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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호철의 잡동산이雜同散異282

친경례親耕禮, 궁구해야 하는 전근대 전시행정 전근대사회 친경례(親耕禮)는 깊은 연구가 필요하다. 《禮記‧祭統》에 이르기를 "천자가 남교(南郊)에서 친히 밭을 갈아 자성(粢盛)을 바치고 왕후가 북교(北郊)에서 누에를 쳐서 검은 면복(冕服 제복(祭服))을 바치며, 제후가 동교(東郊)에서 밭을 갈아 또한 자성을 바치고 부인이 북교에서 누에를 쳐서 검은 면복을 바친다. 천자와 제후가 밭 갈 사람이 없는 것이 아니요, 왕후와 부인이 누에 칠 사람이 없는 것이 아니라, 몸소 성신(誠信)을 다하는 것이다. 성신을 일러 극진함이라 하고, 극진하게 함을 일러 경(敬)이라 하니, 경을 극진히 한 뒤에 신명을 섬길 수 있으니, 이것이 제사하는 도이다. [天子親耕於南郊, 以共齊盛, 王后蠶於北郊, 以共純服; 諸侯耕於東郊, 亦以共齊盛, 夫人蠶於北郊, 以共冕服. 天子、諸侯非.. 2023. 12. 3.
미스터리 천국 중도광곡中嶋廣谷과 광곡서첩廣谷書帖 일본인 중도광곡中嶋廣谷이라는 사람의 《광곡서첩廣谷書帖》이라는 탁본을 보고 있다. 필법이 보통이 아니거늘 쓴 글도 소식의 〈기승천사야유 記承天寺夜遊〉로다. 안정安政 6년[1859] 발跋이 있는데, 中嶋廣谷이 어떤 이인지 검색해도 알 수가 없다. *** editor's note *** 중도광곡中嶋廣谷은 아마도 나카지마 히로타니 정도로 읽었을 법하다. 출판자 신원은 물론이고 어디서 출판했는지도 불명인 미스터리다. 기승천사야유 記承天寺夜遊란 승천사라는 절을 무대로 삼은 야유회를 읊은 글이라는 뜻이다. 2023. 11. 23.
서학부강총서西學富強叢書, 서양을 부강하게 만든 과학기술총서 1896년(光緒22) 청나라 장음환張蔭桓이 한문으로 번역된 서양과학기술 서적을 모아 석인본 《서학부강총서西學富強叢書》 44책을 홍문서국鴻文書局에서 발간하였다. 이것이 발간되기 전 이미 청나라에서 읽히던 것들이니 일부 조선에도 유입되었을텐데 전혀 연구가 없다. 2023. 11. 23.
이규경《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가 유전한 내력과 군밤장수 이규경의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가 최초로 발견된 때는, 말하는 사람마다 모두 다르다. 어떤 이는 1910년대, 어떤 이는 1920년 중반, 어떤 이는 1930년대라고 한다. 육당 최남선(崔南善)이 설립한 조선광문회가 당시 고문헌을 수집할 때 권보상(權輔相)이란 사람이 광교(廣橋)근처 군밤장수로부터 입수했다고 전한다. 확인해 보니, 1918년 12월 17일 신문에 《五洲衍文》을 설명하고 내용을 인용한 것이 보인다. 이규경의 초고본은 육이오에 불탔지만, 규장각에 필사본이 두 종이 있고, 국립중앙도서관에 필사본 한 본이 있다. 국립중앙도서관본은 언제 필사한 것인지 알 수 없지만, 규장각본 보다 정확하다. 이규경 친필본 《오주서종五洲書種》이 고려대 도서관에 있는 것을 보면 군밤장수 이야기는 너무도 극.. 2023. 11. 19.
흑국黑菊, 검은 국화 유득공의 《고운당필기》 권4에 〈검은 국화〔黑菊〕〉라는 글이 있다. 서울에서 이름난 국화의 종류로는 황학령(黃鶴翎), 백학령(白鶴翎), 홍학령(紅鶴翎) 그리고 금원황(禁苑黃), 취양비(醉楊妃)가 있는데 이를 ‘삼학 금취(三鶴禁醉)’라 한다. 이 밖에 또 오홍(烏紅), 대설백(大雪白), 소설백(小雪白), 통주홍(通州紅) 등 여러 가지 색깔이 있다. 황해도 사람이 이르기를 “장연(長淵)의 대청도(大靑島)에 검은 국화가 있는데 원나라 태자 타환첩목이*가 귀양살이할 때 남긴 종류라고 한다.” 하였다. *타환첩목이(妥懽帖木爾) : 원 혜종(토곤 테무르, 재위 1333~1370)이다. 첩목(帖木)은 ‘貼睦’으로도 표기된다. 그는 문종 지순 원년(1330) 고려 대청도에 와서 살다가 1년 뒤 광서성 정강(靜江)으로 .. 2023. 10. 30.
스스로 대로大老가 되고자 한 흥선대원군 이하응 대로는 덕과 명망이 높은 나라의 큰 어른을 이르는 말이다. 《맹자》 〈이루 상(離婁上)〉에 “백이(伯夷)와 태공(太公) 두 노인은 천하의 대로인데 문왕(文王)에게 돌아갔으니, 이는 천하의 아버지가 문왕에게 돌아간 것이다. 천하의 아버지가 돌아갔으니, 그 자제들이 문왕에게 돌아가지 않고 어디로 가겠는가.[二老者 天下之大老也 而歸之 是天下之父歸之也 天下之父歸之 其子焉往]” 라는 구절에서 나왔다. 조선에서 대로라고 불린 이가 있었으니 우암 송시열이었다. 여주 우암 사당이 대로사(大老祠)인 까닭이다. 이후 스스로 대로라고 불리려고 노력한 이가 있으니, 흥선대원군 이하응이다. 화양동서원의 콧방귀 소리가 운현궁까지 흔들었던 까닭에 서원훼철 때 아작을 냈다. 운현궁 사랑채가 노안당老安堂, 안채가 노락당老樂堂, 별당채.. 2023. 10.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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