지

겨울엔 그 자태 변하지 않는

늘 푸른 솔과 같지 않지요 

좋아함과 싫어함 늘 변하기에

걱정스런 마음만 가득하답니다


君好堤邊柳, 妾好嶺頭松. 柳絮忽飄蕩, 隨風無定蹤. 不如歲寒姿, 靑靑傲窮冬. 好惡苦不定, 憂心徒忡忡. 


전남 장성 고경면 묘소에서



조선후기 문사 한치윤(韓致奫·1765~1814)이 《열조시집(列朝詩集)》에서 채록했다면서, 그의 《해동역사(海東繹史)》 권제49 예문지(藝文志) 8 본국시(本國詩) 3 본조(本朝) 하(下)에 위 시를 수록하면서, 《열조시집》을 인용해 이르기를 “허봉(許篈)의 여동생이 김성립(金成立)한테 시집갔는데, 착했지만 사랑을 받지 못했다. 이 때문에 이 시를 지었다”고 했다. 허봉은 허균(許筠·1569~1618)의 형이요, 난설헌(1563~1589)의 오빠다. 따라서 김성립한테 시집간 여동생이란 곧 허난설헌을 말한다.  


한시 제목에 흔히 등장하고, 이 시에서도 제목으로 삼은 감우(感遇)란 우연히 생각난 바를 읊었을 때 쓰는 말로써, 이것도 저것도 붙이기 싫을 때는 무제(無題)라 하기도 한다. 시를 보면, 허봉은 여자에 가탁해 바람기 다분한 한 남자만을 바라볼 수밖에 없는 남자 바라기의 심정을 나무에 견주어 그 자신의 신세를 한탄했으니, 남자는 봄날만 되면, 이리저리 그 꽃방울 날리는 버들개지맹키로, 이 여자 저 여자를 전전하며 사랑을 갈구하는 남자에 견주어, 화자인 여자는 같은 자리 높은 산 꼭대기를 홀로 지키는 소나무에 비긴다. 이를 무슨 전통시대 유교 윤리를 끌어다가 설명하기도 하는 모양이나, 글쎄, 그것이 꼭 전통시대 유교윤리만이리오? 



전남 장성땅 읍내 한 식육점 광고문안이 하도 요란해 옮겨온다.

"오늘 먹을 고기를 내일로 미루지 말라.
"기분이 저기압일 땐 반드시 고기압으로 가라"
"참지마라 고기는 항상 옳다"

심신으로 찬동 하니 나는 따를 의무가 있다.
철철 피넘치는 소고기가 나왔다.
육회 일종인 셈인데 남도 지역엔 흔한 식습이다.
먹어준다.
죽여준다.

그래
고기는 항상 진리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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