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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심3

근심 잊기 - 망우忘憂 1. 용마산 깔딱고개에 올라 용마산 정상과 아차산 방향으로 갈라지는 능선에 들어서면 '망우리(忘憂里)'의 유래를 소개하는 팻말을 만난다. 간단하게 소개한 것을 더 간단히 정리하면, 태조 이성계가 자기 윗대의 능묘를 쓰려고 (현재 구리) 동구릉 일대를 답사했는데, 무학대사는 태조 및 후대 왕의 능묘로 쓰는 것이 더 낫겠다고 권했다. 태조가 궁으로 돌아가면서 "이제서야 내 모든 근심을 잊게 되었다"고 말한 것에서, 이 일대 명칭을 '망우(忘憂: 근심을 잊다)'라고 부르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일반인도 이 일대에 마구 묘를 쓰게 되어, 대규모 (공동)묘지가 조성된 듯하다. 2. 망우역사문화공원 입구에 '근심 먹는 우체통'을 설치하고, 망우본동 주민자치회에서 제작 배부하는 엽서에 근심 내용을 써서 부치면 근.. 2024. 2. 19.
가뜩이나 긴 밤, 근심 또한 많아 한겨울 매서운 기운 이르니 북풍 얼마나 차가운지 근심 많아 밤 깊어진 줄 알고는 우러러 늘어선 뭇별 보네 삼오 십오일 달은 찼다가 사오 이십일이면 어그러지네 손님이 먼 곳에서 와서는 편지 한 통 나한테 주는데 앞에선 긴 그리움 말하다가 뒤에선 오랜 이별 말하네 편지 소매에 넣어두고선 세 해 되도록 글자는 그대로 한마음으로 구구히 품고선 내 맘 헤아리지 못할까 두렵네 孟冬寒氣至,北風何慘慄。 愁多知夜長,仰觀衆星列。 三五明月滿,四五蟾兔缺。 客從遠方來,遺我一書札。 上言長相思,下言久離別。 置書懷袖中,三歲字不滅。 一心抱區區,懼君不識察。 주석 : 三五: 十五日. 四五: 二十日. 三歲: 三年. 滅: 消失. 區區: 指相愛之情. 《문선文選》 권29에 수록한 작가 미상 한대漢代 19종 오언시五言詩 '고시십구수古詩十九首' 중.. 2023. 4. 10.
마지막 잎새 가을 탓 많은 거 안다. 그런가 하면 가을이 무슨 죄냐는 반문도 만만치는 않다. 저야 때가 되어 돌아왔을 뿐이요 내년 이맘쯤이면 또 어김없이 올 터인데, 그런 가을이 무슨 잘못이 있기에 애수 상념 고통을 가을 탓으로 돌리느냐 한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가을이면 왠지 센티멘탈해야 하며 죽어가는 것도 이맘쯤이면 그것이 주는 상실의 아픔이 다른 계절보단 배가 삼가 사가해야 한다는 무언, 혹은 묵시의 동의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니 가을이면 더 슬퍼하라. 단풍 만발하는 이맘쯤 저런 애수의 통념에 꼭 산통 깨는 일이 생기더라. 거센 바람 한바탕 휘몰아치거나 가을비 한번쯤 쌔리 부어 그런 폼내기용 무드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 꼭 한번은 생기더라. 아침부터 비가 쌔리 붓더니만 화살나무 밑이, 꽃잎 반열반.. 2018. 10.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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