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이규보64 고주망태 백운거사 이규보로 소환하는 고려도기전 목포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해양유물전시관에서 고려도기전高麗陶器展을 하는데 백운거사께서도 도앵陶罌에 담긴 박주薄酒를 질그릇 잔에 부어 자셨을 테니 전시 하는 김에 한 잔! 기왕 백운거사를 그린 거, 아마 그 분이라면 술을 빚어 그득 담아놓은 질항아리를 적어도 하나 이상은 갖춰두고 있었을 것이다. *** Editor's Note ***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에서 작금 고려도기 전을 개최 중이거니와 한국사를 대표하는 고주망태 백운거사 이규보 모델로 내세운 마케팅이 있다. 이제 문화재 전시도 판에 박힌 유물 지상주의 탈피할 때가 되지 않았겠는가? 이규보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특별전 하나 기획해 봄이 어떻겠는가? 2023. 9. 16. 유홍개庾弘蓋, 이규보가 건진 고려의 제주 지방관 나 에 전혀 등장하지 않는 한 인물이 있다. 유庾씨인 것을 보아 고려 개국공신 유금필庾黔弼의 후예인 평산 유씨 아니면 무송 유씨였을 게고 과거에 급제했거나 음서로 출세했거나 둘 중 하나일 것이다. 어쨌건 제주濟州에 지방관으로 부임했다는 것 말고는 업적이건 뭐건 알려진 것이 없는데 만약 후집에 그에게 보내려 한 이규보의 시가 실리지 않았던들 영원히 묻혔을지도 모른다. 제주에서마저 잊혀진 그 이름 유홍개여. 지평선 저 너머 머나먼 길 전송할 때 / 漫長路垠送遐征 눈물 어린 깊은 정감 스스로 알겠네 / 淚墮方知自感情 - 시랑(侍郞, 여기서는 이수李需란 이다)이 태수를 전별하는 정감을 말한다 파도 잔잔하니 무사히 바다를 건널 테고 / 瀾涉穩堪尋過海 술이 얼근해지니 자꾸 잔을 권하려네 / 酒傾醺好更斟觥 천성이 옹.. 2023. 7. 11. 우연히 우물서 마주한 나 by 이규보 청동거울 보지 않은 지 오래라 / 不對靑銅久 내 얼굴 어떤지 기억도 못하네 / 吾顔莫記誰 우연히 다가서 우물 비춰 보니 / 偶來方炤井 옛날에 조금 알던 얼굴 같구나 / 似昔稍相知 - 전집 권18, 고율시, "우물에 비추어보고 장난삼아 짓다炤井戲作" 2023. 7. 2. 한 다리 걸친 강화도-나를 채우는 섬 인문학(불광출판사) 강화도-나를 채우는 섬 인문학(불광출판사) 2023년 5월 30일 공저 어떤 경로를 통해서인지 알 수는 없으나 저 책 원고 중 한 챕터 집필 의뢰를 받고는 잠시 고민을 했으니 나한테 할당한 주제가 강화와 이규보인 까닭이다. 이건 마뜩한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로대 혹 블로그 게재하는 이규보 관련 글들 때문이 아닌가 해서 그 주집필자를 추천하려는 생각을 해 보기도 했지만 우야둥둥 이리 되고 말았다. 아마 출판사에서 기획서도 집필자들한테 돌리지 않았나 하는데 어차피 그래봐야 그 대목이 눈에 들어오는 것도 아니고 내가 맡은 부분만 되도록 제시간에 원고 분량 대강 맞추어 제출하면 그만이다. 챕터별 원고가 많지도 않아서 그 한 챕터는 나같은 나이에도 앉은 자리서 훑어내려가는데 부담이 없다. 책이 나왔다는 전갈은 일.. 2023. 6. 1. 이규보의 명화감상 - 물꼬기 그림 편 고려는 475년간 이어졌다. 그동안 그림을 잘 그린 사람이 한둘이었겠냐만, 작품은 고사하고 이름 몇 자만이라도 역사에 남긴 이는 손에 꼽는다. 한국미술사의 할아버지라 할 수 있는 위창 오세창(1864-1953)이 남긴 서화가사전 에도 고려시대 인물은 별로 실려있지 못하다. 하지만 우리의 이규보 선생님은 그 점에서도 큰 도움을 준다. 곳곳에 그가 감상한 그림을 읊은 시가 실려있는 것이다. 그리고 대부분 그 작자 이름을 밝히고 있고, 읽다보면 그림이 그려질 듯 내용도 퍽 구체적이다. 그래서인지 위창도 에서 이규보의 글을 적잖이 인용하고 있다. 자, 그러면 그중 하나를 읽어보도록 하자. 물은 물고기의 집이라 / 水爲魚所家 물 잃으면 솥 안의 생선이지/ 失則鼎中鮮 사람이 물 속의 고기를 그림에 / 人畫水中魚 솥.. 2023. 5. 26. 백운거사 집에 목필화가 피었네 이규보 집에는 꽃과 풀, 곧 화초도 제법 있었던 모양이다. 어느 날, 그의 집 뜨락에 봄이 찾아왔다. 꽃봉오리가 붓끝을 닮았다 하여 목필화라고도 하는 목련이 어느새 꽃을 틔운 것이다. 고개 들어 한참 바라보다가 아래를 내려다 보니 부추 잎처럼 길쭉한 풀들이 자라났다. 옛날 중국 한나라 때 학자 정현이 제자를 기르던 곳에서 났다는 서대초다. 길고 질겨서 책을 묶는데 썼다는 풀, 거기에 붓을 닮은 꽃까지. 글자로서 몸을 살찌우고 술로 영혼을 먹일 우리의 백운거사는 금세 시 한 수를 지어냈다. 하늘이 무슨 물건 그리려 먼저 목련을 피게 했는지 좋구나 서대초와 더불어 시인의 뜨락에 심었음이 天工狀何物 先遣筆花開 好與書帶草 詩家庭畔栽 [주-D001] 목필화木筆花 : 신이화辛夷花의 이명. 《초사楚辭》 구가九歌에 “.. 2023. 5. 23. 이전 1 2 3 4 ··· 1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