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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훈의 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2021

"비원"이라는 이름 창덕궁 후원은 필자가 어렸을 때까지는 비원祕苑이었다. 이 이름이 얼마나 유명했냐 하면 중학교인가 영어 교과서에까지 나왔었다. 외국인이 비원이 어디냐고 물어보는데 답을 하던거던가 교과서에서는 비원을 Secret Garden 이라고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 이름이 언제부터인가 일제가 궁궐을 모욕하라 붙인 거라 폄하되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창덕궁 후원이라는 이름을 두고 비원이라는 이름으로 부르면 몰상식한 놈 취급을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도, 아직도 비원이라는 이름은 끈질기게 살아 남아 지금도 창덕궁 후원은 몰라도 비원은 사람들이 안다. 비원이라는 이름이 일제가 조선왕궁을 모독하려고 붙인 건지 뭔지는 모르겠다만 (그럴 수도 있겠지만, 만약 그랬다면 걔들도 정말 할 일도 없던 놈들이라 보지만) 비원이라는 이름.. 2024. 10. 9.
[연구동향] 첫번째 반 대중서를 지향하며 얼마전 이 블로그에 소식을 전한 것처럼 필자는 지금 영국 출판사 한 곳과 구두계약을 맺고 조선시대 미라에 대한 개설서를 준비 중인데, 이 책은 당초에는 별 생각 없이 지금까지 조선시대 미라에 대한 연구가 여기저기 영어로 논문으로 발표되었지만 이를 종합한 책이 없으니 그것을 준비해놓고 필자의 조선시대 미라 연구는 마무리 하자는 생각이었는데, 막상 시작하고 보니 생각이 바뀌어 기왕 쓸 바에는 반대중서로 눈높이를 확 낮추어 이를 조선시대 미라에 대해 쓴 여러 논문에 대한 쉬운 입문서로 쓰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지금 한참 불이 붙어 챕터를 채워 나가고 있는데 아마도 내년 3월이면 출판사에 완성된 원고 초고를 넘길 수 있을 듯 하다. 이 책에 대한 평가가 좋으면, 이런 반대중서를 영어로 좀 계속 써 낼 생각이.. 2024. 10. 9.
구차한 부연 설명이 필요하다면 생략해 버려라 한국문화에 관련한 글을 영어로 쓰다 보면, 구차한 부연 설명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무슨 말인고 하니, 필자도 조선시대 미라 이야기를 쓰다 보면왜 이런 미라가 나왔는가, 왜 이런 무덤이 만들어졌는가를 길게 부연해놔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독자가 동아시아 사람이 아니라 영미권 독자들인 경우에는 어차피 그렇게 길게 한국문화를 부연 설명해 봐야 아무도 그것을 안 읽고 읽는다고 해봐야 이해도 못한다. 오히려 이런 장황한 부연설명이 그 글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에 대한 관심을 분산시켜 산만하게 만들 뿐이다. 처음에는 필자도 이런 한국문화에 대한 부연 설명을 필요한 경우 장황하게 하는 편이었는데요즘은 말이 좀 길어질 만 하면 전부 각주처리하거나 아니면 아예 생략해 버리는 편이다. 필자는 어떤 문화를 이해하는 데 있어 진.. 2024. 10. 9.
2025 세계고고학회 https://worldarchaeologicalcongress.com/wac10/ WAC-10 – Darwin 22-28 June 2025worldarchaeologicalcongress.com 세계고고학회가 내년 6월 22-28일, 호주 다윈에서 개최된다. 자세한 것은 위 링크를 참조해 주시길. 2024. 10. 9.
한국 대중문화의 위대함 한국 대중문화는 위대하다. 서구 사회에는 동양 문화에 대한 편견이 있다. 동양문화권에 대한 엄청난 발견이 있어도 대략 그 여파는 학계에서만 맴돌 뿐 일반 대중문화에 이르면 그 여파가 잘 미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마왕퇴-. 필자가 보기엔 이 발견은 정말 엄청나다. 이 정도 볼륨을 가진 발견은 서구권에 갖다 놔도 세기의 발견이다. 물론 이 무덤에 대한 학계평가는 매우 높다. 하지만 한 발만 발을 바꿔 디디면 마왕퇴가 뭔지 모르는 사람이 미국과 유럽에는 널렸다. 설사 알게 된다 해도 세상에 이런 일이 정도다. 그 문화가 일상적으로 소비되는 수준에 이르기 매우 어렵다는 뜻이다. 조선시대 미라도 마찬가지인데-. 조선시대 미라에 대한 연구도 현재는 이 연구가 추구하는 성과의 수준이 매우 높다는 점은 부정하는 사람.. 2024. 10. 9.
대학에 남으면 안되는 이들 필자가 대학 밥을 먹다 보니 내린 나름의 결론은 대학은 머리 좋은 사람들보다 호기심이 많은 사람들이 남아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머리가 아무리 좋아도 그건 다 아는 거고 원래 다 알던 거고 그게 왜 궁금하냐고 하는 사람들은 대개 얼마 안 되서 연구는 제쳐두고 바깥으로 나도는 꼴을 수도 없이 봤다. 하지만 자기가 하는 일을 좋아하고 이것저것 궁금해 하는 사람들, 궁금하면 끝장을 봐야 하는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어쨌건 죽이 되건 밥이 되건 자기가 택한 주제를 끝까지 파들어가고, 나이 지긋해지면 그래도 일생 동안 판 주제로 책 몇 권이라도 남기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대학은 머리 좋은 사람보다 호기심이 많은 사람들이 남아야 한다. 공부에 관심이 없고 도통 궁금한 게 없다면 대학은 남아서는 안 된다. 2024. 10.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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