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探古의 일필휘지442

전주 부잣집 아들 유당 김희순의 취미 그 이상, 서화 자고로 곳간에서 인심 난다고 했다. 예술의 세계에도 이 속담은 한치 어긋남 없이 들어맞는다. 부유한 이들은 예술가를 후원하며 그들의 작품을 즐겼다. 그리고 더 나아가 자기 스스로 예술의 길에 들어서기도 한다. 아래 난초 그림을 그린 유당酉堂 김희순金熙舜(1886-1968)도 그런 경우이다. 그는 전주 부잣집 아들이었다. 가학으로 한학을 익혔고 벽하碧下 조주승趙周昇(1854-1903)에게 서화를 배운 그는 시서화삼절이라고까지 할 만큼 그림 솜씨가 좋았다. 조선미술전람회에 여러 차례 사군자를 출품해 한 번은 4등을 하고 7차례나 입선하는 기록을 세운다. 해방 후에도 김희순은 서화 연찬을 게을리하지 않아, 국전 입선, 추천작가로 활동했다. 또 김희순은 지역 예술 발전에도 공이 컸다. 1935년 효산曉山 이광렬.. 2024. 3. 11.
술 취한 놈 깨우는 법 취해 드러누운 사람에게는 찬물을 들이부으면 깨어난다고 한다. 2024. 3. 6.
당최 안 보이는 소주의 흔적 향약구급방鄕藥救急方을 구해 읽을 수 있었다. 왜 이를 찾았느냐 하면, 이 의서에 '소주'가 등장한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향약구급방은 발간 상한선이 고려 고종 연간이라 하니 어쩌면 우리나라 '소주'가 몽골의 영향 이전에 있었다는 증거가 될 수도 있다. 그런데 도통 '燒酒'란 말이 보이지 않는다. 물론 성과가 없는 건 아니어서, 당시에 '酒'와 '淸酒'가 구분되었다든지, '溫酒'에 약을 타서 마시는 경우가 많았다든지 하는 사실은 알 수 있었다. 근데 '소주'나 소주를 의미하는 듯한 문구는 당최 안보이는데....그 이야기의 근거를 알 수가 없다(아는 분은 어느 대목에 소주가 등장하는지 알려주셨으면 합니다). 일단 에는 '소주'가 안보인다. 막걸리는 '백주白酒'라고 해서 나오지만서도. 아마도 '백주'는.. 2024. 3. 6.
백년전 박영철이 한시로 읊은 소사운하蘇士運河 수에즈운하 '전천후 친일파' 다산多山 박영철朴榮喆(1879-1939)은 그 화려한(?) 이력만큼이나 한학 지식인으로서의 자기 정체성도 제법 강했다. 그래서인지 그가 겪은 일을 즐겨 한시로 읊었다. 그는 생전에 제법 규모있는 시집을 엮기도 하였다. 라 이름붙인 그 시집을 뒤적이다가 재밌는 부분을 찾았다. 아마 유럽 여행을 갔던 모양인데, 러시아를 거쳐 독일, 영국, 프랑스, 스위스, 이태리, 거기에 이집트 지나 인도와 홍콩으로 이어지는 여정이었나 보다. 가는 곳마다 한두 수씩 한시를 지었는데 제목부터 흥미롭다. , , , ...그중 , 곧 수에즈운하라 이름붙인 시를 풀어보니 다음과 같다. 수에즈 운하 뚫지 않았던들 하늘끝 희망봉 돌아야 했으리 지중해 물 홍해로 이어지니 예절부 공은 수 양제와 같네 蘇士運河若不通 迂回.. 2024. 3. 5.
풍곡 성재휴 부채 그림 여러분 마음에 봄 향기를 보내고자, 달빛 아래 매화 부채를 사뿐 부쳐드립니다. 풍곡豊谷 성재휴成在烋(1915-1996) 화백 솜씨인데, 이분이 즐겨 그리는 현대적 산수화나 파격적 쏘가리보담도 격이 한층 높아 보입니다. 1985년 작이니 풍곡이 고희를 살짝 넘긴 시점, 이분으로선 전성기 작품이군요. 2024. 2. 29.
작은 창에 빛이 밝으니 [小窓多明] 작은 창에 빛이 밝으니 小窓多明 나로 하여금 오래 앉게끔 使我久坐 추사가 남긴 그 숱한 필적 중에서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글씨다. 칠십이구초당이라 했으니 북청으로 귀양가기 직전 만년 글씨인데, 그 뜻도 뜻이거니와 글자 구성이 참 아름답지 않은가. 그야말로 현판으로 만들어 창 위에 걸고 싶은 글귀다. *** related article *** 제주추사관-小窓多明 제주추사관-小窓多明2021.06.17.(목) / 제주추사관 소창다명사아구좌 小窓多明使我久坐 작은 창문에 많은 광명의 빛이 나로 하여금 오랫동안 앉아 있게 한다. 제주추사관은 생각을 좀 더 정리한 다음 포스팅하도록 하historylibrary.net 2024. 2. 27.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