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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거이34

모두가 미쳐 날뛴다는 모란 花開花落二十日 一城之人皆若狂 요즘의 BTS나 저스틴 비버에 버금하는 인기를 누린 중당中唐의 월드스타 낙천樂天 백거이白居易가 모란을 두고 읊은 말이다. 모란이 피고지는 스무날은 온 도시가 발광한다 했다. 그의 시대 장안이나 낙양은 온통 모란이었다. 모란이 피고지는 계절이다. 남녘엔 만개하기 시작한 모양이며 서울은 이제 양지바른 곳을 중심으로 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만개한 모란을 보고 영랑은 찬란한 슬픔이라 했지 아마? 거개 봄꽃이 그렇듯이 생명이 길지 아니해 일주일쯤 반짝 하고 짙은 향내 뿌리고는 산화하고 만다. 낙천이 말한 스무날은 모란 한 송이를 두고 한 말이 아니요 품종이 다른 것까지 염두에 둔 것이니 개중 일찍피는 것이 있는가 하면 나중에 피는 것도 있었다. 덧붙여 각중에 피었다 각중에 지는 까.. 2021. 4. 17.
매탄옹賣炭翁, 날이 추워지길 기다리는 할배 숯장사 Nimby (Not In My Backyard) 는 인류 역사를 관통한다. 근래의 현상이라고 간주하기도 하지만 개소리다. 아래는 숯을 구워 파는 사람을 노래한 낙천樂天 백거이白居易(772~846) 신악부新樂府 매탄옹賣炭翁이다. 나무를 베어 숯을 굽는 곳이 남산 산중이다. 왜? 장안長安 시내에 저런 거 지어봐라. 벌떼처럼 들어일어났다. 숯 파는 노인[賣炭翁] [唐] 백거이白居易 숯 파는 노인 남산에서 나무 베어 숯을 굽네 얼굴은 온통 재와 그을음 귀밑머리 희끗하고 손가락은 새카맣네 숯 팔아 번 돈을 어디에 쓰냐고? 몸에 걸칠 옷과 먹을 것 구하네 가엾어라 홑옷 걸치고도 숯값 내릴까 추워지길 바란다네 밤새 성 밖엔 눈이 한 자나 쌓여 새벽 숯 실은 수레 몰아 얼음자국 남기는데 소는 지치고 사람은 허기진데 해.. 2021. 1. 27.
헤벨레 술잔 들어[對酒] 백거이白居易 (772~846) 蝸牛角上爭何事 달팽이 뿔에서 무슨 일로 다투리오 石火光中寄此身 부싯돌 불에 이 한 몸 맡길 뿐 隨富隨貧且歡樂 넉넉한 대로 가난한 대로 즐기면 그만 不開口笑是痴人 입 벌려 헤헤 거리지 않는 그댄 등신 (2014. 1. 21) *** 말뿐이라, 백거이 역시 그 험난한 정치현장에서 치열하게 살았으며, 이곳저곳 눈치보고, 때로는 그것을 주도하곤 했으니, 무엇보다 그는 당대의 월드스타라, 그 명성을 유지하고자 무진 애를 썼다. 그는 당대[當代 혹은 唐代]의 BTS였다. 빌보드 상위차트 유지하느라 무지막지 고심했다. 2021. 1. 22.
장안의 봄[長安春] 백낙천白樂天 장안의 봄[長安春] [唐] 백거이白居易(772~846) 동문 밖 버들가지 힘없이 늘어졌더니 동쪽바람 불어오자 황금색으로 변했네동쪽주점 술은 맹탕이라 취해도 쉬 깨버리고눈에 가득찬 봄 시름 사라지지 않네 青門柳枝軟無力東風吹作黃金色街東酒薄醉易醒滿眼春愁銷不得 청문青門이란 동문을 말한다. 음양오행설에 의하면, 동쪽은 색깔로는 청색, 계절로는 봄이라 이리 표현한다. 어려운 표현 하나 없다. 이리 쉬운 말로 심금을 울리는 시를 써제낀 사람이 낙천 백거이다. 이 시는 《전당시全唐詩》에서는 권441에 수록됐다. 일본의 저명한 문화사가 이시다 미키노스케石田幹之助의 전당시를 분석한 책 《장안의 봄》은 바로 이 시에서 제목을 따왔다. 이시다 미키노스케石田幹之助 《장안의 봄》 그러고 보니 이 시는 오직 東 한 가지 이미지로만.. 2019. 11. 20.
친구 죽었다 슬퍼한들 뭘 어쩐단 말인가? 낙천이 보내준 미지·돈시·회식 세 사람이 떠났음을 슬퍼하는 시를 보고서는 모두가 교분이 깊었던 사람들이라, 이 시를 지어 부친다[樂天見示傷微之敦詩晦叔三君子皆有深分因成是詩以寄] [唐] 유우석劉禹錫(772~842) 떠난 친구 탄식한 그대 절구 두수 읊어보다나 또한 마음 울적해져 시 한편 지어보네 세상엔 친구 줄었다 부질없이 놀라고문집엔 제문만 많아졌다는 걸 알았네 봄날 숲에선 새 순이 묵은 순 떨쳐내고 흐르는 물 앞 물결이 뒷물에 밀리는 법 예부터 지금까지 이런 똑같은 일로 슬퍼하니거문고 들으며 눈물 쏟은들 뭘 어쩐단 말인가 吟君嘆逝雙絶句, 使我傷懷奏短歌. 世上空驚故人少, 集中惟覺祭文多. 芳林新葉催陳葉, 流水前波讓後波. 萬古到今同此恨, 聞琴泪盡欲如何. 제목에 들어간 見示견시란 보라고 보내주다, 알려주다는 정.. 2019. 6. 3.
내일이면 저버릴까 밤새 지켜보는 꽃 한시, 계절의 노래(52) 모란꽃을 아끼며 두 수[惜牡丹花二首] 중 첫째 [당(唐)] 백거이(白居易) / 김영문 選譯評 계단 앞 붉은 모란애달프게도 저녁 되니 두 가지만시들었구나 내일 아침 바람 불면모두 질 테니 밤에 아껴 그 시든 꽃불 비춰 보네 惆悵階前紅牡丹, 晚來唯有兩枝殘. 明朝風起應吹盡, 夜惜衰紅把火看. (2018.05.31) 꽃이 시들까 안타까워하는 마음이 ‘석화(惜花)’다. 백거이는 계단 앞에 만발한 모란 중에서 저녁 무렵 두 송이가 시들자 내일이면 그 시든 꽃잎이 모두 떨어질까 근심한다. 그러고는 밤중에 횃불을 밝혀들고 꽃을 아끼며 감상한다. 진실로 꽃 중독자라 할 만하다. 오대(五代) 왕인유(王仁裕)의 『개원천보유사(開元天寶遺事)』에 의하면 당나라 궁궐에서는 꽃을 오래 보기 위해 꽃나무 가.. 2019. 5.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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