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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훈의 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

스탈린그라드 전투: 러시아의 기억

by 초야잠필 2023. 6.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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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여기 여러 차례 썼지만, 러시아의 연구자들과 공동연구를 진행한 바 있어, 

현지에 몇 차례 오간 적이 있다. 

이때 북극권에 위치한 현지 박물관에서 샘플 조사를 했었는데, 

당시 작업을 하다가 잠깐 쉬는 시간이 있어 커피와 과자를 같이 먹으며 담소하게 되었다. 

이때 당시 어찌 어찌 이야기를 하다가 화제가 할아버지 할머니 이야기로 비약하게 되었는데, 

같이 담소하던 러시아 학자가 넷이었는데, 이들의 조부, 조모의 다수가 레닌그라드, 스탈린그라드 공방전에서 전사한 것을 듣고 충격받은 적이 있다. 

당시 네 명의 러시아 친구 조부, 조모, 외조부, 외조모 합쳐 각각 4분 중 평균적으로 절반 이상이 두 도시 공방전에서 전사한 것으로 기억한다. 

이 두 도시 공방전에서 다수 러시아인이 사망한 것을 들어 알고는 있었지만 막상 이렇게 당사자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으니 그 사망자 규모가 더 크게 다가왔는데, 

레닌그라드에서만 소련인 160만 명이 사망했고 

스탈린그라드에서도 50만 명이 넘게 사망했다는 것이다. 

독소전쟁 전체가 아니라 이 두 도시 공방전에서 사망한 사람 수만 냉정하게 계산해도 이 정도가 나오는데, 

태평양전쟁 중 미군 사망자만 20만명이 넘는다. 

조선이 해방되기까지 미국과 소련은 가히 피로 땅을 적시며 추축국을 몰아냈다고 해도 좋은 상황이었는데, 

우리 해방전후사는 이 사실을 알고도 무시하는 것인지, 아니면 깜빡한 것인지, 

해방과 함께 모든 것을 리셋하고 어제까지 일본제국의 통치에 거의 저항못하고 노예상태로 있던 사람들이, 

어느날 갑자기 미국을 점령군이라고 매도하며 건준과 인공이 정통세력이란 주장을 한단 말이다. 

자 그러면, 

미군이 태평양에서 일본과 목숨을 건 혈전을 벌일 때, 그 건준과 인공의 주인공들은 어디서 뭘 했길래 해방후 진주한 미군에 대해 그렇게 당당할 수 있나? 

이 평범한 팩트를 아예 무시하고 해방전후사를 쓰려고 하니 어거지 논리가 나오는 것이다. 

카미카제 공격을 받은 미군. 미국은 유황도 전투에 이어 오키나와 전투에서는 5만명 가까운 사상자를 내서 본토 공격 때는 엄청난 사상자를 낼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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