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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 계절의 노래(97)


회수 가에서 독작하다(淮上獨酌)


   송(宋) 양시(楊時) / 김영문 選譯評 


실낱 같은 저녁 비가

먼지 씻으니


옅은 하늘 뜬 구름에

밤빛 새롭네


맛있는 술 가져와

혼자 즐김에


달 불러 셋이서

마실 필요야


廉纖晚雨洗輕塵, 天淡雲浮夜色新. 賴有麯生風味好, 不須邀月作三人.


바야흐로 일인 가구가 늘어나는 추세다. 혼밥과 혼술이 흔한 세상이 되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간은 어차피 고독한 존재로 태어나 사회적 관계 속에서 살아야하기에 언제나 이 두 범주 사이를 오가기 마련이다. 하긴 한시에서도 독작(獨酌)이나 자작(自酌)을 읊은 작품이 많다. 사회에서 소외된 존재로서 또는 대자연 앞에 선 절대적 고독자로서 인간이 혼자 놀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혼술이다. 이 경지의 지존은 이백이다. 「월하독작(月下獨酌)」에서 이백은 달을 부른 후 자신의 그림자와 함께 셋이서 술을 마신다고 했다. 이보다 운치 있고 풍류 넘치는 술잔치가 있을까? 달을 불렀으니 천지자연, 삼라만상의 모든 사연을 술자리의 화제로 올릴 수 있을 터이다. 하지만 이백보다 한 수 위의 절대지존이 나타났으니 그가 바로 이 시의 작자 양시다. 맛있는 술만 있으면 그걸로 족하지 뭐 하러 번거롭게 달까지 부를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그렇다! 달을 불러 그림자와 함께 술을 마시면 그건 이미 혼술이 아니다. 혼술은 그야말로 혼자 고독을 즐기며 혼자 끝까지 마시는 술이다. 혼술에 관한 한 양시가 이백보다 윗길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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