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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조선의 이데올로그들은 이색을 개망신 주었는가? 역성혁명에 동참도, 동의도 못한 목은 이색은 충신의 길을 선택하지도 않았다. 신왕조 개창에 죽음으로 저항할 수 있었지만 그는 나약한 지식인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지성계에 차지하는 위치는 실로 막중해 이미 당대에 유학의 종장, 오야붕으로 통했다. 역성혁명 무렵 이색을 죽이라는 주장이 빗발쳤지만 이성계가 죽일 수 없었던 이유가 바로 명분이었다. 죽여서 골치 아픈 지식인 한 명 처단하는 일로 끝나지 않는다. 무엇보다 명분이 약했다. 여진족에 다름 없는 성계는 찬탈이란 오명을 두려워했다. 그 찬탈을 선양으로 미화하려면 목은이라는 이름이 필요했다. 하지만 이 역시 목은은 거부했다. 실로 소극적이었지만 그는 결코 찬동하지 않았다. 이런 그는 씁쓸히 고려가 패망하는 장면을 목도하고는 4년인가를 더 살다 생을 마감.. 2024. 2. 13.
토기의 뚜껑, 장독의 뚜껑 많은 토기가 있다. 여기에는 뭔가 담겨 있었을 것이다. 곡식일 수도 있고, 장일 수도 있겠고, 음식물 재료일 수도 있겠다. 문제는 이 토기 뚜껑이 뭐겠는가 하는 것이다. 물론 토기에는 뚜껑도 조합으로 함께 빚어 만든 것도 있다. 하지만 모든 토기가 다 그렇지는 않았을 것이다. 상당수 토기 두껑은 나무였을 것이다. 나무판대기를 올려놓고 그 위에 돌을 올려놓은 형태가 아니었을까.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 김부식은 삼국사기를 지으면서 임금께 올리는 표에 雖不足藏之名山 庶無使墁之醬瓿 즉 소신의 책이 명산에 감추어져 보관할 정도는 아니라도 장독 두껑으로는 쓰지 않았으면 합니다.. 라고 한다. 이 구절은 사실 우리의 시각으로는 이상한 구절이다. 장독대 하면 집 밖에 두꺼운 뚜껑을 이고 있는 장독대를 연상하고 책, .. 2024. 2. 13.
애국이 나의 종교라는 허정 기대한 대로 한국 근현대사 실록이다. 실록은 사관에 따라 역사가 주물되기 마련이다. 이 실록은 간행 사십년만에 어찌하여 내 수중에 들어왔다가 곳곳이 파열한다. 서문에서 허정은 애국이 나에게는 종교다고 말한다. 그가 말하는 이 애국심은 장 자크 루소의 사회계약론이 말하는 바로 그것이다. 씨벌 릴리젼 civil religion 으로서의 페이트리아티즘 patriatism. 난 허정이 루소를 읽지 않았다고 본다. 읽었다 해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고 본다. 그런 그가 말하는 애국심 논리 구조가 루소의 그것이라는 사실이 나로서는 경이롭기만 하다. 어디에서 습득했을까? (2018. 2. 13) *** related article *** 또 하나의 회고록 《내일을 위한 증언-허정 회고록》 또 하나의 회고록 《내일을 .. 2024. 2. 13.
위대한 문화유산의 역설 자꾸만 헛소리가 나오므로 다시금 되풀이한다. 우리가 말하는 문화유산은 자연을 파괴한 흔적이다. 우리가 말하는 위대한 문화유산은 위대한 파괴의 흔적이다. 그것은 대토목공사의 흔적이다. 견주건대 MB의 사대강 준설 사업 같은 기념물이 바로 우리가 훗날 말하게 될 문화유산이다. 토함산에 석굴암을 맹근다? 요즘 이런 짓 하면 맞아뒤지고 허가도 안 난다. 하지만 그런 파괴의 역사가 바로 석굴암이다. 이것이 왜 중요한가? 이런 걸 모르면 헛소리가 나오기 때문이다. (2015. 2. 12) *** 우리가 칭송해마지 않는 위대한 문화유산 치고 그것이 등장할 때 욕 먹지 않은 건축물 없다. 고혈을 짜내서 만들고 개중에서 요행히 남은 것들이 이른바 위대한 문화유산이다. 그런 까닭에 모든 문화유산은 다크 헤러티지 dark .. 2024. 2. 13.
필자의 일본어 논문 출판 목록 https://shindonghoon.tistory.com/36 신동훈: 인류학-고병리학 관련 출판 목록: 일본어 논문 2023년 논문: J2023-1.李陽洙・金智恩・洪宗河・申東勳. 考古学からみた韓半島における馬飼育様相の変遷. 動物考古學 (日本) Vol. 40. 1-10. J2023-2. 藤田尚・申東勳. 考古寄生虫学とトイレ考古学. Anth shindonghoon.tistory.com 2021년부터 필자는 일본어로 논문 출판을 시도했던 바 현재까지 3년간의 결과를 여기 링크해 공개해 둔다. 김단장님 블로그에 공개하는 이유는 출판된 논문이 묻히는 것이 싫어서다. 구글에 제목만 치면 아마 논문은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 블로그에 거듭 밝혔듯이 필자는 지금까지 이미 보고한 연구에 대한 이야기를 강연으로 풀.. 2024. 2. 12.
[부마駙馬 소배압] 종모성從母姓, 근친혼을 유지하는 족외혼 사회의 규율 고려거란전쟁에서 거란 쪽 군대 수뇌진, 특히 그 대빵으로 소배압蕭排押과 소손녕蕭遜寧이 집중으로 등장하는데, 두 사람은 친형제라, 배압이가 형이다. 동생 소손녕蕭遜寧은 실상 字라 본명은 소항덕蕭恆德이다. 거란 역사를 보면 황족을 성씨를 야율씨耶律氏라 하고, 황비족을 소씨蕭라 하는데, 본래 거란은 성을 쓰지 않았다가 당말 이후 야율아보기가 요를 건국하던 무렵에 그 사는 곳 이름을 따서 저런 성씨를 쓰게 된다. 앞서 지적했듯이 황제를 필두로 하는 황족을 야율씨라 하고 황비족을 소씨라 하지만, 이는 족외혼을 가장하기 위한 쇼에 지나지 아니해서, 두 씨족이 저리 되면 뒤죽박죽 콩가루가 되어 실상 야율씨라 하지만 소씨가 되고, 소씨가 야율씨가 되기도 하니, 성씨는 아버지를 물려받는다는 이 조건이 무척이나 편리해서 .. 2024. 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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