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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와 함께한 나날들320

문화재청장으로 직행한 중앙일보 기자 정재숙 문재인 대통령은 2018년 8월 30일, 교육장관에 유은혜, 국방장관에 정경두, 여성장관에 진선미를 내정하는 중폭 개각을 단행하면서 차관급 인사도 같은날 아울러 했으니 방사청장에 왕정홍, 공무원인재개발원장에 양향자를 임명하면서 아울러 문화재청장에는 정재숙을 앉혔다. 촛불정국에서 거져먹기로 권력을 가져가면서 개막한 문재인 시대 첫 문화재청장은 문화재관리국 시대 이래 문화재청에서 행정통으로 잔뼈가 굵은 김종진金鍾陳이었으니, 실은 이 초대 문화재청장 인사가 뜻밖이라는 말이 있었다. 저 자리를 두고 친 특정 종교 성향 두 교수가 열심히 경쟁한다는 후문이 있었고, 그에 이럴 때마다 언제나 특정 종단이 개입했으니, 그런 이전투구에 느닷없이 3등으로 추천되었다는 김종진이 청장을 먹어버렸으니 말이다. 그런 김종진 시대.. 2024. 1. 18.
《나만 못본 구라파 유람기》 (번외) 문재인 정부 문화재청장과 국립중앙박물관장 인선 유럽 체류 한달간 나는 고국과는 절연하다시피 했으니 마누라한테도 며칠마다 나 여기 있다고 보내는 카톡 메시지가 전부였다. 그래도 내내 나를 괴롭힌 것이 있다면 단연 저 인사였다. 박근혜 탄핵정국에 느닷없이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역대 어느 정권이 그랬듯이 문화 부분 인사는 제일로 더딘 편이었다. 7월 14일 내가 파리로 떠날 때까지만 해도 문화재 관련 투 톱인 저 두 자리 후임자를 임명하지 못했다. 이렇게 되자, 박근혜 정부가 임명한 문화재청장 나선화는 역대 최장수 문화재청장이라는 기록을 엿가락 늘이듯 나날이 쌓아갔다. 이제나저제나 했지만, 오늘내일이라 했지만, 공식 발표가 나지 않은 상태에서 떠났다. 그러다가 마침내 파리 체류 사흘만인 17일, 국립중앙박물관장에 배기동 한양대 교수가 임명되었다는 소식을 .. 2024. 1. 18.
1915년 능산리 조사의 의문점 이해 한여름 7월에 도쿄제국대학 출장 명령을 받고 조선고적을 답사 중이던 흑판승미黑板承美 칠판씨는 부여 능산리에서 중하총과 서하총 두 고분을 발굴했다. 서하총 발굴이 진행될 무렵, 세키노는 조선총독부 명령으로 부여 고적조사를 벌이던 중 현장에 도착한다. 세키노는 현장에서 서하총 발굴 현장을 봤다. 그러고는 그 자신도 같은 능산리 고분군 6기 중 하나를 골라서 팠다. 이런 사실은 두 사람이 남긴 글에서 각각 확인된다. 문제는 이들이 이때 발굴한 능산리 일대 백제 고분이 이것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흑판씨 복명서를 보면, 중하총과 서하총 발굴을 끝내고는 세키노 일행과 함께 같은 능산리에서 무덤 하나를 더 팠다고 했다. 흑판씨는 이 무덤이 깬돌로 벽을 쌓은 구조라는 점에 착목해 이를 할석총割石塚이라 명명하고는 .. 2024. 1. 16.
점패방지진鮎貝房之進 요미가타를 찾아 헤맨 시절 논문이 논문을 낳고, 책이 책을 낳는다. 학문을 직업으로 하는 자들이 논문과 책을 싸질러야 하는 이유다. 한 논문, 한 책 쓴다고 몇 년을 묵히는 놈들, 나는 믿지 않는다. 식민지시대 한국 고고학사 정리는 나로선 2000년 풍납토성을 준비할 때 욕심을 냈다. 그땐 점패방지진 요미가타도 모를 때라, 그거 찾는다며 온사방을 뒤졌다. 연구소 박물관 자료실을 가고 중앙도서관 귀중본 서고를 들락거렸다. 그래도 안 보이더라. 어느날 손보기 선생을 만났더니, 아유가이 운운하시길래 그때서야 아유가이 후사노신이란 사실을 알았다. 그땐 그랬다. 도쿄대학에서 관야정 자료가 정리되기도 전이었고 을축년 대홍수 직후 현장을 둘러본 일본 인류학도 겸차 뭐시기 하는 인간도 약력조차 구하기 힘들었고 곡정제일이며 야수건이며 하는 놈들은.. 2024. 1. 16.
조선총독부 국박 고문서의 추억 2000년 혹은 그 이듬해 무렵이 아니었나 한다. 교토대학 인문학연구소 어떤 교수가 날 찾아왔다. 나를 직접 찾은 것은 아니로대, 잘 아는 국내 어느 지인을 통해 무슨 자료를 보려 했다가 내가 걸린 모양이었다. 다카기 쇼지. (다카기 히로시인데 나는 맨날 쇼지 라 불렀다.) 만나 얘기를 들어보니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총독부 시대 고문서를 보고 싶다고 했다. 지금은 그 고문서 상당수가 공개되었지만, 당시까지만 해도 아무도 쳐다보지 않을 때라, 박물관에서도 노란봉투에 담가서 보관만 하던 시절이다. 만나 얘기를 나눠보니 다카기 교수는 교토대 전근 이전 삿포로대학에 재직하면서 도쿄박물관 고문서를 정리했다. 그 조사성과는 공개되었다. 그러면서 다카기가 말하기를 "이빨이 빠졌다. 총독부 문건을 같이 봐야 한다"고 하.. 2024. 1. 16.
이명박 시절 긴박했던 발굴업계 컴퓨터 파일 정리에 나섰다가 어느 디렉토리에서 튀어나온 것이다. 글 모양을 보면 어딘가에 발표한 것인 듯한데 기억에 통 없다. 맥락을 보면 이명박 정부 출범 어느 시점에 쓴 것인가 보다. 대략 10년 전 쓴 글인데 지금 읽어보니 얼굴 화끈 거리는 대목은 없으니 그런대로 쓴 글인 듯하다. *** ‘규제’가 된 ‘실용정부’의 문화유산 김태식 연합뉴스 문화재 전문기자 새정부 출범 두어 달 뒤인 올해 4월 말 충남 당진에서 있었던 일이다. 문화재 발굴조사 때문에 공장설립이 늦어진다며 시행업체측이 포크레인을 동원해 발굴조사 현장을 무단으로 파괴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발굴조사원들이 현장에서 쫓아내고 카메라를 비롯한 조사장비를 빼앗겼으며, 현장조사를 나온 공무원 또한 위협을 받았다. 으레 그렇지만 이런 일이 터졌다.. 2024. 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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