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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훈의 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

새롭게 읽는 수책거적도守柵拒敵圖

by 초야잠필 2023. 1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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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의 녹둔도 싸움을 그린 수책거적도. 

미술사적으로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필자가 볼 때 이 그림은 걸작이라고 생각한다. 


북방 녹둔도를 털러 온 여진족에 활시위를 당기는 조선병사들의 모습은 정말 다이나믹하다. 

16세기 긴박한 북방 개척촌 모습을 생생히 보여주는 듯 싶다. 

수책거적도의 주인공은 녹둔도 개척촌을 지킨 이순신 등 병사인 듯 하지만, 

물론 이 군인들의 공을 결코 폄하할수 없겠지만, 

사실 이 그림의 진짜 주인공은 그림 한편에서 오돌오돌 떨고 있는 농민들이다. 

들에는 아마 가을 걷이 철인듯 한데, 

쌓아 놓은 모양으로 볼 때 벼 아닐까? 

그렇다면 목책 바깥 너무 황급해서 지게를 버리고 들어온 바깥 농지는 밭이 아니라 논이 아닌가 싶다. 

16세기 두만강 유역 녹둔도까지 올라가 여기서 논농사를 짓고 있던 농민들. 

여진족이 쳐들어오자 힘없이 한편에서 떨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 이 시기 조선의 북방개척을 성공시킨 가장 중요한 주인공들은 바로 이들 농민이었다. 

두만강 하구의 녹둔도
녹둔도의 위도. 일본 북해도 하코다테보다 더 북쪽이다. 이 고위도에서 16세기에는 이미 완성된 형태의 논농사를 지었다. 이 지역의 농민은 세종대에 사민되었으니 15세기 부터 이미 몇대를 내려와 있었을 것이다. 이 지역에서 논농사로 한숨 돌린 이들 농민은 19세기 후반, 결국 두만강을 넘어 남만주의 봉금지대로 논농사를 들고 들어간다.



*** Editor's Note ***


수책거적도守柵拒敵圖란 방책을 지키며 적을 물리치는 그림이란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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