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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19

상리常理 <고별리古別離> 이 역시 서성 선생 글이다. 상리(常理)는 천보 연간 이전에 활동한 시인이란 사실 외에 그밖의 사항은 알려지지 않았다. 그의 시 2수가 당대 천보 연간(742-755)에 이강성李康成이 편찬한 『옥대후집』玉臺後集에 실렸다. 古別離 고별리 君御狐白裘, 임자는 호백구(狐白裘)를 입고 妾居緗綺幬. 첩은 담황색 비단 휘장에 살지요 粟鈿金夾膝, 좁쌀 모양이 새겨진 황금 협슬(夾膝) 花錯玉搔頭. 꽃문양이 파여 있는 옥 비녀 離別生庭草, 이별 후에 마당에는 풀이 자라는데 征衣斷戍樓. 출정나간 후엔 수자리 소식 끊어졌어요 蠨蛸網淸曙, 갈거미가 이른 새벽에 거미줄을 치고 菡萏落紅秋. 연꽃이 붉은 가을에 시들어 떨어져요 小膽空房怯, 담이 작아 빈 방에 들어가기 겁이 나고 長眉滿鏡愁. 긴 눈썹이 거울 속 가득 수심이어요 爲傳.. 2018. 9. 22.
남쪽 가는 하지장을 전송하는 이백 한시, 계절의 노래(91) 월 땅으로 돌아가는 하 빈객을 배웅하며(送賀賓客歸越) 당 이백 / 김영문 選譯評 경호 흐르는 물에맑은 물결 출렁이니 사명광객 귀향 배에흥취가 가득하리 산음 땅 도사와만나게 된다면 『황정경』을 써주고흰 거위와 바꾸시리 鏡湖流水漾淸波, 狂客歸舟逸興多. 山陰道士如相見, 應寫黃庭換白鵝. 하(賀) 빈객(賓客)은 하지장(賀知章)이다. 태자빈객(太子賓客)을 지낸 적이 있어서 흔히 하 빈객이라 부른다. 그의 고향은 산음(山陰)으로 지금의 중국 저장성(浙江省) 사오싱(紹興)이다. 경호(鏡湖)는 지금의 사오싱 젠후(鑑湖)다. 젠후는 저수지처럼 막힌 호수가 아니라 물이 자연스럽게 흘러들고 나가는 길다란 호수다. 사오싱은 춘추시대 월(越)나라 도성이었다. 하지장은 시와 서예에 뛰어난 명인이었다. 어.. 2018. 6. 27.
배 타고 떠나는 그대 전송하노니 한시, 계절의 노래(82) 이별 네 수(别人四首) 중 둘째 [唐] 왕발(王勃) / 김영문 選譯評 강 위에 바람과안개 쌓이고 산 계곡 깊은 곳운무 짙어라 남포 밖에서그대 보내니 돌아본들 장차어찌 하리요 江上風煙積, 山幽雲霧多. 送君南浦外, 還望將如何. ‘송군남포(送君南浦)’는 너무나 익숙한 구절이다. 한 때 고등학교 교과서에 고려 정지상(鄭知常)의 「그대를 보내며(送人)」(「대동강(大同江)」)란 시가 실려 있었던 까닭이다. “비 갠 언덕 위 풀빛 푸른데/ 남포로 임 보내는 구슬픈 노래/ 대동강 물이야 언제 마르리/ 해마다 이별의 눈물 보태는 것을(雨歇長堤草色多, 送君南浦動悲歌, 大同江水何時盡, 別淚年年添綠波.)” 정지상의 이 시는 이별을 노래한 절창이고 번역도 훌륭하지만 ‘송군남포(送君南浦)’ 번역을 두고.. 2018. 6. 20.
낭군 싣고 사라지는 저 강물이 싫어 한시, 계절의 노래(69) 나홍곡 여섯 수(囉嗊曲六首) 중 첫째 당(唐) 유채춘(劉采春) / 김영문 選譯評 진회 강물나는 싫어 강물 위배도 미워 내 낭군싣고 가서 해가 가고세월 가네 不喜秦淮水, 生憎江上船. 載兒夫婿去, 經歲又經年. 설도와 같은 중당(中唐) 시대에 스타 가수가 강남 지역에서 명성을 얻었다. 그의 이름은 유채춘. 당나라 오페라단 참군희(參軍戱)의 인기 가수였다. 바이두(Baidu)가 소개하듯이 당나라의 덩리쥔(鄧麗君)이라 할 만했다. 「나홍곡(囉嗊曲)」은 「망부가(望夫歌)」라고도 한다. 「나홍곡」은 당시에 유행한 민요 제목인데 곡조는 그대로 두고 가사만 바꿨다. 상인의 아내가 남편을 기다리는 심정을 묘사했다. 소박하고 솔직하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이 작품이 『시경』의 시들처럼 멜로디는 사.. 2018. 6. 10.
내가 없어도 꽃은 피겠지 한시, 계절의 노래(18) 익주로 가며 작은 뜰 벽에 쓰다[將赴益州題小園壁] [唐] 소정(蘇頲) 또는 장열(張說, 667~730) / 김영문 選譯評 해 저물어 몸 더욱늙어가는데 봄이 오면 정든 집떠나야한다 아까워라 동쪽 뜨락저 나무들 사람이 없어도꽃 피우겠지. 歲窮惟益老, 春至却辭家. 可惜東園樹, 無人也作花. (2018.05.01.) 늙어가는 몸으로 익주(益州)로 떠나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당 현종(玄宗) 개원(開元) 8년(720년) 소정(蘇頲)이 쉰을 넘어 익주장사(益州長史)로 부임한 일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먼 타향으로 관직 생활하러 떠나야 하는 시인이 집안 뜨락을 거닐며 매화나무, 살구나무, 복숭아나무 등 봄꽃 나무들에게 작별을 고하는 광경임에 틀림없다. 아쉬워하는 마음이 행간에 짙게 배어.. 2018. 5. 2.
내년 봄 돌아오는 사람이 되시게 한시, 계절의 노래(15) 삼월 그믐날 그대를 보내며(春晦送客) [당(唐)] 최로(崔櫓) / 김영문 選譯評 들판에서 어지러이 술잔 권하며 그대를 보내며 봄도 보낸다 내년에 봄빛이 되돌아올 때 돌아오지 않는 사람 되지 말기를 野酌亂無巡, 送君兼送春. 明年春色至, 莫作未歸人. (2018.04.28) 음력으로는 정월이 맹춘(孟春), 2월이 중춘(仲春), 3월이 만춘(晩春)이다. 양력은 대체로 음력보다 한 달 정도 앞서므로 양력 4월 말인 지금 즈음이 늦은 봄을 배웅하는 시기다. 가만히 있어도 저절로 사라지는 봄을 왜 굳이 배웅할까? 그동안 봄날과 깊은 정을 나눴기 때문이다. 매화, 영춘화, 개나리, 진달래, 철쭉, 살구꽃, 복사꽃, 벚꽃, 오얏꽃, 앵두꽃, 배꽃, 라일락 등 만발한 백화(百花)의 향기에 취하고.. 2018. 4.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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