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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훈의 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

일본 육국사六國史는 당대唐代 실록의 오마주

by 초야잠필 2023. 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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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일본에는 육국사라는 것이 있으니, 아래와 같다 하였다 (일본 위키)



편찬 시기는 대략 우리 통일신라 시대에 해당한다.

이에 대해서도 일전에 쓴 바 있지만 이 시대에 한국에서는 제대로 된 국가 편찬의 사서가 거의 나오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데 일본은 부지런히 사서를 편찬했다. 이 시기에 문헌사료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한국사의 삼국사기가 결정적으로 부실해진 이유가 되었다고 본다.

위 육국사는 어떻게 편찬된 것일까? 필자 소견으로는 위 육국사는 그 모델이 당대唐代 실록이다.

육국사라고 해서 왕조의 역사가 아니라 개별 천황 몇 대를 모아놓은 편년체 사서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사실 말이 육국사이지 실록의 체제라고 봐도 된다.

동아시아에서 실록은 중국 남조의 《양황제실록梁皇帝实录》이 최초다.

그리고 당대에는 실록 편찬 체제가 완비되어 태종 이후 기거랑起居郎을 두고 기거주起居注를 계속 써 내려가 전 시기의 실록이 존재했다고 보지만 현존하는 것은 당순종 실록 5권이 전부다.


《唐顺宗实录》5卷,编纂者为韩愈,元和九年(814)完成。因为韩愈本身是著名文学家,所以被收入在其文集中的外集,而被完整的保存下来,但根据司马光在《资治通鉴考异》中的记载,《顺宗实录》本身又有详本和略本之间的差别,所以现存的《顺宗实录》是否完整,仍有疑问。


당 태종 연간이 서기 7세기 중반에 해당하므로 일본의 "육국사"는 바로 당실록의 직계 후손인 셈이다. 아마도 일본이 견당사를 보내 선진문물을 흡수한 결과라고 생각되는데 견당사는 백제가 망한 이후 한반도와 적대관계가 형성되자 서기 710년부터 당나라로 독자적으로 사신을 파견한 데서 시작한다.

당에서 실록을 편찬하는 시스템을 그대로 받아들여 일본판 실록을 남긴 것이 육국사로 생각되는데, 육국사의 마지막인 "일본삼대실록日本三代實錄"이후에는 더 이상 관찬사서는 편찬되지 않는다.

이미 쓴바 있지만, 저 육국사가 편찬되는 당시 통일신라에서도 실록을 쓰고 있었는지 아니었는지 알 길이 없다. 실록을 쓰고 있었다면 아마도 일본의 육국사에 병행하는 기록이 한국에서도 만들어 지고 있었다고 봐도 되겠지만 현재 확인 불가능이다.

한국사에서 기록상 최초의 실록이 만들어지는 시기는 고려전기로 칠대실록이 문헌상으로는 남아 있지만, 현존하지 않는다.

삼국사기가 현존하는 최고의 역사기록이 된 전말이다.

흔히 통일신라 시대는 문화적으로 매우 융성한 시기로 보는 것이 통념인데 이렇게 디테일을 파고 들면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는 측면이 있다.

일본 육국사. 이름은 육국사이지만 사실은 실록이다. 당대 실록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필자는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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