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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문화 이모저모

이집트의 최신 발굴 성과 by 유성환

by taeshik.kim 2023. 3.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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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빠서 요며칠 업데이트를 못한 사이에 이집트에서는 여러 건의 발굴 소식이 있었습니다. 모처럼 시간이 나서 이들 발굴 소식을 페친 여러분들과 공유하고자 합니다. 

첫 번째로, 양머리 미라 2,000개가 무더기로 발굴되었다는 소식입니다. 아비도스(Abydos)에 위치한 람세스 2세(Ramesses II: 기원전 1279-1213년)의 장제전(葬祭殿, mortuary temple)에서 뉴욕대학교(New York University) 고대문명연구소(Institute for the Study of the Ancient World.) 탐사팀에 의해 미라 처리된 양머리 미라 2,000여 개가 발굴되었습니다. 

아비도스는 명계의 왕인 오시리스(Osiris)의 성지였기 때문에 이곳에는 고대 이집트인들이 조성한 장례 기념물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람세스 2세의 부왕이었던 세티 1세(Sety I: 1294-1279년)도 이곳에 멋진 장제전을 건립했는데 이 장제전은 가장 보존 상태가 좋은 고대 이집트 신전 중 하나입니다.

람세스 2세 역시 여기에 자신의 장제전을 지었는데 이 신전 부근에서 많은 수의 양머리 미라가 발견된 것입니다.

그런데 이들 양머리 미라는 그리스 지배기(기원전 332-30년)에 매장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러므로 이것은 람세스 2세의 장제전이 건립된 이후 그리스 지배기에 이르기까지 약 1,000여 년 동안 신전의례 – 동물숭배 의례로 추정됩니다 – 가 지속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관련 기사: https://k-odyssey.com/news/newsview.php?ncode=179549598849162

관련 기사: https://www.reuters.com/lifestyle/ancient-egypt-excavation-uncovers-2000-mummified-ram-heads-abydos-2023-03-25/?fbclid=IwAR0fItHVTV-Rd1q0ZPB8G2arJbgT0B5NK7tW7wcgSZLN3tyF2zHkeiZIEb8
 

헬리오폴리스의 태양신전에서 발굴된 스핑크스 파편

 
두 번째로, 카이로 인근에 위치한 태양신의 도시 헬리오폴리스(Heliopolis) 신전 터에서 파라오 인물상과 스핑크스 조각상 파편이 독일 고고학 연구소(German Archaeological Institute)의 발굴팀에 의해 다수 발견되었습니다.

이번에 발굴된 석상 파편에는 신왕국시대 제18 왕조 호렘헵(Horemheb: 기원전 1323-1295년)·제19 왕조 람세스 2세·제20 왕조 람세스 9세(Ramesses IX: 기원전 1126-1108년)·후기왕조시대 제26 왕조 프삼테크 2세(Psamtek II: 기원전 595-589년) 등의 왕명이 새겨져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것은 파라오시대 왕들이 자신들의 왕권을 강화하기 위해 국가신 아문(Amun)의 종교 중심지인 테베(Thebes)뿐만 아니라 태양신의 성도(聖都)인 헬리오폴리스에도 상당한 수의 인물상과 오벨리스크 등과 같은 기념물을 제작 건립 봉헌했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관련 기사: https://www.livescience.com/ancient-egyptian-pharaoh-sphinx-statues-unearthed-at-sun-temple?fbclid=IwAR26RJOpCE-Gz5LTUJWQJuQpAq_tHkw9rp9DjdRRJY47kjbpD_7YLVX1kqQ
 

세 번째로, 3월 초 카이로에서 남쪽으로 약 500킬로미터 떨어진 하토르(Hathor) 여신의 종교 중심지 덴데라(Dendera)의 신전에서 이른바 “미소 짓는 스핑크스”(Smiling Sphinx)가 이집트 고고학자들에 의해 출토되었습니다. 

석회암으로 제작된 이 스핑크스는 로마 제정기 황제 클라우디우스(Claudius: 41-54년)의 것으로 추정됩니다. 스핑크스와 함께 당시 이집트인들이 사용한 언어/문자였던 데모틱(Demotic)/민용문자(民用文字)와 성각문자가 함께 새겨진 석비가 발견됐습니다. 고고학자들은 이 석비의 내용을 통해 스핑크스의 신원을 곧 확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인물이 웃는 모습을 거의 남기기 않았습니다. 따라서 이 스핑크스의 “미소 짓는” 모습은 의도된 것이 아닐 수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이 석상이 “2개의 보조개가 패인 미소 짓는”(smiley face and two dimples) 모습을 한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고왕국시대 제4 왕조 멘카우레(Menkaure: 기원전 2532-2503년)의 피라미드 신전(pyramid temple)과 계곡/하안 신전(valley temple)에서 발견된 인물상의 경우와 같이,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게 한 후 입술 끝을 마치 괄호처럼 움푹 들어가게 마무리한 기법과 유사한 방법을 활용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관련 기사: https://www.euronews.com/culture/2023/03/07/egyptian-archaeologists-unearth-incredible-smiling-sphinx-of-roman-emperor?fbclid=IwAR3B9gvSKH5p6SEdLZCOYreB4iNAYe5JH_CM0JtEUQAkPcbrHyeUpilwRQg
 

2023년 3월은 유난히 발굴 소식이 많은 즐거운 한 달이었습니다. 앞으로도 흥미진진한 발굴 소식이 많이 전해지기를 기대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페친 여러분 모두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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