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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한겨레 윤석열 김학의 별장 보도는 오보인가 가짜뉴스인가?

by taeshik.kim 2020. 5.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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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에 기반하지 않는 언론보도를 두고 흔히 오보와 가짜뉴스라는 말이 남용되거니와, 이 둘은 목적성에 따라 현격히 다르다는 점은 나는 여러 번 지적했다. 다시 말해 목적성이 개입하지 아니하는 실수 혹은 오독을 오보라 하며, 어떠한 목적성을 기대하면서 그 목적성에 맞추어 팩트를 비틀거나 오용하는 일을 가짜뉴스라 한다. 

 

기자는 항용 오보의 위험성에 노출되고, 실제 오보를 더러 하니, 출판계 오자 탈자처럼 숙명처럼 오보의 위험성을 안고 산다. 이 오보는 분명 기자의 책임이지만, 그럼에도 그 책임성이라는 측면에서 정상참작할 만한 대목이 적지 아니해서 실제 커다란 징계 같은 불미스런 일로 발전하는 일은 드물다. 물론 이런 오보도 사안에 따라 심각성을 초래하기도 하는데, 오보는 되도록 하지 말아야 한다는 당위에는 어떤 기자도 이의를 제기할 수는 없다. 

 

 

한겨레 2020. 5. 22 정정보도 사과문

 

 

반면 가짜뉴스 fake news 는 유혹에 시달리는 기자 혹은 언론이 걷기 십상인 범죄행위다. 가짜뉴스는 그것이 가짜인 줄 알고도 자신이 뜻하는 바의 목적을 이루고자 하는 뉴스 조작행위다. 이는 프로파간다 propaganda 일종이어니와, 현실 세계에서는 정치권에서 흔히 등장한다.

 

여당이 야당을, 야당이 여당을 공격하고자 팩트 비틀기가 항용 일어난다. 내가 언제나 말하듯이 이 현실세계 정치권에서 야당의 이런 성향이 여당에 견주어 강하다. 그것은 정보를 틀어쥔 쪽이 여당인데 견주어 그러지 못한 야당에서는 감성에 호소하기 마련인 까닭이다. 

 

한데 오보와 가짜뉴스는 칼로 자른 무 두 동강처럼 명확히 갈라지는가? 그렇지 않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예컨대 근자의 사례로 보건대 김정은 건강이상설이 불거졌거니와, 심지어 김정은이 죽었다는 그런 보도가 버젓이 국내외 언론을 장식하곤 했으니, 결국 이내 이 일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밝혀졌으니, 김정은이 보란 듯이 어느 비료공장 준공식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한겨레 2020. 5. 22 정정보도 사과문

 

 

그렇다면 김정은이 심각한 건강 이상이 있거나 이미 죽었다는 보도는 가짜뉴스인가 오보인가? 둘 중에 굳이 고르라면 오보 쪽에 무게중심을 두어야 한다고 본다. 이 사태 와중에 김정은 사망설을 주장한 탈북 정치인 둘이 뭇매를 맞았거니와, 그들이 주장한 사망설은 오보일까? 아니면 가짜뉴스일까? 잘못된 정보와 현 북한정권에 대한 증오가 빚어낸 사태임은 분명한 데 그것이 막상 주장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을 적에 무엇보다 그네들 자신이 심대한 타격을 봤고, 그렇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을 적에 그런 타격이 올지 알았을 것이라는 점에서 나는 조심스럽게 오보라는 데 무게중심으로 두고 싶다. 

 

한겨례신문이 5월 22일자 1면과 2면에 걸쳐 현재의 검찰총장 윤석열이 문제의 김학의 별장에서 건설업자 윤중천한테서 수 차례 접대를 받았다는 2019년 10월 11일 보도 및 그 계열 주간 《한겨레21》 1283호(10월 21일자) 보도가 잘못됐다는 사고社告를 냈다. 한겨레의 이들 보도는 오보일까 가짜뉴스일까?

 

 

한겨레 2019. 10. 11 보도 

 

 

한겨레는 명백히 오보로 규정한다. 그것은 무엇보다 이 사고 제목이 ‘“윤석열도 접대” 진술 덮었다’…부정확한 보도 사과드립니다"라는 데서 엿보거니와, 분명히 한겨레는 이 보도를 부정확한 보도, 곧 오보로 규정했다. 

 

나아가 한겨레는 이들 보도가 "한겨레가 언론활동의 기준으로 삼는 취재보도준칙에 비춰, 이 기사가 사실 확인이 불충분하고, 과장된 표현을 담은 보도라 판단했습니다. 정확하지 않은 보도를 한 점에 대해 독자와 윤 총장께 사과드립니다"고 했거니와, 이는 이들 보도가 오보임을 부연한 대목이다. 

 

그렇다면 이 보도는 오보인가 가짜뉴스인가? 물론 후자라는 주장에 한겨레와 그에 동조적인 사람들은 펄쩍 뛸 일이겠지만 나는 후자의 가능성이 무게를 둔다. 내가 그 근거로 주목하는 대목은 두 가지다. 첫째, 기사 자체의 문제성과 둘째 한겨레가 표방하는 정치지향이다. 

 

 

한겨레 2019. 10. 11 보도 

 

 

애초 저들 기사가 보도되었을 적에 나는 서너번 그 기사를 정독했거니와, 그때 내린 결론은 이 기사는 기사 성립 요건 자체를 전연 결여한다는 그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물론 연합뉴스가 비난받기도 하고, 나 역시 그렇다는 점을 잘 알거니와, 그렇다 해도 우리 기자였으면 저런 기사를 쓸 수도 없고, 설혹 그렇다 해도 나 같은 데스크는 결코 송고하지 않았을 기사다. 그만큼 저 기사는 팩트주의에 기반한 기사 성립 요건 자체의 성립 요건부터 결여한 문제기사였다. 

 

윤석열이 수 차례 김학의 별장에 초대되어 접대받았다는데, 도대체 무엇으로 증명을 하는지, 기사 자체가 결여된 상태였으며, 그것을 증빙하는 자료로 제시된 것은 간접적인 증언? 자료? 그런 것들이라 나로서는 한심한 보도라 규정했던 것이다. 

 

그럼에도 왜 한겨레는 저런 보도를 감행했을까? 목적에 휘둘릴 때 가짜뉴스가 생겨난다. 당시 윤석열 검찰은 문재인 정부 핵심을 향한 수사로 돌진 중이었다. 조국 수사로 평지풍파를 일으켰거니와, 이런 사태에서 시종일관 한겨레는 권력 옹호적인 자세를 유지했다. 그러면서 윤석열과 그 검찰을 비판했다. 

 

 

한겨레 2020. 5. 22 정정보도 사과문

 

저들은 분명 눈엣가시 같은 윤석열을 쳐내는 일이 우선이었다. 그런 목적에 유혹되어 저런 보도를 감행했다고 보거니와, 그런 점에서 나는 저 보도는 오보가 아니라 가짜뉴스로 본다. 

 

그건 그렇고, 저 보도가 오보이건 가짜뉴스이건 사실에 기반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보도 직후 내 기억에 대략 1주일 안에 사실상 결판이 났거니와, 그럼에도 왜 한겨레는 지금까지 질질 끌다가 7개월가량이나 흐른 지금에서야 뒤늦게 보도가 잘못됐다고 사과하고 나선 것은 뭔가 생뚱 맞기만 하다는 느낌을 준다. 

 

오보이건 가짜뉴스이건 저 보도는 가뜩이나 추락할 대로 추락한 언론에 그런 불신을 가미한 사건이었다. 물론 이른바 진영논리에 따라 전연 다른 시각을 보이기도 하지만, 언제나 이럴 때마다 기뤠기 운운하는 비난이 잇따르곤 했다. 

 

그만큼 언론을 향한 사회의 질타 혹은 요구가 무겁다는 증좌라 하겠다. 

 

한데 내가 더 웃기는 작태로 보는 건, 저 보도가 나왔을 적에, 삼척동자도 저 보도가 허점투성이임을 알 수 있는데도, 그런 보도를 진실과 팩트로 간주하며 쌍수를 들어 환영한 측과 사람들이다. 이들이 얼마나 저 기사를 퍼다 날랐는지, 당시 sns 사정을 나는 뚜렷이 기억한다. 

 

 

 

한겨레야 오보라고 사과라도 지금에서야 했지, 저 보도를 진실로 간주하며 각종 쌍욕을 퍼부은 사람으로 나도 잘못된 보도를 인용했으니 나도 잘못했다고 과감히 과오를 선언하고 나서는 사람을 나는 듣도 보도 못했다. 이른바 내로남불인가? 

 

저 보도를 진실로 간주하며 그에 기반한 비판을 일삼은 사람들도 자신들의 과오를 인정해야 한다고 나는 본다. 비단 언론이라서 오보를 정정하고 사과해야 하는가? 

 

 

 

가짜뉴스란 무엇인가?

이른다. 내가 듣고 싶지 않은 소식 내가 믿고 싶지 않은 소식 내가 보고 싶지 않은 소식 이를 일러 가짜뉴스라 한다. 이를 우리는 열광 신앙이라 한다. 고로 가짜뉴스는 종교다. 이런 신앙에 기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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