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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설3

평야의 탄생, 수리조합이 초래한 혁명 해마다 이맘쯤이면 익어가다 수구리는 나락이 펼치는 장대한 풍경 무대를 일컬어 평야平野라 하거니와 이 풍경은 놀랍게도 수리조합의 선물이다. 따라서 그 대부분은 식민지 시대 이후에나 가능한 풍경이다. 우리가 아는 평야 대부분은 실상 근대의 무자비한 침탈이 초래한 풍광이다. 이는 무엇으로 증명하는가? 첫째 기록이 그렇고 둘째 고고학 발굴이 증명하니, 전형적인 평야라는 곳 제아무리 파제껴봐라 단 한 곳에서도 농경 흔적 없고 사람이 디딘 흔적 없다. 그렇다면 고려 조선시대 대지주는 어떤 사람을 말하는가? 평야라기에는 쪽팔리기 짝이 없는 계곡간 논밭을 말할 뿐이다. 우리가 지금 평야라고 부르는 곳은 농사를 지을 수가 없는 불모지였다. 왜? 비가 조금만 왔다하면 침수되는 까닭에 누구도 그곳을 개간할 생각을 하지 않았.. 2023. 10. 14.
영조어제준천명英祖御製濬川銘 영조어제준천명英祖御製濬川銘영조英祖란 조선 제21대 임금(재위 1724~1776)이 죽고 나서, 종묘에 그 신주를 봉안할 적에 얻은 이름이요 어제御製란 임금이 손수 지으셨다는 뜻이며 준천濬川이란 강 바닥을 파낸다는 뜻이니, 요즘 토목 건축 용어로 자주 쓰는 준설浚渫이라는 말이어니와, 다만 준설이란 바닥에 쌓인 흙을 파내는 일은 모두 일컬음이니, 그에 견주어 준천이란, 그 바닥을 파내는 대상이 강[川]임을 한정한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제한된다. 예서 그 강은 말할 것도 없이 지금 서울 구도심을 관통하는 청계천을 말한다. 명銘이란 새긴다는 뜻이니, 이는 전통시대 한문 문체 중 하나라, 새긴다는 뜻에서 유추하듯이 특히 교훈적인 뜻이 강한 교시 훈시 때 쓰는 글이다. 영조는 반세기를 헤아리는 그 장구한 재위기간 .. 2019. 10. 4.
준천계첩浚川稧帖, 청계천 준설을 향한 영조의 위대한 여정 어쩌다 영조한테 꽂혔다. 그렇다고 내가 동전 넣으면 자동으로 무엇을 언제나 새롭게 뽑아내어 주는 벤딩머신도 아닐진댄, 지난날 내가 고혈을 뽑아내 만든 기사 중에 현재도 나름 요긴하다 하는 것들을 재방함으로써 그에 갈음하고자 하니, 뭐 재방송 우라까이는 OCN 슈퍼액션만 하란 법 있는가? 이참에 소개코저 하는 그와 관련한 사건은 청계천 준설이라, 이 사업을 영조 자신이 얼마나 국정 최대 현안 중 하나로 여겼으며, 그것을 이룩한 자신을 얼마나 대단히 여겼는지는 앞선 이 블로그 글에서 충분하리라 본다. 청계천은 걸핏하면 범람이지만, 문제는 이는 비가 올 때 얘기고, 갈수기엔 바닥을 드러냈으니, 똥물 범벅이었다. 당시 상하수도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거나 운영됐을 리 만무했거니와, 똥물에 갖다 버린 시체 썩는 냄새.. 2019. 3.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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