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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훈의 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2022

과학적 사고의 첫발은 관찰 과학이 태동하는 시기 대개는 관찰의 수준이 올라가는 데서 과학적 사유가 시작된다. 과학혁명의 첫발이 해부학과 천문학에서 시작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인체에 대한 관찰과 천체에 대한 관찰 기록 이것이 곧 근대과학을 만드는 첫발이라는 말이다. 따라서 어떤 사회의 과학적 사유의 맹아를 보고자 한다면 그 사회의 관찰 수준을 보면 된다. 예를 들어 조선시대의 과학적 사유의 수준을 보려면 최한기가 지동설을 알았네 아니네 이런 것은 과학적 사유와 아무 상관도 없다. 세계가 둥글다는 것을 알았네 아니네 이런 것은 과학과는 아무 상관도 없다는 말이다. 이보다는 과학적 사유의 첫발이라 할 관찰과 기록의 풍조가 식자들 사이에 일어나는가 이것이 근대과학의 태동에 있어 훨씬 중요하다. 관찰기록 하나 없이 하늘이 아니라 지구가 .. 2024. 9. 29.
필자가 하는 이야기에 대하여 필자가 하는 이야기가 역사학, 고고학, 유전학을 넘나든다고 해서 이 이야기들이 역사학, 고고학, 유전학 범주에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 말아주기를 바란다. 필자는 2000년대 초반부터 고고학 발굴현장에서 여러 가지 작업을 하고 많은 역사학자분과 교류하며 논문을 써왔지만 필자가 고고학자라던가 역사학자라는 생각은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인간의 건강과 질병에 대해 답을 찾다 보니 자연스럽게 다른 분야에 넘어간 것이지필자의 이야기에 발굴 이야기, 문헌 이야기가 나온다고 해서 고고학? 역사학?필자는 그런 학제간 장벽의 존재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이 블로그에 계속 쓰고 있듯이 필자가 그리고 있는 큰 주제가 있는데 이 주제를 파고 들어가기 위해 펼쳐 놓는 그물 안에 고고학 비스무리한 것, 역사학 비스무리한 것,.. 2024. 9. 28.
이사벨라 버드가 온돌에서 죽다 살아난 까닭 이사벨라 버드의 글을 읽어보면 재미있는 이야기 중 하나가 뜨거운 온돌방이 인상적이었던 모양으로, 견딜 수 없을 정도로 방을 달구는 여관집들이 아마도 이해가 안 갔던 모양이다. 그래서 이 꼼꼼한 할머니는 온돌방에 앉아 방 온도까지 재서 그것을 기록해 놓았는데 한번은 39도까지 올라갔다고 한다. 그래서 너무 더워 방문을 좀 열고자 하면 호랑이 들어온다고 방문 닫으라고 한 모양이다. 꼼짝없이 매일 밤마다 35를 넘나드는 온돌방에 앉아 도대체 왜 이렇게 죽도록 방에 불을 때나 이해가 안 간 모양이다. 오늘 김단장 쓰신 글을 보니 여관집은 아마도 쇠죽 쑤는 김에 온돌방도 같이 달구었음이 틀림없다. 그 사실을 알았다면 현대 인류학적 시각을 100년도 전에 이미 가지고 세상을 바라봤던 이 똑똑한 할매는 아 그래서 그.. 2024. 9. 28.
이사벨라 버드의 한국 기행 한 가지 놀라운 것은 이 분이 1831년 생인데 한국 여행을 1878년 (47세)에 처음하고 두번째 방문을 무려 1897년 (66세)에 한 다음 1898년 (67세)에 저 유명한 한국에 관한 여행기를 썼다는 점이다. 이 양반의 기행문을 보면 알겠지만그냥 유람하는 정도가 아니고 배를 타고 단양, 영월, 금강산에 원산까지 누볐다. 이걸 무려 할 매 혼자 돌아다녔다는 점이 놀라울 뿐이다. 그냥 안 가보고 대충 적은 거 아닌가 싶다가도 그 묘사의 디테일, 관찰의 정확성을 보면안 가보고는 도저히 적을 수 없는-.  21세기에 인도에 가서 땅을 파도 덥고 힘들어 죽네 사네 하는 판에 놀라울 뿐이며 나이 60대에 이런 업적을 남길 수 있는 것을 보면 나 같은 사람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사벨라 버드가 전하는 .. 2024. 9. 28.
이사벨라 버드가 전하는 흡혈귀 이야기 필자가 최근 읽고 있는 구한말 외국인의 한국기행문 중에는이사벨라 버드의 저작 이상이 없다. 그녀의 날카로운 관찰력, 그리고 대상에 대한 기본적 애정은 필자가 부끄러울 지경이다. 이 양반은 지금 태어났다고 해도 세계적인 인문학자로 대성했을 것이다. 물론 한국에서 태어난다면 어렵겠지만. 이사벨라 버드의 책을 보면, 흡혈귀 이야기가 나온다. 그녀의 이야기에 의하면 조선에 사는 이 흡혈귀는 바로 "양반"이다. 아무것도 안 하는 이들이 농민의 피를 빤다는 것이다. 이 점에서 이사벨라 버드가 주목한 것은 "농민의 피를 빠는"데 있지 않았을 것이라 본다. 굳이 자본론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이 세상에는 싫던 좋건 그렇게 지배자와 피지배자가 오랫동안 역사를 만들어 왔기 때문이다. 지배자라고 해서 유럽에 없었겠는가?미국에 .. 2024. 9. 28.
왜 폼나는 말은 유지하기 어려운가 구한말 외국인의 눈에 비친 한반도의 말은 대부분 조랑말인데 이에 대한 평가는 이원적이다. 부정적 측면은 체고가 낮고 성질이 좋지 않아 마부들이 통제하기 어렵고심지어는 자기들끼리도 싸우는 판이라 말로 부리기가 어렵다는 기술이 있는 반면긍정적 측면을 보면 적게 먹고 아무거나 먹고 크기는 작은데 끈기가 있어서 먹은데 비하면 엄청나게 멀리 간다는 것이다. 이를 간추려보면 결국 한반도에서 조랑말이 살아 남은 건 쉬는 장소에 풀어만 놔도 아무거나 잘 먹어서 마초가 필요없다는 점이 매우 크게 작용했다 할 수 있겠다. 군마로 쓸 만한 품종-. 우리 역사에서도 외부로부터 어느 시점인가는 들어왔을 수도 있겠다고 보는데 이런 말들은 전쟁이 조금만 뜸해지면 한반도에서 곧 도태되었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 바로 이 사육의 어려움이.. 2024. 9.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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