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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훈의 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60 이후의 인생70

사라진 꿈의 구장, 서가 책이 바뀐 도서관 꿈의 구장이라는 영화가 있다. 필자가 좋아하는 영화로 일년에 한 번은 보는 것 같다. 케븐 코스트너 주연 영화인데 국내에서는 별 성공을 못 거두었는데 미국에서는 상당한 시간이 지났는데도 팬층이 있다. 매력이 있는 영화다. 이 영화에 보면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유령이 된 야구선수가 자기가 좋아하는 야구를 하고선 주인공에게 여기가 천국인가요 하고 묻는 장면이 있다.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곳에 있는 것이 아마 천국일 것이다. 도서관도 누군가에게는 천국일 수 있지 않을까.  대학도서관도 장서를 배열한 것을 보면 그 도서관 수준을 짐작할 수 있다. 어떤 책이 장서고에 있는가 서가에 있는가를 보면그 도서관 수준이 보인다는 말이다. 서가에 있어야 할 책을 넣어두고 왜 둔 건지 이해가 안가는 책을 서가에 꽂아둔 도서.. 2025. 2. 14.
길어진 수명... 한번 더 물어야 하는 천명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子曰:吾十有五而志于学,三十而立,四十而不惑,五十而知天命,六十而耳顺,七十而从心所欲,不踰矩。수명이 길어졌다고 더 일해야 한다고 세상에서 난리이다. 필요하다면 더 일할 수 있겠지만, 길어진 수명의 시대, 공자께서 하늘에 물었던 천명을 나이 육십에 한번 더 물어야 하는 거 아닐까. 하다 못해 주나라도周雖舊邦 其命維新이라 하여 제후국에서 천자국으로 올라갈 때 천명을 다시 받았는데, 더 일해야 한다고 하면서 천명을 다시 묻지 않는 것은 안될 일 아니겠나? 육십 이후에 뭘 하고 살아야 할지 한번 더 하늘에 물어봐야 할 시대다. 2025. 2. 12.
혼자 일하는 자가 (늘그막에) 강하다 인간은 누구가 갈 때 되면 혼자서 가게 된다. 그리고 그렇게 가기 전에 이미 점점 혼자에 가까운 삶으로 걸어간다. 나이 60 이후의 인생은 조감하건데, 집을 지탱하는 기둥이 하나씩 부러지는 것과 같다. 무너지는 기둥이 집 구조를 지탱하지 못하는 방식으로 빠지게 되면 일찍 문을 닫게 될 것이고 아슬아슬하면서도 오래 버티게 된다면 정신적 생산활동이 오래오래 전개될 것이다. 나이 60이 넘어가면 따라서 혼자 일하는 데 무조건 익숙해져야 한다. 주변을 보면 퇴직 이전까지 열심히 일하던 연구자가 그 후 그냥 뒷방 늙은이로 늙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혼자 일하는데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면 무조건 혼자 일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요즘은 이렇게 일할 때 좋은 작업 파트너가 있다. AI라고.. AI와의 협업.. 2025. 1. 16.
학자로서 생명이 긴 인문학자 필자는 의대, 의과학 자연과학자로 입신했기 때문에 아무래도 이쪽 전통을 이었다고 볼 수 있고 나이 60 이후 인문학을 파고 든다고 여러 번 선언했지만 아무래도 곁다리 공부라 한계는 있을 것이라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무리해서 이쪽 연구로 넘어가고자 하는 이유는 애초에 의과학은 60 이후 사실상 연구가 종지부를 찍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 분야는 실험실 작업을 바탕으로 하는지라 실험실을 정년 이후 유지하기가 힘든 탓에 아주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65세를 넘기기 힘든다. 최근에는 이것도 몇 년 더 연장한다는 사람들도 보는데필자가 보기엔 별 의미가 없다.무엇보다 이 분야는 연구 발전 흐름이 매우 빨라서 젊은이가 아니면 따라가기 힘든다. 실험실 작업이란 것도 젊은 연구자들의 놀이터이지나이 60이 넘.. 2025. 1. 3.
장편은 육십 전에 읽어라 자신의 지적 생산활동에 쓰는 밑거름으로 삼고 싶어서 예를 들어 조선왕조실록을 통독한다던가, 자치통감이나 속자치통감을 통독한다던가, 연려실기술을 통독한다던가, 국조보감을 통독한다던가,뭐 기타 대단한 장편을 통독하려 한다면 반드시 육십전에 읽기를 권한다. 나이 들어 장편에 손을 대면 거기서 뭐 의미있는 사실을 뽑아 내기 전에 죽는다. 나이들어서 하는 작업은 젊었을 때 확보해둔 지적 자산을 가지치면서 살아가는거라육십넘어 대단한 장편을 읽어 거기서 뭐 새로운 구조물을 세우겠다고 하면그 구조물 기초공사 하다가 저 세상으로 간다. 치매예방용으로 심심풀이 삼아 읽겠다면 뭐 그거야 말릴 생각은 없겠지만. 거듭 강조하건데, 장편은 육십 전에 읽고 육십 이후에는 그 전에 쌓은 지적 자산을 가지치며 살아야 한다. 따라서 .. 2024. 12. 27.
육십 언저리에 새삼 달리 보이는 가족 (그리고 귀거래사) 요즘 가족애를 새삼 느낀다는 블로그 김단장님 글을 보니, 필자가 요즘 겪는 변화와도 비슷한 것 같아 글을 남겨 둔다. 필자도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항상 일이 최우선이었는데, 요즘은 이제 그럴 나이가 아니라는 것을 절감한다. 가족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내가 인생을 지금 2/3는 살았을까 3/4은 살았을까. 아무튼 남은 인생 최우선은 가족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왜 이런 변화가 생기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피부에 주름이 지고 머리가 하얗게 변하는 것과 마찬가지의 생리적 변화가 아닐까. 나이 60 이후에도 권력욕, 돈 욕심, 건강 욕심 여러가지 욕심이 있겠지만, 가족하고 즐겁게 살다 갈 정도의 건강과 경제적 여유라면 그것으로 족한 게 아닐까. 도연명의 귀거래사를 붙여둔다. 귀거래사도 결국 .. 2024. 1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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