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야(上邪)..겨울에 우박치고 여름에 눈내리면
‘상야’(上邪)라는 제목을 단 漢代 악부민가樂府民歌가 있다. 話者를 외사랑에 빠진 여자로 설정해 그로 하여금 사랑에 빠진 남성 상대를 향한 애끓는 연모의 정을 토로케 한다. 한데 이 시가 구사하는 수사법이 어딘가 우리한테는 익숙하다. 고려가요의 그것이다. 上邪!① 하늘이시어 我欲與君相知②, 나 그대와 사랑하고 싶습니다 長命③無絕衰. 오래도록 사랑 식지 않겠습니다. 山無陵④, 산이 닳아 없어지면江水爲竭, 강물이 다 마른다면 冬雷震震⑤, 겨울에 우루루쾅쾅 벼락이 친다면夏雨雪⑥ , 여름에 눈이 내린다면 天地合⑦ , 하늘과 땅이 붙어버리면 乃敢⑧與君絕![2] 그제야 그대 단념하지요 ① 上邪(yé)!:天啊!. 上, 指天. 邪, 語氣助詞, 表示感歎. ② 相知:相愛. ③ 命:古與“令”字通, 使. 衰(shuai):衰減..
2018. 2. 23.
주인한테 버림 받은 개, 설도薛濤 견리주犬離主
中唐 여류시인 설도薛濤라는 이에게는 이른바 ‘십리시十離詩’라는 연작시편이 있거니와, 총애를 믿고 분수 모르고 날뛰다가 종국에는 주인한테 버림받은 신세를 한탄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아래는 그 중 첫 번째 ‘견리주犬離主’라는 제목의 시이니, 우선 제목을 그대로 풀면 개가 주인한테 버림받았다는 뜻이다. 그 전문은 아래와 같다. (류창교 역해, 《설도시집》,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2013, 26~27쪽 참조) 떵떵거리는 집에서 길들여진지 4~5년 털은 향기롭고 발은 깨끗해 주인이 아꼈네 까닭없이 주인님 친한 손님 물어버렸다가 붉은 카펫에선 다시는 잘 수 없답니다 馴擾朱門四五年, 毛香足淨主人憐. 無端咬著親情客, 不得紅絲毯上眠. 한데 이 시가 판본에 따라 약간 다르기도 하거니와, 다음과 같이 된 곳도 있다. 떵..
2018. 2.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