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신동훈의 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60 이후의 인생68 나이가 든다는 것: 축소되는 어휘의 수 필자도 이제는 나이가 들어서인지 글쓸 때 적당한 어휘가 있었는데 금방 기억이 안나는 경우가 있다. 영어 국문 양쪽 모두 불문이다. 필자 짐작으로는 지금 과거에 기억하던 어휘가 아예 기억이 안나는 경우는 없는데 뭔가 적당한 표현이 있었는데.. 망설이는 시간은 분명히 길어졌다. 필자의 선배님들도 연세가 드시면 어휘의 수가 많이 줄어들었구나 느낄 때가 있다. 연세 드신 양반들일수록 글이 어색하게 보이는 이유는 그 때문이다. 얼른 기억나는 어휘가 줄어드는 것이다. 그러니 선택의 폭이 좁은 어휘안에서만 적당한 표현을 찾게 되고 그러자니 문장이 이상해 지는 것이다. 많은 부분에서 나이가 든다는 것은 젋었을 때 상상한 그런 것과는 차이가 있다. 젊은 나이일 때는 자신이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꺾인다는 것을 상상하지 .. 2023. 10. 28. 필자의 정리작업 근황: 일본 고병리논문과 법의인류학 단행본 몇 차례 이 THE HERITAGE TRIBUNE 에 썼지만 현재 필자는 그간의 연구작업을 정리 중이다. 두 가지 작업이 목하 진행 중이다. 첫째는 일본에서의 고병리 종설 출판 작업. 연전에 고고학 저널에 고병리 관련 논문 세 편을 발표했는데 현재는 계간고고학에 5편 고병리 관련 논문을 공동집필 중이다. 일본에도 고병리는 현재 활발하다고 할 수 없는데 두 잡지에 고병리 관련 논문을 싣는 것은 필자의 정리작업에서 나름의 의미가 있다. 두 잡지에 싣거나 실릴 논문들은 모두 종설이다. 12월 중에는 모두 끝난다. 두번째는 법의인류학과 개인식별에 대한 단행본 작업. 서울의대 이숭덕 교수와 함께 우리나라 법의인류학과 개인식별에 대한 단행본 집필을 진행 중이다. 법의인류학이라는 것은 발굴현장에서 확인된 인골 등에 .. 2023. 10. 25. 험난한 학제간 통섭의 길 (2): 쥬라기공원 마이클 크라이튼 Michael Crichton 유심히 보면 이런 학제간 통섭의 길을 걸은 사람들은 제레드 다이아몬드만 있는 것은 아니다. 다이아몬드의 글은 필자가 아주 높게 평가한다. 대중서를 쓰기 이전 장기간에 걸친 기초의학자로서의 경륜이 잘 녹아 있어 책 수준이 아주 높다. 반면 유사한 기조의 책이지만 최근 각광을 받는 유발 하라리는 명성에 미치지 못한다는 생각이다. 일단 하라리 역시 학제간 통섭을 지향하지만 자연과학이나 인류학 분야 스토리를 제대로 소화시킬 역량이 모자라는 것으로 보인다. 다분히 언론이 만든 스타라고 생각한다.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학제간 통섭 수준이 높은 사람으로 마이클 크라이튼 Michael Crichton (1942~2008)을 들 수 있다. 하버드 의대 출신 의사로 일찍부터 작가 길을 걸었다. 이 사람은 대중 작가로 유.. 2023. 10. 17. 험난한 학제간 통섭의 길: 총균쇠 재러드 다이아몬드 Jared Diamond (1) 일단 필자는 이 양반과는 전혀 면식이 없다. Jared Diamond-. 우리나라에도 이 양반 저술이 아마 번역이 꽤 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그 중 가장 유명한 것이 대학생 필독서 1, 2위를 다툰다는 소위 "총-균-쇠"가 있다. 이 양반이 37년 생으로 필자 가친보다 한 살이 많다. 총균쇠를 써 냈을 때 이미 베스트셀러 작가로 이 당시 필자는 모교 대학원생이었으므로 인연의 고리가 만들어지기 어렵다 하겠다. 다이아몬드는 기초의학전공자다. 그리고 우리가 아는 베스트셀러를 써 내기 시작한 시기가 상당히 생각보다 늦다. 원래 의대교수로 전공은 생리학이었다 (지금은 정계로 진출한 안철수 선생과 같다). 그가 남긴 베스트셀러 책들의 일관된 주제인 환경사를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한 시점에 이미 그는 50대였다... 2023. 10. 16. 필자 평생의 업적 1호 필자가 스스로 평생의 업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미라 논문도, 그 단행본도, 인더스문명도 아니다. 필자가 첫머리에 내새울수 있는 평생업적의 1호는 완벽하게 그 history가 개체별로 파악된 고인골이 후속세대에 질서정연하게 이양되어 우리나라 인류학자들이 앞으로 계속 연구할 수 있는 바탕이 될 수 있게 한 것이다. 무슨 말인고 하니-. 필자가 이 일을 시작할 때 우리나라에는 옆나라 일본에 수천 수만개가 있다는 고대 인골이 거의 없었다. 아니 그나마 좀 있는 곳도 연구 좀 하자는데 보여주지를 않았다. 거짓말 같지만 지금 고인골을 연구하는 40대들은 그렇게 현장에서 박대 받으며 성장한 친구들이다. 내가 20년 작업으로 하나하나 ID한 그 고인골들은 2-3년 안에 내 손을 완전히 떠난다. 물론 어느 곳에서 출토되었.. 2023. 10. 15. 결승점이 보이기 시작한 때 나이가 회갑에 가까와지기 시작하니 신체에도 많은 변화가 생기는 것인지 이전에는 대단하게 생각했던 것이 별로가 되고 그전에는 생각지도 않던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게 된 것 같다. 소위 연구라는 것도 그렇다. 예전처럼 논문 한편을 어디 내고 어떤 사실을 발견하고 하는 것보다 뭔가 전체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되는 것 같다. 논문을 쓰다 보면 이 단계까지 들어가기가 쉽지 않은데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는 것 자체가 인생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졌다는 뜻이겠다. 예전에는 회갑에 가까와져 퇴직이라는 결승점이 앞에 보이기 시작하면 그 결승점을 지난 후의 인생은 여생이라는 말이 상징하듯이 덤이요 죽기 전까지 놀듯 쉬듯 지내는 시간을 의미했다. 요즘은 흔히 수명이 길어져 60대에도 계속 일한다고는 말하지만.. 2023. 10. 14. 이전 1 ··· 7 8 9 10 11 12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