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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 계절의 노래(183)


중추절에 달을 못보다(中秋不見月)


 [明] 오련(吳璉) / 김영문 選譯評 


어찌하면 대붕처럼

두 날개 펼쳐


순식간에 광한궁 곁

몸을 날려서


어두운 구름 은근히

밀어낸 뒤에


사방 비추는 온전한 빛

앉아서 볼까


安得如鵬兩翼張, 須臾身到廣寒旁. 殷勤推蕩陰雲去, 坐見全明照四方. 


희미한 구름에 가린 달이 동산에 떠오르더니, 지금은 어두운 구름 속으로 들어가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인간의 힘은 얼마나 보잘 것 없는가, 하늘을 가린 저 덧없는 구름조차 걷어낼 수 없다. 하지만 시인은 달을 볼 수 없는 중추절에 대붕의 꿈을 꾼다. 대붕이 되어 구만 리 장천을 날아 남쪽 바다(南冥)로 가려는 게 아니다. 저 어두운 구름에 덮인 허공을 날아 광한궁(廣寒宮)으로 가려는 것이다. 광한궁에는 달의 여신 항아가 있고, 항아의 또 다른 변신 두꺼비가 있다. 그 곁엔 계수나무, 계수나무 곁엔 옥토끼가 있다. 옥토끼는 뭐할까? 계수나무 아래에 놓인 방아를 찧어 떡가루를 만든다. 보름달의 흰 빛살은 옥토끼가 빻은 떡가루인 셈이다. 곱고 아름답다. 대붕이 되어 광한궁으로 갈만 하지 않은가? 구름처럼 드리운 거대한 날개로 달빛을 가린 검은 구름을 쓸어버릴 만하지 않은가? 저 아름다운 풍경은 지금 평안할까? 저 구름 뒤에 가려진 보름달은 아무 탈이 없는 걸까. 수수만년 인간의 온갖 소원을 받아주던 저 달님을 위해 오늘만이라도 우리 모두 저 달님의 안부를 물어보는 건 어떨까? "달님, 아무 일 없으시죠? 늘 평안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항아님도, 두꺼비님도, 옥토끼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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