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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詩 & 漢文&漢文法

만목 시들었는데 오직 소나무만 한시, 계절의 노래(226)소나무[松] [宋] 여본중(呂本中) / 김영문 選譯評 바람과 서리 탓에만목 시들어추운 계절 오로지노송 외롭네진시황은 맑고 높은지조 모르고어거지로 그대를대부 삼았네一依風霜萬木枯, 歲寒惟見老松孤. 秦皇不識淸高操, 強欲煩君作大夫. “백설이 만건곤할 제 독야청청 하리라” 겨울은 소나무의 계절이다. 소나무는 사시사철 푸른데 왜 겨울을 소나무의 계절이라 하는가? 온갖 나무가 다 시들어도 소나무만은 늘 푸른 ..
백낙천 <밤에 내린 눈[夜雪]> 한시, 계절의 노래(225)밤 눈[夜雪] [唐] 백거이 / 김영문 選譯評이상하게 이부자리싸늘도 하여다시 보니 창문이환하게 밝다 밤 깊어 내린 눈무겁게 쌓여대나무 꺾이는 소리때때로 들린다已訝衾枕冷, 復見窗戶明. 夜深知雪重, 時聞折竹聲.겨울에도 푸른 색깔을 변치 않고 추위를 견디는 대표적인 나무가 대나무와 소나무다. 대나무는 사군자의 하나로, 소나무는 세한삼우(歲寒三友)의 하나로 그 절개를 칭송받아 왔다. 이 중 대나무는 사군자와 세한..
눈이 오려나? 한시, 계절의 노래(224)눈이 오려나(雪意)[宋] 주희 / 김영문 選譯評 저녁 무렵 뜬 구름이사방에 평평하더니북풍이 노호하며새벽까지 불어대네추운 창에 온 밤 내내정신 맑고 잠이 안 와삼나무 대나무 잎에서나는 소리 듣고 있네向晚浮雲四面平, 北風號怒達天明. 寒窗一夜淸無睡, 擬聽杉篁葉上聲. 나이가 들어서 잠이 없어진 것일까? 정좌(靜坐)에 들어 격물치지(格物致知)하느라 밤을 꼬박 새운 것일까? 삼나무와 대나무 잎새 위에서 들려오는 소리..
"인간아, 넌 잠도 없냐?" 한시, 계절의 노래(223) 추운 밤(寒夜)[淸] 원매(袁枚) / 김영문 選譯評 추운 밤 책 읽다가잠조차 잊었는데비단 이불에 재만 남고향로에는 연기 없네고운 사람 화가 나서서책 빼앗으며낭군님아 지금 한밤몇 시인지 아시나요寒夜讀書忘却眠, 錦衾香燼爐無煙. 美人含怒奪書去, 問郞知是幾更天. 책 읽기에 미친 사람을 서치(書癡)라고 부른다. 우리말로는 ‘책바보’ 또는 ‘책벌레’ 정도로 번역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 ‘치(癡)’ 자 ..
먹 갈라 게으른 종 부르니 귀 먹은 척 대꾸도 않네 국립중앙박물관 주최 '대고려전' 매장을 돌다가 이 고려청자 3점을 마주하고선 무심히 지나치려 했다. 상설전시실 있는 걸 내려다봤구만 했더랬다. 그도 그럴 것이 이런 류 고려청자는 수량이 적지는 하지만, 그 폼새가 뛰어나다 해서 이런저런 자리에 자주 불려나가는가 하면, 특히 국립박물관에서는 상설전시품으로 빼는 일이 없는 까닭이다.   특히 맨 왼편 소위 '동자 연적(童子硯滴)'은 어딘지 모르게 눈에 익었다. 하긴 저들 석 점..
북두로 은하수 길어 끓이는 차 인월대(隣月臺)[高麗] 진각 혜심(眞覺慧諶)높디높디 솟은 바위 몇길이나 되는지 위에 선 높은 누대 하늘 끝과 닿았네북두로 은하 물 길어 차 달이는 밤 차 끓는 김 찬 달속 계수나무 감싸네巖叢屹屹知幾尋, 上有高臺接天際. 斗酌星河煮夜茶, 茶煙冷鎖月中桂. 인월대가 어딘지 나는 모르겠다. 다만 그 의미를 미루어 달[月]과 인접[隣]하는 곳에 세운 누각이라 했으니, 아마도 제법 높은 언덕이나 산꼭대기에 세운 건축물 아닌가 ..
눈발에 푸른 대나무 옥가지 걸치니 한시, 계절의 노래(222)눈을 마주하고(對雪) [唐] 고변(高駢) /  김영문 選譯評육각형 눈꽃 날려문 안으로 들어올 때청죽이 옥 가지로변하는 걸 바라보네이 순간 기쁜 맘에높은 누대 올라 보니인간 세상 온갖 험로모두 희게 덮여 있네六出飛花入戶時, 坐看靑竹變瓊枝. 如今好上高樓望, 蓋盡人間惡路岐.눈이 내리면 대개 사람들은 즐거워한다. 눈을 처음 보는 아이들조차 즐거워한다. 왜 즐거워할까? 거의 육십 평생을 살아왔지만 잘 모르겠다. 빙하시대의 ..
눈이 내리니 술 생각 간절하고 한시, 계절의 노래(221)유십구에게 묻다(問劉十九) [唐] 백거이 / 김영문 選譯評 새로 빚은 술거품은초록빛 개미조그만 화로는붉은빛 진흙저녁 되어 흰 눈이내리려는데더불어 술 한 잔마실 수 있소綠蟻新醅酒, 紅泥小火爐. 晚來天欲雪, 能飮一杯無. 나는 술을 귀로 가장 먼저 느꼈다. 어릴 때 시골집에선 농주(農酒)나 제주(祭酒)로 쓰기 위해 흔히 술을 담갔다. 안방 아랫목 따뜻한 곳에 술 단지를 묻어두면 며칠 후 뽀글뽀글 술 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