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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칩驚蟄 : 2024년 3월 5일 모레가 경칩이다. 驚(경) : 놀라다. 蟄(칩) : 벌레. 한국에서는 흔히 개구리라고 풀지만, 겨울에 땅 속에 웅크리고 있던 모든 벌레를 말한다. 경칩은 원래 '계칩啓蟄'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중국 한나라 때 경제景帝 이름이 계啓여서, 이를 피휘하기 위해 경驚을 쓴 것이 그대로 정착되었다고 한다. 이제와서까지 한나라 황제 이름 피휘를 지킬 필요가 있는가? 이제 다시 원래 명칭 계칩啓蟄으로 썼으면 하는 바람이다. 글씨 새기기도 啓가 驚보다 훨씬 수월하다. 일본에서는 진작부터 계칩이라고 한다고 한다. 민속백과사전에 따르면, 예로부터 계칩에는 고로쇠물을 마시고 개구리알을 먹는 풍습이 있었다고 한다. 위생적으로나 환경적으로나 문제가 많으니, 이제는 아프면 개구리알 먹지 말고 운동하고 병원 가길 권장한다. 이상 .. 2024. 3. 3.
사람 약탈, 정복왕조가 사는 법 거란은 지금의 동아시아, 구체로는 지금의 중국 동북지역을 본거지로 삼는 유목 성향이 매우 강한 민족이다. 오랜기간 할거상태를 면치 못하던 이 諸 부족이 마침내 야율아보기라는 걸출한 지도자를 만나면서 통일왕조를 이룩하니, 통일왕조란 곧 유목생활 청산, 정주문화 돌입이라는 뜻이었다. 거란은 정복왕조 특징을 고스란히 드러내거니와, 왕조 초창기는 땅따먹기에 여념이 없어, 주변을 압도하는 군사력으로 제압하기 시작하면서 힘을 더욱 팽창한다. 문제는 이 정복은 어느 시점에는 중단해야 하며, 이때부터 비로소 내실 다지기에 들어가는데, 이 내실을 어떤 방식으로 다지느냐였다. 유목민족이라 하면 약탈을 생각하기 십상이지만, 그 약탈 대상이 무엇이냐는 그다지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걸 중요하게 고려한다 하지만 내 보기엔.. 2024. 3. 3.
고려한테 발해는 순망치한脣亡齒寒,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야울아보기耶律阿保機에 의한 거란의 공식 건국은 916년이요, 발해는 그로부터 딱 10년 뒤인 926년에 거란에 멸망했다. 거란이 본격 정복국가로 등장하기 이전, 발해 전성시대를 흔히 아래와 같은 지도로 설명하곤 하는데 이 지도는 전반으로 보아 그 중심이야 이론의 여지가 없지마는, 서쪽 변경과 북쪽 변경은 지나치게 비대하게 그렸다. 실상이야 그렇다 치고, 저 신라가 고려로 대체된 다음이 문제인데, 왕건이 쿠데타로 궁예를 타도하고 고려를 건국한 시점은 거란 건국 딱 2년 뒤다. 절도사 시대가 서서히 막을 내려가는 징조임을 이에서도 뚜렷이 볼 수 있거니와, 고려는 거란이 건국하고, 발해가 멸망하는 918년 이래 926년까지 8년간은 거란과 직접 접촉할 일이 거의 없었다. 물론 그 사이에 사신이 오갔다는 흔적은.. 2024. 3. 3.
싸이나를 추억하며 눈이 오면 젤로 괴로운 족속이 조류다. 새들이 먹을 것을 찾기가 곤란해지는데 그래서 이런 날은 보통은 가시덤불로 찾아든다. 눈이 덜 쌓인 데고 벌레 따위 먹이가 될 만 한 데인 까닭이다. 이런 날은 그렇게 꿩을 비롯한 새가 날아들 만 한 저런 데다가 약을 놓아 새들을 유인했으니 콩이나 찔레 열매가 유인용으로 애용됐다. 콩은 송곳 같은 날카로운 도구로 속을 파낸 다음 싸이나를 집어넣는데 찔레열매야 송곳이 필요없어 그 속을 파내고선 같은 방식을 썼다. 싸이나는 독극물이라 그걸 먹은 새는 거개 그 자리서 즉사하게 된다. 내장은 파내서 버렸다. 타작하고 쌓아놓은 짚풀더미서도 대개 그리 했다. 지금은 그게 아니라도 고기가 넘치는 세상이다. 눈이 녹는다. 이틀사흘 괴롭힌 꽃샘 추위도 저리 물러나나 보다. 빛이 든다.. 2024. 3. 3.
막부로 질질 끌다 곧바로 귀주대첩으로 돌진하는 고려거란전쟁 김훈 최질 막부정권이 저 전쟁 여파에 탄생하긴 했지마는 이 드라마가 궁극으로 내세우고자 하는 귀주대첩과는 하등 원인 결과 관계에 있지 않다. 물론 이해는 가지 아니하진 않으니 이 드라마는 원작자가 하는 말도 그렇고 강감찬에 가린 감은 없지 아니하나 시종해서 실상 주인공으로 등판시킨 이는 현종 왕순이다. 고려 중흥의 발판을 마련한 위대한 군주로서의 위상정립이다. 이를 완성하고자 투톱을 내세웠으니 그 한 축이 실은 강감찬이다. 하지만 그 의도가 틀어지고 걍감찬 주축으로 흐른 까닭은 배우 역량에서 비롯한다. 역량에서 현종은 최수종이 덮어쓴 강감찬에 잽이 되지 아니한다. 현종 역을 맡은 친구가 어찌 최수종을 상대하겠는가? 드라마 전개가 막판에 이상하게 느껴지는 까닭은 바로 이 때문이다. 현종 중심으로 보면 막부.. 2024. 3. 3.
[제1차 고려거란전쟁] (9) 죽지 마라 기도하는 성종 성종이 어떤 일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해주海州로 행차한 일이 있다. 이때도 서희가 호종했으니 그에서 성종이 서희가 머무르는 막사로 들어가서 한 잔 빨자 한 일이 있다. 하지만 서희는 한사코 임금을 막아선다. “신하의 막사는 임금이 머무를 곳이 못됩니다”라는 논리였다. 또 임금이 한 잔 따라 주려 하니 이것도 막는다. 법도에 맞지 않다는 뜻에서다. 이에 할 수 없이 성종은 막사 밖에 앉아 어주御酒를 내오게 하여 함께 마시는 일로 타협할 수밖에 없었다. 이로 보아 서희는 확실히 꼰대다. 그냥 넘겨도 될 일도 그리하지 않았으니 말이다. 또 그 무렵에 공빈령供賓令이라는 직책에 있던 정우현鄭又玄이 봉사를 올려 당시 정치에 관한 7가지 일을 논한 일이 있었는데, 임금이 기분 나쁜 내용이 꽤 들어있었던 듯하다... 2024. 3.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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