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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훈의 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읽을만한 책5

항상 긴장케 하는 당시唐詩 전철을 타고 오갈 때 벗 삼을 만한 것으로 당시 만한 것이 없다. 당시를 읽을 때는 항상 긴장한다. 다음 구절에서 무슨 말이 나올지를 모르기 때문이다. 같은 구나 같은 련 안에서도 놀라게 하는 표현들이 훅 들어온다. 그러면서도 배배 꼬아놨다는 생각이 안든다. 정신적으로 항상 긴장하게 만들면서도 몇 분 안에 단막극처럼 막을 내리는 당시야말로 전철 독서에 특화한 작품들이다. 당시는 동아시아의 보물이다. 그 어떤 문학작품도 당시를 따라 갈 수는 없다. 동아시아 낭만주의의 아버지이자모든 이 지역 문학작품의 어머니다. 2025. 1. 16.
제러드 다이아몬드 글에 대한 평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최근 제래드 다이아몬드 책들을 통독하고 있는데 이전에 단편적으로 이해하던 것보다 훨씬 잘 쓴 책이라는 것을 통감하고 있다. 이 양반 책은 그냥 여기저기서 줏어 듣고 떠드는 이야기가 아니라 자신의 오랫동안 필드웍에서 얻은 경험을 확지충지하면서 나온 책이라 최근 다이아몬드 흉내를 내서 책을 좀 팔아 먹었던 "유발 어쩌고"하는 친구의 책과는 차원이 다른 책이다. 여러 권의 책을 내는데 전체 주제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구조도 매우 탄탄하고 글을 보면 하루이틀 준비해서 쓴 글이 아니며, 지식 이전에 오랫동안 사색의 결과라 여느 범부들이 평가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는 생각이다. 대략 그가 지금까지 쓴 책들을 보면 자신이 젊은 시절 축적했던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다 했다는 생각이다. 인생에 있어.. 2025. 1. 15.
비로소 읽어보는 문명 비평서들 Personal Journal of D.H. SHINProfessor, Dept of Anatomy and Cell Biology/Institute of Forensic and Anthropological Science, Seoul National University College of Medicine, 103 Daehak-ro, Jongno-gu, Seoul 03080, South Korea. E-mail: cuteminjae@gmail.compaleoshin.blogspot.com필자의 연구편력 블로그 필자는 세간에 유명한 문명비평서는 거의 읽어보지 않았다. 일단 의대를 졸업한 후 대학원에 들어가서부터 지금까지문명비평서를 읽을 정도의 시간 여유가 없었다. 정확히 말하면 전혀 안 본 것은 아닌데 예를 .. 2025. 1. 11.
제레드 다이아몬드의 "문명의 붕괴"와 한반도 제레드 다이아몬드Jared Mason Diamond의 "문명의 붕괴"(Collapse)를 읽고 있는데, 글쎄다.다이아몬드는 세계 각지의 예를 들며 다양한 인류문명의 붕괴사를 살펴보고 있지만내 생각에는 한반도의 역사 하나만 잘 구워삶아도 문명의 붕괴에 대한 훨씬 대단한 역작이 나올 거란 생각을 해 본다. 한반도의 역사는, 번영이라는 측면에서는 할 말이 많지 않은 역사이겠지만 문명의 붕괴 위협과 생존, 응전이라는 측면에서는 정말 할 말이 많은 역사이기 때문에 그렇다. 이런 주제의 책이 나온다면 마땅히 한글보다 영어로 씌어져야 할 것이다. 2025. 1. 3.
대한민국 돼지 이야기 조선시대 동물과 우리 조상들 삶을 엿보기 위해 최근 이런 저런 책을 읽어가는데 이 책이 돼지에 대해서는 상당히 정리가 잘되어 있고 쉽게 읽히는 데다가 수준이 상당히 높다. 무리스런 억지도 없고 인용한 이야기들이 전부 근거가 확실해서 대중서와 전문서 역할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고 생각한다. 이런 책이 많아져야 하는데 몇 권이나 팔렸는지 모르겠다. 이 책을 읽자면 무엇보다도 우리가 지금 즐기는 돼지고기의 원형이 생각보다 굉장히 늦게 형성되었다는데 놀란다. 돼지국밥, 삼겹살, 돼지목살, 돼지갈비, 심지어는 돼지불고기까지 필자가 좋아하는 이 요리 중 한국전쟁 이전까지 소급 가능한 것이 거의 없는 듯 하다. 물론 맥적을 그 기원으로 보기도 한다만, 맥적과 돼지갈비의 관계는 택견과 태권도 비슷할 것이라 본다. .. 2024. 10.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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