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가을73

가을이 시리거덜랑 가을이 시리거들랑 창덕궁으로 가라 군대 보낸 아들이 그립거덜랑 창덕궁으로 가라 날 버리고 떠난년, 나 싫다 떠난놈, 시리도록 그립거덜랑 창덕궁으로 가라 어떤 이유로든 그리운 사람, 보고 싶은 사람 못 보는 사람은 창덕궁으로 가라 가서 울든 웃든 해봐라. 그리해 보니 더 아프긴 하더라만 그래도 아니한 것보다는 나을성 싶더라. (2016. 11. 7) 2021. 11. 7.
Autumns on rooftop, 다시 그걸 덮치는 갈구 가을은 대명사도, 추상명사도, 단수도 아니다. 가을은 여러 개라 그 모습도 각각이라 격투기하다 얻어터쳐 펄펄 피흘리는 모습이기도 하고 오르가즘 뒤에 밀려드는 축처짐이기도 하며 분노가 잦아들기 시작하는 식식거림이기도 하고 그랬다가 도로 솟는 활화산이기도 해서 붉음이 넘쳐 눈부심이 되기도 하며 그래서 반사하는 몰골 같아 그 하나를 추리자면 애글글면이라 이름하여 가로대 갈구라 한다. 가을은 탐욕이다. 2021. 10. 28.
A Yellow Autumn 노랑은 익음인가? 꼭 그렇지는 않은 듯 하나 형형색색이라 그래도 가을 하면 압도하는 컬러는 옐로라 농 일어 치밀어 오른 노랑이 차창 유리까지 짓물렀으니 저 철고물 쥐어 짜면 노랑 물감 질겅질겅 씹힐 듯 하다. 이르노니 가을은 노랑인가 하노라. 2021. 10. 11.
탱자 끝에서 익어가는 가을 탱자 꽈리 노각 백련초 네펜데스 벌레잡이통풀 2021. 9. 25.
할미 옆 가부좌한 개시끼가 하는 말 땅콩 만지는 엄마 마당 가을빛에 늘어지게 하품하던 놈이 심심해졌는지 어슬렁하며 그늘을 찾아든다. 그러고선 그 경계지점 그늘 끝에 떡하니 배때지 깔고는 가부좌한다. 사진 찍는 걸 눈치챘다. 포즈 잡고는 하는 말 난 사십오도 각도가 잘 나옹께 이걸로 찍어주여 2021. 9. 19.
가을날 전봇대는 삼성마이젯 전지현 1930년대던가? 이미지즘인가 모더니즘인가를 내걸고 등장한 김광균은 느닷없이 와사등을 읊었다. 앞서 T. S 엘리엇은 커피숍을 시에다가 끌어들였다. 그가 말한 황무지 waste land는 실상 커피가 흐르는 바다였다. 아마도 축음기로 노래도 들었을 테고 이미 영화시대였으니 영화관도 들락했을 테지만 이런 말은 없다. 김광균의 와사등은 촛불의 추방이었고 밤의 퇴출이었다. 가을날만큼 전봇대가 아름다운 때 없다. 파란 가을 하늘 꿰뚫고선 치렁치렁한 전선줄 칭얼칭얼 쟁인 전봇대도 연중 오직 이때만큼은 한창 시절 삼성 마이젯 프린터를 선전하던 전지현 몸매를 능가하는 강렬이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QHawMMX2RiU 2021. 9. 6.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