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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 THESIS

제우스 강간에서 시작하는 트로이 비극을 웹툰으로 엮은 폼페이 벽화

by taeshik.kim 2024. 4.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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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날아든 폼페이 유적 벽화 출현 소식
 

여자 꼬셔 도망친 파리스. 저 커플이 파리스랑 헬레나다.



근자 폼페이 유적 발굴에서 공개된 내용을 보면 내부를 온통 검게 색칠한 비름빡에다가 흰색 물감으로 아주 작은 벽화들을 그려놓은 것으로 드러났다는 내용이 주류거니와 

작년 연말, 퇴직에 즈음해 로마 한달살이를 하는 김에 그렇게 벼르고서도 가지 못한 폼페이랑 인근 에르콜라노라는 서기 79년 베스비오 화산 폭발로 묻힌 두 도시를 돌아봤거니와 

아닌게 아니라 나로선 조금 이상했던 점이 건물 내부를 왜 다들 지나치게 어두운 뼁끼칠을 해 놓았을까 하는 대목이었으니,

그렇다고 내가 그에 대한 궁금을 짙게 품지는 않았기에 그런갑다 하고 말았더랬다. 

나는 그게 혹 2천년간 화산재에 묻힌 데서 비롯하는 게 아닌가 하고 막연하게 의심하기도 했더랬다고 말해둔다. 


내 말 안 듣네..트로이 멸망을 예견하고서 피하는 방법을 알려줬지만 쌩까인 카산드라



한데 이번 폼페이 유적 IX 지구에서 드러났다는 방을 보면 15m x 6m 크기라, 이 정도면 공공건물 아닌가 싶은데,

또 이곳도 그렇고 이태리 반도 대부분의 로마시대 건물들이 보면 하나 같이 열라 천장이 높은 점이 특징이었으니

이건 아무래도 이 지역 기후 풍토에서 비롯하는 구조 아닌가 싶었다. 

천장이 높으니 광활함을 주기도 하지만 하나같이 지나치게 폐쇄적이었다.

거기다 비름빡까지 검은색이며 뭐랄까? 핏빛 같은 검은 빛이 나는 붉은 물감들을 쳐발랐으니, 이런 구조로 도대체 빛은 어디에서 끌어다 들였는지 궁금하기도 했다. 

저들도 그런 답답함을 알아서 더 그랬겠지만 그래서 비름빡에는 이런저런 도안이나 신화를 주제로 하는 그림들을 그려놓았으니, 이번에 발굴한 방에서는 그림 규모가 아주 작다. 


검은 방



비름빡이 검은색이니, 아주 작은 그림으로도 그것과 뚜렷이 대비하는 흰색 물감을 써서 그렸으니, 그런대로 폼은 내지 않았을까 싶다. 

그 그림 소재를 보면 거의가 그리스 신화인데, 이 친구들 암튼 그리스에 미치기는 했다. 하긴 콘텐츠라는 측면에서 그리스신화만큼 다양함을 주는 재료를 찾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이는 그만큼 그 남상격인 호메로스 서사시를 비롯한 그리스 신화 텍스트가 그만큼 널리 소비됐다는 증거 아니겠는가 싶다. 

그 비름빡 색깔을 외신 보도를 보면 jet black 이라 하는데, 구글로 저 키워드로 두들기니 아래와 같은 이미지 자료가 죽 뜬다. 
 

 
뭐 이 정도면 그냥 검은색이지 않나? 아무튼 검은색에다가 제트 엔진을 장착하니 더 있어 보이기는 한다.

이번에 드러난 벽화 소재들은 모두 트로이 전쟁에서 따 왔다. 다시 말해 호메로스 일리아드에서 따온 소재들인 것이다.

저에서 정리한 그 전쟁이 헬레나라는 그리스 유부녀, 것도 유력 도시국가 왕비를 트로이 망나니 왕자 파리스가 꼬드겨 데불꼬 오는 바람에 일어난 일이라 하거니와, 그렇다면 이 전쟁은 치정에 얽힌 복수극이라 하겠다.

이름이 좋아야 한다. 헬레나는 젊은 남자가 수작하니 헬렐레 넘어가고 말았다.

트로이 멸망과 그에 따른 무수한 희생으로 끝난 이런 비극에는 저짝에서는 항상 예언이 따르기 마련이라, 그런 예언자로 카산드라라는 여인이 등장하거니와,

문제는 이 카산드라 또한 이 전쟁에서 비롯되는 비극적인 결말을 맞는다는 사실이다. 

이 비극에 아폴로라는 또 다른 개망나니가 등장하는데 문제는 그가 무소불위 신이라는 사실.


수청들라 요구하는 아폴로. 명색이 신이라는 놈이 고추 내놓고 저런다.



로마인들이 혹닉한 그리스 신화 소재 중에 강간이 빠지지 않는데, 이 강간범 오야붕은 제우스다.

이 절대의 오야붕은 그 신이한 능력을 악인을 처단하는 것보다는 맘에 드는 여자들을 강제로 능욕하는데 자주 써먹는 모습을 목격하는데

레다 라는 아주 예쁜 여자는 아예 백조로 변해서 강간하고서 임신케 한다. 


이 백조 강간 소재 그림은 같은 폼페이에서 이전에 드러났으니 그 이야기는 이미 다루었고, 
이를 소재로 삼아 불후한 명작을 쓴 예이츠라는 시인에 얽힌 이야기도 했다. 
 

저 백조 새끼. 레다는 옴짝달짝 못하고선 흐미 하고 당하고 만다.



이가 등장하는 이유는 바로 젊은 총각 왕자한테 홀딱 넘어가 그를 따라 도망쳐 버린 헬레나가 바로 레다의 딸인 까닭이다.

이걸 보면 이번 비름빡 벽화는 이런 일련하는 이야기를 엮은 웹툰이다. 


이건 뭐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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