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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호철의 잡동산이雜同散異140

가는 놈 잡지 말고 오는 놈 막지 말자] 그래도 붙잡고 싶은 사람 있는 법이라. 어떤 이는 그대를 머물게 할 좋은 계책이 없어 留君無好計 집 앞 강이 범람하기만 바라고 있소 惟願漲前江 라고 꼬장을 부리기도 한다. 붙잡히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데...... 2020. 11. 24.
영조가 먹지 말라 한 해홍나물[해홍채海紅菜] 영조 38년(1762) 7월 14일에 남양 어사南陽御史 강필리가 백성이 먹는 해홍채를 바치니, 임금이 말하기를, “이런 것을 먹고 산다니 매우 측은하다.” 하고, 봉封하여 정원에 두라고 명하였다. (《英祖實錄 38年 7月 14日 甲戌》) 먹어보지 못해 맛은 모르겠다. 김우급金友伋(1574~1643)이라는 사람한테는 이를 읊은 다음 시가 있다. 해홍海紅 늘그막에 입맛 잃고 수시로 피곤하여 殘年失味任疲癃 빈속에 아침이 되면 해홍채를 먹는다 枵腹朝來喫海紅 장한도 응당 이 나물 맛보지 못하고 張翰未應嘗此物 순채만 먹으며 강동을 생각했으리라 * 只因蓴菜憶江東 *장한張翰도……생각했으리라 : 진晉 나라 장한이 낙양洛陽에 들어가 벼슬을 하다가 가을바람이 일어나는 것을 보고는 자기 고향인 오중吳中의 순챗국과 농어회가 생.. 2020. 11. 23.
김우급金友伋(1574~1643)이 만난 송광사의 중국 승려 [외국인 승려] 조선 후기 송광사에도 중국인 승려가 있었다는 말을 어디선가 들었는데, 적지 않게 있었던 듯하다. 〈중국인 승려를 만나다[逢上國僧]〉 아득히 멀리서 한없이 눈물 흘리며 天涯無限淚 고국 땅 생각에 시만 읊고 있구나 懷土只吟哦 탁발하여 주머니 어떻게 채우려오 乞米囊何滿 심정 말해도 우리말 더욱 서투른데 言情舌更訛 처량하게 물려받은 석장과 바리때로 凉凉舊杖鉢 막막하게 이역 산하를 떠돌고 있네 漠漠異山河 절간 찾아가 머물러 잘 수 있겠지만 尋寺知依宿 들리는 풍경소리 어떻다고 하겠는가 其如聽磬何 김우급(金友伋, 1574~1643) 2020. 11. 23.
김우급金友伋(1574~1643) 필암서원에서 저녁에 읊다[筆院暮吟] 필암서원에서 저녁에 읊다[筆院暮吟] 저 멀리 숲에는 어슴푸레 이내 앉았고 遠樹微茫生暮烟 푸른 모래톱 흰 자갈 사이 긴 물줄기 青沙白石間長川 내 봄 시름 노래를 들어줄 사람 없어 無人聽此春愁曲 홀로 숲에서 서산에 걸린 해를 보노라 獨倚林間看日懸 김우급(金友伋, 1574~1643) 여기서 말한 필암서원은 장성읍 기산리에 있었던 것을 이른다. 장성문향고등학교가 최초의 필암서원이 있었던 곳이다. 필암서원은 장성군 장성읍 기산리에 세워졌다가 1Km 북서쪽 황룡면 필암리 증산(甑山) 아래로 옮겼다가, 필암리 추산(秋山) 아래 중등촌(重登村: 현 중동)으로 또 옮겼으며, 마지막으로 오늘날 위치인 해타리[海村]로 옮겼다. 2020. 11. 21.
서남득명西南得朋, 서남쪽에서 얻은 벗 《주역》 〈곤괘(坤卦) 괘사(卦辭)〉에 “서쪽과 남쪽은 벗을 얻고, 동쪽과 북쪽은 벗을 잃을 것이니, 안정하여 길하다.[西南得朋; 東北喪朋. 安貞, 吉.]”라고 하였다. 시문에서 西南과 得朋이 나오면 벗이 서남쪽에 산다는 게 아니라 벗을 사귄다는 뜻이다. 이를 나침반으로 서남쪽 찾아 누구라고 추정하지 마시라. 그런 글을 보아서 드리는 말씀임. 2020. 11. 18.
요리조리 살피다가 cooking이 되어버린 料理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stdict.korean.go.kr [料理] 음식을 만드는 요리를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고전에 나타나는 料理는 음식을 만든다는 뜻은 없다. 일제강점기 이후 소자(燒煮) 팽조(烹調) 등의 일본식 표현인 요리라는 말이 들어와 쓰인 것이다. 《표준대국어사전》에서 요리(料理)를 찾으면 「명사」 「1」 여러 조리 과정을 거쳐 음식을 만듦. 또는 그 음식. 주로 가열한 것을 이른다. 「2」 어떤 대상을 능숙하게 처리함을 속되게 이르는 말. 이 설명이 되어 있다. 사실 속되게 이르는 말이 원래 우리가 쓰던 뜻이다. 고전에 나타나는 요리는 마땅한 대치어를 찾기 어려워 번역할 때 고민스런 글자이다. 《한어대사전》에 나타나는 고전에서의 뜻은 다음과 같다. 1.照顧;照料。고려하다. 주의하다. 생각하.. 2020. 11. 18.
비슷한 초서 한 번 꼼꼼하게 봐두면 많은 도움이 됩니다. 2020. 11. 17.
파자破字, 쪼개 글자로 그린 상징 [파자(破字] 한문에는 글자를 나누어 표기하는 파자라는 게 있다. 조(趙)를 주초(走肖)라고 하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번역하다가 뜬금없는 8인(八人)으로 전전긍긍했다. 八人은 火를 파자한 것이다. 그것은 아래와 같다. 3행의 書灰는 화롯불 재에 글자를 끄적이는 것을 말한다. 해 저무는 세밑에 늙어빠진 이 한 몸 歲暮窮陰一老身 옷에 한기 스며 더욱 가난함 깨닫소 衣寒尤覺此生貧 한밤중 산창 아래 재에 글씨 쓰면서 書灰半夜山牕下 무한한 품은 생각 불사르고 있노라 無限心懷付八人 2020. 11. 16.
김우급金友伋 가을날 즉흥시 즉흥시[即事] 갈댓잎 을씨년스럽고 단풍잎 졌거니 蘆葦蕭蕭楓葉衰 올해 가을날 다시 처량하고 슬프구나 一年秋氣又凄其 한없이 자욱한 물안개 저녁해 지는데 烟波十里斜陽盡 백사장 거닐며 읊자니 사무치는 생각 沙上行吟有所思 김우급(金友伋, 1574~1643) 《추답집》 권5 2020. 11. 16.
물푸레나무 윤행임(尹行恁, 1762~1801)의 《석재고(碩齋稿)》 권17, 〈金石隨錄(금석수록) 청탄지(靑灘誌)〉에서 물푸레나무를, ‘물푸레’는 심목(樳木)을 세간에서 부르는 이름이다. 《도경》에서 찾아보니 침피(梣皮)나무라고도 부르고, 석단(石檀)이라고도 부르고, 번규(樊槻)라고도 부르고, 진피(秦皮)나무라고도 부른다.[水靑者樳木之俗稱也。考諸圖經, 或稱梣皮, 或稱石檀, 或稱樊槻。或稱秦皮。] 라고 하였다. 물푸레나무는 약재, 가구재 말고도 이 나무로 만든 숯으로 쇠를 제련하였고, 활의 재료이기도 하였으며, 껍질 우린 물은 먹을 대신하기도 했는데, 탈색되지 않는다고 한다. 한자 이름은 이것 말고도 계화(桂花), 청피(青皮), 목서(木樨) 등이다. 사진은 파주 무건리 물푸레나무(천연기념물 제286호)로 사진은 파주시.. 2020. 11. 13.
이식李植(1584~1647) 〈바보를 파는 아이[賣癡獃]〉 이식(李植, 1584~1647) 〈바보를 파는 아이[賣癡獃]〉 거리에서 소년이 외치고 다니기를 街頭小兒呌 팔고 싶은 물건 하나 있다고 하네 有物與汝賣 파는 것이 무엇이냐 한번 물으니 借問賣何物 끈덕지게 달라붙은 바보라 하도다 癡獃苦不差 늙은이가 말하기를 내가 사겠노라 翁言儂欲買 네게 값만 치르면 되는 것이렸다 便可償汝債 인생살이에 지혜는 바라지 않는다 人生不願智 지혜는 절로 근심에 애태우는 것 智慧自愁殺 온갖 걱정 만들어 평화로움 없애고 百慮散冲和 많은 재주 교묘히 속이는 데 쓰지 多才費機械 예로부터 꾀주머니로 소문난 이들 古來智囊人 세상살이 고생스럽고 험난했었지 處世苦迫隘 환하게 빛나는 기름 등불 보아라 膏火有光明 자신을 불태워서 없애지 않더냐 煎熬以自敗 짐승도 알록달록 문장이 있으면 鳥獸有文章 결국은.. 2020. 11. 12.
사당 예절 요즘 사당 모시는 집은 거의 보기 어렵지만, 유적으로 남은 집이 더러 있다. 사당에는 동서로 계단이 있어 동쪽 계단은 조계(阼階)라고 한다. 여기는 주인(主人: 제사를 모시는 사람)만 사용할 수 있다. 사당을 방문하거든 이런 예절은 알고 계단을 오르시길 바란다. 말은 못하고 속 앓이 하는 분들도 계신다. 2020. 11. 6.
재평가해야 하는 16세기 호남 시단 16세기 호남에서 활약한 문인들 가운데 소쇄원이나 식영정을 중심으로 활약한 이들이 끼친 영향을 대단히 높게 평가해왔다. 그러나 그들과는 결을 달리하는 다른 일군이 있었으니 눌재 박상, 고봉 기대승으로 이어지는 시단이 있었다. 그 맥은 기대승의 손서인 현주 조찬한에게 이어졌는데, 그는 장성 옛 진원현 토천에 백설헌을 짓고 살며 그의 형 조위한 그리고 친구인 석주 권필과 토천에서 그 유명한 〈토천연구〉를 남기기도 하였다. 석주 권필 역시 토천과 가까운 장성 수류촌에 10여 년을 살며 현주와 더불어 시사를 열었다. 그 문인 가운데 한 사람이 요월정의 주인 추담 김우급이었다. 그는 토천 시사에서 석주 권필이 시어를 짜내느라 골몰하던 모습을 회상하는 시를 남기기도 하였다. 조찬한의 아들이며 택당 이식의 사위인 삼.. 2020. 11. 6.
작자 미상 구운몽 그림 6점 미국 버클리대학 동아시아도서관이 소장한 필사본 《구운몽(九雲夢)》 상중하 3책은 광산김씨 소장본이었던 듯하며 구운몽 가운데 가장 정확한 판본으로 평가됩니다. 이 책의 표지 안쪽에는 그림이 모두 6점이 그려져 있습니다. 솜씨가 나쁘지 않으니 회화에 관심 있는 분들은 참고 하십시오. 2020. 11. 5.
폐허가 된 경복궁의 돌거북 이재 황윤석의《이재난고(頥齋亂藁)》 18卷 영조 47년(1771, 신묘) 4월 11일 辛巳 기사에는 중건 이전 경복궁을 알려주는 기록이 적지 않게 있습니다. 그 가운데 광화문 안쪽 금천교, 지금은 영제교 옆 물가에 있던 돌거북 2좌에 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오늘날 남은 하나가 그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남별궁 담장 안으로 옮겼다는 것은 오늘날 조선호텔 인근에 있는지요?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경복궁 광화문 안에 금천석교가 있는데 다리 옆 물가에 큰 돌거북 2좌가 있었다. 조각이 대단히 정교하여 지금은 그렇게 잘 만들 사람이 드물다. 임진왜란에 그중 하나를 남별궁 뒤 담장 안에 옮겼는데 민간에서 왕왕 복을 빌고, 다른 하나는 여전히 완연한 모습으로 꿈쩍도 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하늘에서 큰비가 내리.. 2020. 11. 4.
점칠 때 쓴 일본 동전 관영통보寬永通寶 전에 고고학자들께서 일본 관영통보寬永通寶가 더러 발굴되는데 그 용도가 무엇인지 물으시곤 하였다. 그 용도를 알 기록이 있어 소개하니 알아서들 전파하여 쓰시기를..... 이재頤齋 황윤석黃胤錫(1729~ 1791)의 《이재난고頤齋亂藁》 29卷 정조 3년(1779, 기해) 6월 5일 기사에 이날 윤군(윤광세尹光世)이 점치는 동전으로 쓸 3매의 일본 관영통보라는 것을 주었다.[是日 尹君以占錢三枚 日本之寬永通寶者見贈] 라는 기록이 있습니다. 관영통보에 다른 용도가 없지는 않았겠으나, 일단 점치는 데 사용했다는 사실 하나는 알 수 있습니다. 2020. 11. 4.
산업産業, 그 본래의 의미 [산업(産業)] 같은 어휘라도 고전(古典)과 오늘날의 뜻이 다른 경우가 많다. 그 가운데 하나가 산업(産業)이다. 이를 《표준대국어사전》에서는 『산업 일반』 인간의 생활을 경제적으로 풍요롭게 하기 위하여 재화나 서비스를 생산하는 사업. 농업ㆍ목축업ㆍ임업ㆍ광업ㆍ공업을 비롯한 유형물(有形物)의 생산 이외에 상업ㆍ금융업ㆍ운수업ㆍ서비스업 따위와 같이 생산에 직접 결부되지 않으나 국민 경제에 불가결한 사업도 포함하며, 좁은 뜻으로는 공업만을 가리키기도 한다. 라고 설명한다. 단국대동양학연구원 《한국한자어사전》에서는 ①생산(生産)을 하는 사업(事業). 곧 자연물(自然物)에 사람의 힘을 가(加)하여 그 이용(利用) 가치(價値)를 창조(創造)하고 또 이것을 증대(增大)하기 위(爲)하여 그 형태(形態)를 변경(變更)하거.. 2020. 11. 4.
서정주 [보릿고개] 서정주 [보릿고개] 사월 초파일 뻐꾹새 새로 울어 물든 청보리 깍인 水晶같이 마른 네 몸에 오슬한 비취의 그리메를 드리우더니 어느만큼 갔느냐, 굶주리어 간 아이. 오월 端午는 네 발바닥 빛깔로 보리는 익어 우리 가슴마다 그 까슬한 가시라기를 비비는데... 뻐꾹새 소리도 고추장 다 되어 창자에 배는데... 문드러진 손톱 발톱 끝까지 얼얼히 배는데... [사진출처] 2020.05.27 경기신문 [물둘레] 2020. 11. 3.
정철鄭澈〈약사대藥師臺〉 정철(鄭澈, 1536~1593), 〈약사대(藥師臺〉 남쪽 시내에서 머리를 감고, 南溪沐余髮, 다시금 찾아 올라온 약사대. 更上藥師臺。 단약 찾아 따라와 머무는데, 服食從渠住, 이따금 보이는 찾아온 우객. 時看羽客來。 *** 台植補 *** 장성 백양사 뒷산을 백암사라 하고 그 봉우리 중 병풍처럼 깎아지른 암봉을 백학봉이라 하는데 약사대는 그 중턱 암반에 똬릴 틀었다. 이곳을 약사대라 한다. 2020. 11. 1.
김우급金友伋〈백양산 노대암에 백학이 날아와 둥지를 지었다[白羊山露臺巖白鶴來巢]〉 김우급(金友伋, 1574~1643), 〈백양산 노대암에 백학이 날아와 둥지를 지었다[白羊山露臺巖 白鶴來巢]〉 선금이 이미 새끼 낳았단 기쁜 소식에 喜聞仙禽已化胎。 늙은이 생각 없이 높은 노대암 올랐소 衰年無意上高臺。 대사님 이 병든 노인 가련히 여긴다면 師乎倘或憐吾病。 하얀 털에 붉은 이마 단정학 그려오소 畫取霜毛丹頂來。 2020. 11. 1.
정철鄭澈〈영천굴靈泉窟〉 정철(鄭澈, 1536~1593), 〈영천굴(靈泉窟)〉 만고 세월 전해온 영천굴은, 萬古靈泉窟。 천계에 이르는 조그만 동굴. 三天小洞門。 창문 앞엔 파랑새 둥지 있고, 窓前巢翡翠。 처마 끝엔 떠돌던 구름 잔다. 簷際宿歸雲。 《송강원집(松江原集)》 권 1 *** 台植補 *** 영천굴靈泉窟은 장성 백양사 암자 약사암 인근 굴이다. 약사암은 깎아지른 바위산 백학봉 기슭에 있다. 이곳에서 백양사를 한 눈에 조망한다. 2020. 11.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