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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역사, 몰라도 될 자유가 주어져야 한다 언제적인지 역사 과잉을 지적하면서 나는 역사를 몰라도 될 자유가 있어야 한다고 피를 토한 적이 있다. 단군? 몰라도 된다. 이순신? 몰라도 된다. 세종? 몰라도 된다. 이것이 끝끝내 참사를 빚을 줄 알았더니 기어이 안중근 사진을 모른다 해서 젊은 여식들을 때려잡는 지경에 이르렀다. 묻는다. 안중근? 왜 알아야는가? 그의 사진? 긴또깡이면 어떻고 하야시면 어떠한가? 예술의전당에서 일전에 안중근 할빈 의거 백주년을 맞아 그 턱별전을 개최한 적 있다. 그에 그의 친적이 잔뜩 나왔거니와 검지가 잘린 그의 수결이 이런 글씨들에는 첨부된 일이 많다. 당연히 실물 크기다.내가 그 수결에 내 손을 바닥을 펴서 살모시 얹어본 적 있다.안중근은 모든 손가락 마디가 나보다 하나가 모자랐다.지금의 초등생 고학년보다 작을라나?..
그땐 다 그랬다 vs. 김원룡만 그랬다 세계 고고학상 유례없는 졸속발굴의 대표본 무령왕릉 발굴조사를 옹호하거나 혹은 동정의 눈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은 이리 말한다. 그때는 다 그랬다. 그게 우리의 수준이었다. 고 말이다. 이 유례없는 도발굴 총감독 김원룡은 내 머리가 돌았다느니 환장했다 하면서 그나마 이 졸속발굴이 곧이어 전개된 경주 발굴에서는 교훈으로 작동했다고 자위한 바 있다. 앞 사진은 황남대총 남분 발굴 현장이다. 아마 1974년 무렵일 것이요 무령왕릉 도굴로부터는 불과 3년이 지난 뒤다. 그때는 다 그러했는가? 그게 우리 수준이었는가? 얼토당토 않은 소리다. 김원룡만 그러했고 김원룡만 그런 수준이었다. 유감스럽게도 삼불은 고고학도, 발굴도 모르는 까막눈이었다. 김원룡의 수준을 일반화할 수는 없다. 봐라..동시기에 일어난 발굴인데 천마총..
따로국밥 유형 무형문화재 흔히 말하기로 세계유산world heritage는 유형유산tangible heritage를 염두에 둔 듯 하고, 그런 인식은 그에 대비되어 인류무형문화유산intangible cultural heritage of humanity가 별도 협약 제도로 확립됨으로써 더욱 유형무형 대비가 굳어지는 느낌은 있지만 세계유산은 그 앙코가 무형유산임을 하시何時라도 잊어선 안된다. 세계유산을 뒷받침하는 절대의 근거가 OUV 다시말해 outstanding universal value 탁월한 보편적 가치어니와 이건 무형이지 유형이 아니다. value가 무형이지 유형이겠는가? 또다른 세계유산 가치들인 integrity와 authenticity 역시 핵심이 무형이지 유형이겠는가? 특히 전자 인테그러티는 무형 그 자체다. 이외에 ..
한국의 서원 vs. Seowon, Korean Neo-Confucian Academies 한국의 서원 9곳, 세계유산 등재 확실시(종합2보) 서원 9곳이 곡절 끝에 마침내 세계유산에 등재되는 모양이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 자문기구(advisory body) 중 하나로, 문화유산(cultural heritage) 사전 심사를 담당하는 이코모스ICOMOS(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가 한국이 등재신청한 한국 서원들을 세계유산에 '등재해도 좋다고 권고(recommodation for inscription)'한 것이다. 저 기사 본문에도 언급됐듯이 자문기구가 등재권고한 유산은 이변이 없는 한, 세계유산위 본회의에서 의장이 땅땅 방망이 두들기고 축하한다는 말 한마디로 등재 심사가 끝난다. 세계유산위는 21개 위원국(state party)이 발언권과 심사권을 지니니, 방망이 두들기기 전에 각국 대표단은 미리..
국민 vs. 시민 비단 이번 버스 사태만이 아니라 중앙정부 혹은 국가가 책임져야 한단 말 자주한다. 이 시내버스 사태의 경우는 국민과 시민이 대립함을 본다. 흔히 국가라는 두 음절로 줄여쓰는 중앙정부란 실은 그 부담자가 불특정 국민 구성원 전체다. 대한민국은 국민국가nationstate라 헌법에 국민이 주인임을 명시한다. 그 국민..그 뿌리어인 nation은 집합명사라 문맥에 따라 민족이라 옮기기도 하거니와 절대로 우리가 생각하는 국민 개개인이라는 뜻이 없다. 국민은 추상이다. 한 국가 구성원이라는 의식을 공유한 개별 인민의 추상 총집합이다. 중앙정부가 책임지란 것은 국민을 향한 던지기라, 결국 대한민국 국민 불특정 구성원 모두가 책임지란 말이다. 그 부담을 지는 개별 국민엔 예외가 있을 수가 없으니 이번 시내 버스와 아..
지적 도둑질..."많은 분의 도움이 있었지만 일일이 밝힐 수는 없어" "이 글(혹은 책)이 완성되기까지 많은 분의 도움이 있었다. 일일이 밝힐 수 없지만..." 국내 출판계 혹은 지식인사회 풍토에서 이런 구절이 서문에 들어간 책이 부지기수에 달한다. 말한다. 밝혀야 한다.알고도 밝히지 않음은 도둑질이요 표절剽竊 plagiarism이다. 이런 식으로 구렁이 담넘어가듯 하는 소위 지식분자가 국내 학술계에 판을 친다.단 한 사람이라도 잊을 수 없는 도움을 받았다면, 누가 언제 어떤 도움이 주었는지 낱낱이 밝혀야 한다. 외국 친구들이 미쳤다고 어크날리지먼트acknowledge 쓰고, 그에서 미주알고주알 도움준 이를 밝히는 줄 아는가? 그들이라고 그 때문에 책 부피 늘어나고 거추장스러운 걸 모르지 않는다. 뿐인가? 본문으로 들어가서도 이들은 남들한테서 빌려온 아이디어는 그 출처를 ..
침묵을 강요하는 시대 시대가 침묵을 강요한다. 앞뒤 짤라낸 말이 유통한다. 맥락context은 아무도 쳐다보지 않는다. 반토막도 되지 않는 조각으로 모든 것을 판별하고 재단하며 결정하는 시대다. 토론이 없는 사회, 반론이 보장하지 않는 사회, 이는 암흑이다. 이런 암흑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급류에 휩쓸리기밖에 없다. 소수 혹은 다수가 주창하는 시류에 영합하기만이 살 길이다. 이는 죽은 자들이 사는 공동묘지다. Taeshik KimMay 10, 2014
기자가 기자 욕을 하는 세상 기자가 기자욕을 해대고 언론이 언론욕을 해대고 기자가, 언론이 기사를 양산하는 시대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라교수가 교수 욕을 해 대는 꼴 만나기란 불 만난 산에서 이듬해 만나는 고사리 같고공무원이 공무원 욕하는 꼴도 마찬가지로 부스럼딱지에서 발견하는 서케만 같다. 나는 내가 그 조직에 속했다 해서 그 조직을 일방으로 비호해야 한다는 자세는 거부한다. 하지만 자기가 속한 바를 잊고 내가 선 자리를 잊어버리고는 마치 바깥에서 바라보는 심판관인양, 공중 부양해서 아래를 내리꼬나보는 야훼인양 구는 꼴은 심히 구토가 난다. 비판은 항상 그 조직을 향한 따뜻함과 사랑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Taeshik KimMay 11,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