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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62

가을 고향에서 봄날처럼 포근한 날 아지매 셋이서 팥을 고르고 검은콩을 손질하며 무슨 가루를 갈무리한다. 가루는 언뜻 실체가 들어오지 아니해서 물으니 도토리란다. 대뜸 보더니만 머리가 우째 그리 허얘여 하기에 나도 벌써 쉰넷이라오. 옛날 같음 뒷짐 지고 다닐 때요 했더니 그래 말이라. 우리 늙어가는 생각만 했네. 옛날 꼬맹이 때 생각만 했어 하고 같이 껄껄 웃고 만다. 시리도록 푸른하늘로 반홍시 전홍시 알알이 박혔으니 이젠 딸 사람도 없으니 요샌 까치들도 먹을 게 지천이라선가 홍시는 쳐다도 안본다. 이런 가을날 들녘은 아지랑이가 필 듯 싶다. 2020. 11. 8.
가을, 조롱박 찌는 계절 강원도 어느 집 마당. 근처에 있는 석탑을 보러 간다고 하니, 많은 이들이 왔다가서 그런지 거부감없이 지나가라고 하신다. 서울에서 나고 자랐지만 시골생활에 관심이 많다. 겪어보지 못한 시골살이는 늘 궁금하고 새롭다. 흘깃 보니 박이란 것은 알겠는데, 아저씨가 무언가를 열심히 하고 계신다. 조롱박을 골라 반을 가르는 톱질 중이시다. 바가지로 만들기 위해서는 속을 파내고 쪄서 말려야 한다고. (사진은 허락받고 찍음) 매캐한 장작타는 연기를 맡으면 기분이 좋다. 가을 배추가 익어가는 밭 사이로 석탑이 보인다. 보나마나 김장용이다. 신대리 삼층석탑이란 이름을 갖고 있는 이 석탑은 몇 년전까지만 해도 인삼을 재배하고 있어서 접근조차 할 수 없었다. 언제 인삼을 수확하고 배추밭이 되었는지 모르지만 석탑을 볼 수 있.. 2020. 10. 19.
Autumns Gone with the Wind 2020. 10. 11.
가을은 교미하는 계절 미안하다 방해해서 근데 너흰 다른 동물이 쳐다봐도 아랑곳 없네? 뒤에 올라탄 놈이 숫놈 아닐까 하는데 계속 파닥파닥이다. 어젯밤 과음한 듯 영 힘에 부치는 듯 내가 도와줄까 물었더니 글쎄 말이 없네? 이르노니 가을은 교미하는 계절이다. 그래 난 황조가黃鳥歌나 불러야겠다. 편편황조 자웅상의 염아지독 수기여귀 리오. 翩翩黃鳥 파닥파닥 누랭이 새 雌雄相依 년놈 서로 즐기는데 念我之獨 외로울싸 이내 몸은 誰其與歸 누캉 모텔 들어가리 2020. 9. 30.
천고마비天高馬肥의 본디 뜻 우리는 천고마비를 하늘이 높고 말이 살찐다는 뜻으로, 하늘이 맑고 모든 것이 풍성함을 이르는 말로 사용한다. 비슷한 말로 추고마비(秋高馬肥)가 있다. 이 말은 '추고새마비(秋高塞馬肥)'라는, 당나라 두심언(杜審言)의 시구에서 나왔다. 그는 참군(參軍)으로 북녘에 가 있는 친구 소미도가 하루빨리 장안(長安)으로 돌아오기를 바라며 다음과 같은 시를 지었다. 구름은 깨끗한데 요사스런 별이 떨어지고[雲淨妖星落] 가을 하늘이 높으니 변방의 말이 살찌는구나[秋高塞馬肥] 말 안장에 의지하여 영웅의 칼을 움직이고[馬鞍雄劍動] 붓을 휘두르니 격문이 날아온다[搖筆羽書飛] 이 시에서는 변방의 정경과 당나라 군대의 승리를 가을날에 비유한 것이다. 따라서 '추고마비'는 아주 좋은 가을 날씨를 표현하는 말로 쓰였다. 그러나《한서.. 2020. 9. 26.
달맞이꽃 내린 이슬 언제부터인지는 모르나 나는 매양 이 꽃으로 더욱 정확히는 해 뜨기 전 연무 막 가시기 전 내린 아침이슬로 가을이 왔음을 절감하곤 한다. 것도 고향에서 말이다. 이 무렵 새벽 이슬 덮은 달맞이꽃은 황홀이다. 가을은 달맞이꽃 이슬과 함께 온다. 2020. 9.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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