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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山雜談27

서울의 봄이 주는 잔상 몇 가지 날이 날이니만큼 대세에 편승해 몇 마디 말을 보태려 한다. 영화를 보고 나서 처음 드는 느낌은 지독한 외로움이었다. 나름 믿고 챙겨주던 동료들이, 부서원들이 어느 순간 본인을 따르지 않고 전혀 다른 조직이나 인물을 따른다면 그 허탈함과 외로움은 어느 정도일까. 대통령이, 참모총장이, 헌병감이, 사령관이 직속 부하에게 정당한 지시를 내렸음에도 그 지시는 허공에 날릴 뿐이다. 일반 조직에서도 있을 수 없는 일인데 상명하복이 원칙인 군에서 일어난 일이라니. 예비역들은 알겠지만 입대 하자마자 외우는 직속 상관 관등성명이라는게 있다. 이를 따라 올라가면 내게 명령을 내리는 계통을 알 수 있기에 직속 상관의 명령은 철칙으로 따라야 한다고 배운다. 명령은 더 위의 직속 상관만이 바꿀 수 있고 그럴 때는 당연히 더 위.. 2023. 12. 13.
새로 발견된 안중근 유묵 안중근 유묵이 경매에 출품되었다는 소식이 들린 까닭에 오늘 하루종일 여기저기서 연락이 왔다. 요는 진위와 가격이 적당한지 묻는 것들이었는데 내게는 그보다 기존에 알려지지 않았던 내용의 작품이 등장했다는 것이 더욱 중요했다. 사실 이 작품이 레이더에 포착된 것은 두달 전. 교토의 고미술상에 새로운 유묵이 등장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출처는 말할 단계는 아니지만 작품이 한 점이 아니라는 것과 새로운 내용을 담은 작품들이라는 것에 놀랐다. 원 소장자가 계속 가지고 있었더라면 당장 날아가 사연을 캐묻고 기증이나 환수 협상을 벌였을 터이지만 이미 그 단계를 지나 고미술상으로 매도된 뒤였다. 당연히 이제는 수익을 바라는 사람과 금전 협상 밖에는 선택지가 남지 않았다. 공공기관 유물구입 예산이야 뻔한 것이고 더구나 .. 2023. 12. 9.
떠난지 3년, 여전한 나의 우상 디에고 마라도나 특정 분야에서 역사상 최고를 뽑는다는 것은 언제나 흥미로운(그러나 부질 없으면서도 결론은 나지 않는) 대화 주제이다. 축구라는 종목에서 역사상 최고의 축구 선수를 뽑으라면 으레 브라질의 펠레가 수위에 꼽히겠으나 그 다음 순위는 역시 사람마다 주관이 다르기에 여러 명이 오르내릴 것이다. 내게는 그 사람이 마라도나였다. 어릴 적에도 펠레는 이미 "축구 황제"라 불렸음에도 나는 펠레가 뛰는 경기는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그리고 어디서 주워들었는지 독일 베켄바워와 포르투갈 "흑표범" 에우제비오, 골키퍼 야신 정도가 훌륭했던 선수라는 정도는 알고 있었다. 요한 크루이프나 바비 찰튼은 알지도 못했다. 하다 못해 야신의 국적이 소련이라는걸 알고 먹은 충격은 대단했다.(최고의 골키퍼가 공산당이라니...ㄷㄷㄷ) .. 2023. 12. 3.
싱가포르와 정대호, 그리고 안중근 싱가포르 정부에서 2023년 독립 60주년(영국으로부터)을 맞아 독립국 싱가포르 역사를 정립하고자 2028년 개관을 목표로 "Singapore Founders' Memorial"을 세운다고 한다. 그래서 이웃국가 기념관들을 벤치마킹하려고 싱가포르 National Heritage Board(NHB) 임원진이 우리 관에도 방문을 하였는데...한국 근현대사를 다루는 박물관 기념관에는 이번 주에 거의 이분들이 다녀갔을 거다. 사실 'Founders'라고 복수형을 썼지만 그 기념관 주인공은 모두 알다시피. LEE Kuan Yew 李光耀다. 그는 얼핏 이승만-박정희를 섞어놓은 인물처럼 보이는데...정작 NHB멤버들은 우리나라에서 대통령 기념관에는 방문하지 않았단다. 그리고는 웬일인지 안중근기념관 방문을 희망했다. .. 2023. 12. 3.
하얼빈 의거 144주년 단편영화 <안중근> https://youtu.be/EJifvw4wEAg?si=q7uHxt08dxc6PWs0 안중근 의사 하얼빈 의거 144주년을 맞아 제작한 단편영화 을 유튜브에 공개하였습니다. 많은 관람 부탁드립니다.(상영시간 약 20분) #안중근 #단편영화 #국가보훈부 #안중근의사기념관 #파라독스스튜디오 #좋아요부탁 2023. 10. 26.
덴마크 병원선과 안중근의 아들 덴마크는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유엔 회원국 중 가장 먼저 의료지원 의사를 표명한 나라로 같은 해 3월 4개의 수술실과 356개의 병상이 구비된 'MS유틀란디아'호가 한국에 파견돼 1953년 10월 16일 덴마크로 귀항할 때까지 한국에 3회에 거쳐 총 999일간 유엔 군인뿐만 아니라 한국 민간인 수만 명을 치료했다. 이 배는 안중근 가족사와 특별한 인연이 있는데 1939년 '박문사 화해극'에 동원되어 호부견자(虎父犬子) 소리를 들은 안중근의 아들 안준생(1907~1952)이 1950년 귀국 후 부산 피난 시절에 폐결핵에 걸려 치료와 요양을 받았던 배이기 때문이다. 이토 사망 30주기를 맞아 경성에 만든 박문사에서 이토 위패에 절을 하는 사진을 찍은 이후 독립운동을 하던 민족주의자들에게는 멸시를, .. 2023. 10.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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