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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훈의 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다른 삶에 대하여33

늙어감의 관찰 사람이 늙어감을 느끼는 시기가 있다. 필자의 경우에는 50대 중반까지는 거의 그런 변화를 느끼지 못했는데 50대 후반 들어 매년 다르다는 것을 절감한다. 이러한 신체-정신적 변화는 대개 늙어감을 두려워하는 노인들이 이를 적극적으로 감추게 되므로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는 경향이 있다. 온라인을 찾아봐도 성장기 청소년의 변화에 대해서는 설명이 많지만 노인의 변화에 대해 디테일하게 적어 놓은 경우는 거의 없다. 사람마다 차이가 큰 탓도 있고 앞에서 쓴 것처럼 노인들이 그 변화를 감추는 탓도 있다. 자신이 정신적으로, 신체적으로 늙어간다는 것은 학자라면, 과학자라면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주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 기억력은 어떻게 감퇴하는가, 신체적 변화는, 정신적 활동은 어떻게 변화하는가. 이런 류의 정보와 기록.. 2024. 3. 5.
60언저리에서 40-50을 돌아보며 (2) 이미 한 꼭지 글을 남겼지만-. 60 언저리가 되어 40-50 시대의 나에게 조언을 하나 하자면, 이것 저것 여러 군데를 파는 것은 좋지만 전체적으로 스토리는 반드시 서로 연결되어 큰 주제로 귀일해야 한다는 말을 하고 싶다. 필자가 60이 되어 지금까지 연구를 정리하는 작업을 하다 보니 일관된 연구주제 안에 포괄하여 설명할 수 있는 논문이 대부분이었지만, 개중에는 뜬금없는 주제로 동떨어진 논문도 전혀 없었다고 할 수 없겠다. 필자가 이런 논문들을 60이 되어 돌아 보니, 이런 논문들은 결국은 다 시간 낭비에 가까왔다는 생각이다. 40-50대는 왕성한 호기심으로 이것저것 손대어 연구해보는 시기이긴 한데, 가장 중요한 것은 반드시 그런 작업들 사이의 연관성, 보다 큰 주제 안에 포괄하여 위치시키는 노력을 게.. 2024. 2. 28.
제 정신으로 글쓰는 나이의 한계는 75세 인생의 역작을 남긴 거장들 프로필을 보면 대략 제 정신으로 글을 남기는 나이의 한계는 75세 전후이다. 아주 예외적으로 80이후에도 왕성한 집필활동을 하는 경우도 있긴 한데, 이런 경우 과연 그 자신의 정신적 노동의 결과물이기만 할것인가, 조금 의심한다. 옆에서 많이 도와주는 사람이 없으면 그 나이에는 불가능할 것이라 본다. 따라서 독립적으로, 의미있는 글을 남길 수 있는 나이의 한계는 필자가 보기엔 75세 전후이다. 그 후에는 아마 글을 남겨도, 회고조 이야기 외에는 어려울 것이라 보며, 정신적 생산성의 한계는 그 즈음일 것이라 본다. 거기에 맞춰 남은 삶도 설계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한다. 2024. 2. 28.
40-50대의 60대 준비 필자도 60이 목전에 있다 보니 40-50대 때 생각한 60과 엄청난 차이가 있다고 느낀다. 지금 40-50인 분을 위해 좀 써 보면-. 1. 체력: 40-50대 때만 해도 60이 되면 체력이 꺾인다는 것을 머리로는 예측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실제로 절감하기 힘들다. 필자도 젊은 시절에 밤새는 일은 밥 먹듯 했고 일이 좀 밀려도 걱정을 안했다. 왜? 밤 새면 되기 때문에. 그런데 체력적으로 딱 꺾인다는 것을 느낀 것이 50대 중반 정도였는데, 비로소 내가 생각하는 60이후는 이전과 확실히 다를 수 있음을 절감했다. 머리로 이해 못했다는 것이 아니다. 머리로는 그 차이를 이해하고 있었겠지만, 체력이 꺾이는 순간에 "절감"하는 것은 또 다르다. 2. 경제적 문제: 결국 이 체력이 꺾이는 것과 관련이 있는 부분.. 2024. 2. 28.
60 전후: Decency의 딜레마 decency는 우리말로 번역하자면 조금 애매한데, 체면? 그것과 완전히 똑같지는 않고 품위? 비슷한기는 한데 이것도 완전히 같지는 않다. 나이가 들어 계속 일할 때 생각해야 할 부분의 하나는 decency다. 대개 나이 60 넘어 은퇴한 후에도 일을 하는 경우에, 60이 넘었다면 사회적지위도 어느 정도 이룬 상태에서 은퇴하게 되는데, 이때 은퇴후에도 계속 일하고자 한다면 선택지는 둘이다. 첫째는 완전히 내려놓고 어떤 일을 어떤 조건에서라도 할 생각을 하거나, 그게 싫다면 어느 정도 decency를 유지하면서 일하되 미리 치밀하게 준비하거나, 둘 중의 하나일 것이다. 여기서 은퇴한 후에도 뭔가 일을 하겠다고 할 때 준비를 전혀 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억지로 decency도 유지하고자 한다면 거기서 갑질이다.. 2024. 2. 25.
[60 전후] 망하는 학회의 특징 망하는 학회는 특징이 있다. 젊은 친구들이 학회에서 보이지를 않는 것이다. 가 보면 영감님 들만 바글바글하다. 학회에 갔더니 젊은 친구들은 없고 왠 영감님 들만 바글바글하다 싶으면 그 학회는 이제 문닫기 시작했다고 보면 된다. 요즘 젊은 친구들도 눈치가 보통이 아니라서 영감님들 많은 데는 안 간다. 그런데는 대개 학회 모임 공고보다 부고장이 더 많이 오며 학회지에 논문 투고 좀 해달라는 메일만 애타게 날라온다. 젊은 친구들이 설쳐서 망한 학회는 유사이래 없었다. 반대로 영감님들이 바글 바글 한데 흥한 학회도 없었다. 2024. 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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