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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희와 강감찬, 그 공통분모 강동6주 두 사람은 막연히 한 세대 정도 차이나는 줄 알았지만, 실제 생몰년을 비교하면 서희徐熙가 942~998년이고 강감찬姜邯贊은 948~1031년이라 불과 여섯 살 차이라, 실상 같은 시대를 호흡했다. 두 사람 사이가 뜨게 보이는 까닭은 저들이 역사에 두각을 드러낸 고려와 거란간 전쟁에서 주역이 된 시기가 달랐기 때문이다. 서희가 그의 이름을 영원히 아로새긴 계기는 익히 알려졌듯이 993년, 요 성종聖宗 통화統和 11년, 고려 성종成宗 12년, 요나라가 소손녕을 총대장으로 하는 고려 정벌군 80만 대군을 일으켰을 때라, 이때 서희는 적진으로 혈혈단신 들어가 소손녕과 담판을 벌려 이른바 강동6주(강동육주)를 획득했다. 같은 문신인 까닭에 둘은 비슷한 관로를 거쳤다. 강감찬은 성종 3년, 983년에 과거 급제해 .. 2023. 12. 23.
훈민정음 정인지 서문을 다시 본다 세종실록에 나오는 훈민정음 정인지 서문에, /象形而字倣古篆, 因聲而音叶七調.(상형이자방고전, 인성이음협칠조)/ 가 나오는데, 국어학 논문들을 보면, 아직 이 구절에 대해 정확한 이해가 부족해 보인다. 물론 기존의 세종실록 번역문은 부정확한 번역이다. 훈민정음 관련 논문을 쓰려면 이 구절 해석이 가장 중요하다. 해석하기 위해서는 우선 각각 어휘의 뜻을 알아야 하고, 이 구절이 어떤 구조로 연결되어 있는지 그 문장의 구조를 알아야 한다. ‘象形’, ‘古篆’, ‘因聲’, ‘七調’ 등과 ‘倣’, ‘叶’의 뜻을 알아야 하고, ‘而’의 뜻을 알아야 한다. ‘상형象形’은 ‘형상을 기호화했다’는 뜻이다. 이를테면, 이응(o)은 목구멍 모양을 기호화했고 미음(ㅁ)은 입 모양을 기호화한 것이다. ‘고전古篆’은 ‘옛 전서체.. 2023. 12. 23.
우리의 브랜딩: 서울을 보여드립니다 브랜딩이라는 말이 넘쳐난다. 마케팅에서만 쓰는 말인 줄 알았는데, 이제는 퍼스널 브랜딩이라는 말까지 나오니 말이다. 그래도 그 용어에서 느껴지는 뉘앙스 때문인지, 왠지 브랜딩이라는 단어는 상업적인 무언가에 어울릴 것 같은 느낌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박물관과 브랜딩이라는 두 단어는 이질적인 것 같았다. 처음 국립박물관과 그 산하 기관들에서 박물관 브랜딩화를 한다했을 때, 느낀 내 감정이다. 무엇을 브랜딩해야할까 박물관과 브랜딩이 어울리는 것일까. 대체 무엇을 브랜딩한다는 것일까 궁금했다. 국립박물관 중 내가 가장 마음에 드는 곳은 국립진주박물관이다. 진주박물관은 임진왜란 특화 박물관으로 탈바꿈했다. 진주성에 있는 지리적 위치까지 안성맞춤이다. 브랜딩이란 사람들이 특정 브랜드에 갖는 이미지를 만들어가는 것.. 2023. 12. 23.
[2023 문화재결산] (1) 전시, 조명치로 시작해 조명치로 끝났다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그래 솔까 다른 박물관에서 전시 열심히 준비한 사람들은 김 빠지겠지만, 2023년 문화재계 전시는 오직 이 하나로 수렴해 이 하나로 끝난다. 조기 명태 멸치에 나머지는 전멸했다. 김창일 쇼 한 방에 나머지가 무용지물이 되고 말았다. 어떤 점에서 혁명인가? 근엄해야 한다는 전시장에 비린내를 도입한 파격 때문이다. 딴 거 없다. 내가 보는 혁명은 딱 이것 하나다. 전시장에도 비린내를 풍겨도 된다는 것, 썩은 냄새 도는 생선을 내놔도 문제가 없다는 사실 이것 하나 확인한 데 있다. 그에 하나를 더한다면 전시가 이제는 공연으로 갔다는 징후다. 연출이며 쇼다. 김창일은 원맨쇼를 해댔다. 어디서 구해왔는지 장기적출단이 입었을 만한 그 비닐 옷 걸치고 갖은 쇼를 다 해댔다. 이제 박물관도 연.. 2023. 12. 23.
광부림廣富林, 상해의 수중박물관 몇 번 발품을 팔아 1년 멀티 중국비자도 받았겠다 ~ 지난 1년간 열공한 중국어도 테스트 할 겸 잠시 샹하이를 다녀왔다. 코로나19 이후 첫 중국여행 ~^^ 샹하이를 뒤짚고 쑤저우로 통시양으로 ~~ 발바닥 땀나게 쓩쓩. 몇 마디 알아듣고 몇 마디 할 줄 아니 중국은 혼자 여행하기 제법 좋은 곳이었다. 아이들은 예뻤고 청년들은 밝았다. 거리는 깨끗했고 기차는 정확했으며 지하철은 쾌적했다. 모든 게 디지털. 서점과 도서관은 우아했으며 유적과 박물관은 말해 무엇. 우리나라에는 아직도 수 십년 전 문짝없는 중국 화장실 이미지에 갇혀 있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이번 초단기 중국여행의 하일라이트. 사진으로 보고 꼭 한번 가보고 싶었던 '물속의 박물관'이 있는 "광푸린" 상해 중심부에서 전철로 1시간 넘게 가는 .. 2023. 12. 23.
성삼문 박팽년과 입제 동기 정종소 과거시험 답안지 원본 공개 근자 경북 안동에 근거지를 둔 한국국학진흥원이라는 데서 흥미로운 발표 하나를 했으니, 이르건대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과거시험 답안지를 발견했다 하거니와, 그네들에 의하면 세종 29년, 1447년 실시된 문과 중시 시험에 정종소가 제출한 답안지 시권試卷이 존재함을 확인하고, 나아가 이것이 현재까지 알려진 국내 과거시험 답안지 중에서는 가장 오래된 것임을 확인했다는 것이었다. 그네에 의하면 이번에 드러난 시권 원본 2건은 온전한 형태이며, 당시 정종소는 을과 삼등 제1인으로 급제했다. 그의 동기생들이 기라성을 방불하는데 성삼문, 신숙주, 박팽년, 정창손이 그들이다. 물론 과거시험 답안지는 거개 해당 인물 문집이 남았으면 그에 수록되기는 한다. 왜? 자랑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에 발견한 것은 시험지 원본이.. 2023. 1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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