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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14

서둘러 간 경주의 봄 유별나게 뜨거운 지난 여름 여파인지, 봄 같은 겨울이 계속하더니, 저 남녘에선 때 이른 개화 소식이 심심찮게 전해온다. 통도사 매화가 피었다고도 하고, 장성 땅에서는 납매가 지독스런 향기를 뿜는다 하며, 제주 땅 동백은 땅에다 떨기를 자욱히 떨구었다고도 한다. 나 역시 마음이 급해져 서둘러 봄을 맞으러 마음이 먼저간다. 경주를 먼저 가본다. 사쿠라 만발한 대릉원 앞길을 달려 본다. 올 봄에도 어김없이 짙노랑 잔디 너머로 목련이 필 것이요 그럴 즈음이면 저 황남대총 중앙을 차지한 저 목련은 저 장면 담으려는 고함 소리 떠날 날이 없을 것이며, 첨성대 역시 목련이 덮치지 아니하겠는가? 그때가 되면, 나는 여느 봄에 그랬듯이 불국사를 오를 것이요, 그에서 빼곡한 목련 사이로 삐죽한 석가탑 맞이할 것이로대 갖은.. 2019. 1. 19.
사진보다 사진도덕이 먼저 천마총과 황남대총이 정좌한 경주 대릉원이다. 전면 정중앙 뒤편에 마치 낙타 등 모양을 한 저 무덤이 한반도 무덤 중에서는 규모가 가장 크다는 황남대총이다. 마립간시대 어느 신라왕과 그 왕비를 각기 다른 봉분에다가 매장하되, 그 봉분을 남북쪽에다가 각각 이어붙여 마치 쌍둥이를 방불한다 해서 쌍분(雙墳)으로 분류한다. 고신라시대에는 흔한 봉분 만들기 패턴 중 하나다. 요즘처럼 목련과 사쿠라가 만발하는 이맘쯤이면 이 구역에서 매양 이런 풍광이 빚어진다. 공교하게도 이 방향에서 바라보면 저 쌍분 전면 좌우에 나란한 각기 다른 봉분 사이로 목련 한 그루가 만발한다. 한데 그 모양이 아주 묘하다. 어제 경주에서 내가 포착한 이 장면에서는 무수한 사진기와 무수한 사진작가들이 병풍처럼 늘어친 까닭에 그런 면모가 잘 드.. 2018. 4.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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