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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훈의 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

한국의 사적 기록 말살의 역사

by 초야잠필 2023. 7.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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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유구한 지적 전통이 있는 나라다. 

문자 사용의 흔적만 해도 한반도에서만 2000년이 넘고

과거제를 천년이나 시행할 저력이 있었고 

엄청난 양의 불교 목판 대장경을 여러 차례 조판하고 

또 조선시대에는 실록, 승정원일기등 많은 기록이 남아 있다. 

그런데-. 

한국의 역사는 또한 유구한 사적기록말살의 역사이기도 하다. 

실록작성의 종료와 함께 이루어졌던 세초는 필화를 막고 종이를 절약하기 위함이라 하지만 실은 방대한 사적 기록의 말살이기도 하다. 

당대에 사찬하여 남긴 수많은 개인의 역사 기록들은 자가검열에 의해 불태워졌다. 

이런 전통이 축적되고 축적되어 이루어진 것이 한국과 일본의 역사기록의 차이다. 

일본은 육국사 이후 관찬서가 없다. 모두 사찬서이다. 

그리고 역사기록은 개인기록이 풍부하게 이용된다. 많은 개인기록과 당대의 일차사료가 남아 있다. 

한국이라면 세초나 이전 왕조의 기록이라 하여 고려사 편찬 이후 사라졌을 기록들이다. 

이런 일차사료의 성격의 차이가 오늘날 한국사와 일본사의 디테일의 차이를 불렀다고 필자는 본다. 

사적기록은 중요하다. 앞으로는 이 사적기록을 체계적으로 모아야 할 것이다. 

관찬기록만 주장해서는 곤란한 시대가 왔다 할 것이다. 

관찬기록이 사적기록보다 더 객관적이라는 증거는 아무데도 없다. 

조선왕조실록이 연려실기술보다 더 사실을 반영한다고 어떻게 장담하겠는가? 

그건 알 수 없는 일이다. 


사적기록은 관찬기록 만큼이나 존중받아야 하는 시기가 왔다. (c)신동훈

P.S.) 김단장님 회고록 포스팅에 느낀 바 있어 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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