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훈 (서울의대 생물인류학 및 고병리학 연구실)
앞에서 보았던 늪지 미라는 언제 살던 사람들인지는 대략 알려져 있다. 대체적으로 우리나라 역사로 보면 후기 고조선에서 이른시기의 원삼국시대-. 유럽사에서는 로마가 브리튼과 골을 제국의 판도하에 넣기 이전의 시대에 해당 한다.
늪지미라가 된 사람들이 살던 시대-. 기원전 200년. 동아시아에는 한제국과 아직 멸망 직전의 고조선이 존재하던 시기이며 유럽은 케사르의 갈리아 원정이 시작되기도 전이다.
우리나라 원삼국시대의 정황에 대해서 중국쪽의 관찰 기록이 삼국지 위지 동이전으로 남았듯이 늪지미라가 된 사람들이 아직 생존하던 시대의 정황은 당시 로마인의 관찰에 의해 남아 있다. 대체적으로 늪지미라가 나온 지역은 앞에서도 이야기 했듯이 아일랜드, 영국, 독일, 네덜란드와 덴마크 등 북구라파 일대가 되는데 이 지역은 로마의 원정 이전부터 Hibernia (아일랜드), Britannia (영국), Belgica (벨기에와 네덜란드 등 저지국가), Germania (독일과 덴마크 등)으로 불렸다.
로마 원정 이전의 갈리아-브리타니아-게르마니아. 로마의 집요한 시도에도 게르마니아는 끝내 제국의 판도안에 들어오지 않았다.
서양사에서 잘 알려진 것 처럼 갈리아-브리타니아-게르마니아 등 후세의 서유럽이 되는 지역에 대한 로마화가 시도된 시기는 대체적으로 로마 공화정 후기-. 역사적으로는 카이사르의 원정으로 대표된다.
우리 역사에서 고조선이 망하고 한반도에 한군현이 설치되어 기능하던 기원전 50년대. 로마의 카이사르는 성공적으로 갈리아 원정을 수행한다.
카이사르의 갈리아원정. 우리나라에도 그가 저술한 "갈리아원정기"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져 있다.
서유럽 일대에 대한 로마의 팽창 정책은 집요하였다. 카이사르에 의해 기원전 1세기 시작되었던 브리튼 섬 원정은 서기 1세기까지 지속되어 이 곳에도 속주를 건설하게 된다. 서기 43년에서 84년까지 걸친 여러 황제의 시대에 로마군은 브리튼을 원정하여 오늘날의 웨일즈-잉글랜드 일대를 판도안에 넣는다.
서유럽 일대에서 로마의 팽창 정책은 로마군이 토이토부르크 숲에서 게르만 족 군대에게 격파되어 라인강을 경계로 국경이 확정됨으로써 (서기 9년) 최종적으로 종식된다. 대략 서기 1세기까지 지속된 팽창기에 로마는 늪지미라인들이 활동하던 지역 일부를 영토에 편입하게 되는데 대략 Belgica와 Britania가 그 곳이다.
한편 로마가 영토로 편입하지 못한 게르마니아 Germania 지역에 대해서도 민속지적 성격의 기록이 남는데 이것이 타키투스 Tacitus가 저술한 Germania 이다. 서기 56년에 태어나 117년에 사망한것으로 알려진 타키투스는 그의 명저 "Germania"에서 오늘날 늪지미라의 성격과 관련하여 매우 중요한 시사점을 주는 이야기를 남겼다. 그 내용은...
타키투스. 그가 저술한 "게르마니아"는 근대 독일민족주의의 성립 과정에도 큰 영향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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