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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날 진달래(寒食日題杜鵑花) 


  당(唐) 조송(曹松)


한 송이 또 한 송이

한식날 모두 피었네.

누구 집에 불을 금하지 않았나?

이 꽃 가지에서 활활 타오르네.


一朵又一朵 

幷開寒食時 

誰家不禁火 

總在此花枝


중문학도 김영문 선생 페이스북 포스팅이다. 만개한 진달래를 불꽃에 비유한 발상이 기발하다. 




<경주 남산 헌강왕릉> 

시위로 점철한 80년대 대학가에 느닷없이 김소월 열풍이 인 적 있다. '영변의 약산 진달래' 운운하는 그의 시구가 어찌하여 호헌철폐 독재타도를 뒷받침하는 선전구호가 되었는지 나로서는 참말로 기이하기만 하다. 

본명 김정식인 그의 시 자체에는 그 어디에도 이런 저항성이 없다. 하기야 고전은 시대에 따라 끊임없이 재해석된다 하지 않는가? 그런 점에서 고전은 시대를 복무하는 어용이다. 한데 그의 이런 시는 그 전에 이미 국어교과서에 실려 인구에 회자했거니와, 그러는 와중에 진달래의 폭력시대가 도래했다. 

경상도 소백산맥 중턱 산골 출신인 나는 어릴 적에는 진달래가 무엇인줄도 모르고 자랐다. 이 진달래를 우리는 '참꽃' 혹은 그 변질로 봐야 할 '창꽃'이라고 했다. 저 꽃은 이보다 조금 뒤에 피기 시작하는 찐득찐득 계열 철쭉과 비슷해 이로 인한 사고가 적지 않았거니와 철쭉에는 독이 있어 이 꽃을 따먹으면 자칫 죽기도 한다. 실제 내 어린 시절 우리 동네에서 철쭉 따먹고는 죽다 살아난 애가 있다. 

그렇지만 참꽃은 달라 저 꽃은 따먹었다. 그것이 별다른 맛이 있겠는가? 그냥 먹을 것 없으니 따먹었을 뿐이다. 나름 달짝지근한 맛이 조금은 있기는 했다는 기억이 있다. 그런 기억의 와중에서도 웃동네 사하촌엔 양봉을 하는 사람이 있었다. 참꽃이 흐드러지게 핀 어느 봄날, 그 동네로 놀러갔더니, 그 참꽃을 꿀에다가 찍어 먹어보라지 않는가? 그 맛이 지금도 기억이 생생한데, 지금 생각하니, 참꽃 향내라기보단 그냥 꿀 냄새였으니, 반백이 넘은 지금 그 기억을 교정하려 한다.  

이로써 본다면 참꽃은 아마도 철축을 향한 대칭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독성이 있는 철쭉이 가짜 꽃이라면, 참꽃이야말로 글자 그대로 진실로 꽃 중의 꽃이라 해서 저리 부른 것이 아닌가 한다. 

여튼 평안북도 출신 어떤 깡촌 출신 촌놈이 무슨 이유로 써내린 진달래라는 시가 유행하면서 이 진달래가 참꽃을 밀어내고 독패를 구가 중이다. 김정식이 질식시킨 참꽃을 이제 그 3천리 반대편 남쪽 출신 김태식이 제대로 살려보았으면 하는 생각도 해본다. 

김정식 vs 김태식 썰전이라도 한판 벌여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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