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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훈의 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1471

2023년 연구실 성과보고 Heritage Tribune이 출범한 이후 연구실 성과는 따로 올리려 하지 않았지만, 이 경로가 아니면 인문학 관련한 필자의 연구실 성과를 국내 학계에 알릴 방법이 없어 부득이하게 Heritage Tribune에 올려둔다. 양해를 구한다. 필자 연구실의 2023년 연구성과보고이다. 고고학-역사학-인문학 관련 성과 외에는 모두 제외하였다. 한글로 간단히 설명을 붙였다. 논문 링크는 아래 QR코드를 따라 들어가면 볼 수 있을 것이다. 기존에 수행해온 20여년간에 걸친 필자의 연구 작업의 마무리가 한참 진행 중이라 할 수 있다. 이 작업이 모두 끝나면 새로운 길을 찾아 나가게 될 것이다. [영어논문] E2023-1. Kim JE, Lee HJ, Hong JH, Kenig A, Zaitsera E, Slepc.. 2024. 1. 28.
강아지풀, 조의 조상 사육동물 중에서도 사람들이 가축화한 후 야생종이 사라지는 경우가 있다. 대표적으로 소, 말은 현재 야생종이 멸종하고 없다. 사람들이 사육한 대신 야생종이 멸종한 것이다. 반면에 돼지, 닭 등은 아직 야생종이 건재하다. 식물의 경우에도 쌀은 아직 야생종이 있다. 전술한 기장의 경우 야생종이 멸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게 야생종이 멸종해 버린 경우에는 식물이건 동물이건 사람에게 피난 온 셈이 되겠다. 개는 늑대의 사육종이고 여전히 같은 종이지만 정작 늑대 중에 개와 직접 이어지는 조상격의 늑대무리는 사라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농작물 중 조의 조상격의 식물이 강아지풀이다. 강아지풀과 조는 속명도 같고, 종명만 다르다 (강아지풀: Setaria viridis; 조: Setaria italica) 가을녘 .. 2024. 1. 28.
죽을 의무가 없던 매천 황현, 망국의 시기 유가의 행동 吾無可死之義 但國家養士五百年 國亡之日 無一人死難者 寧不痛哉? 吾上不負皇天秉彝之懿, 下不負平日所讀之書. 冥然長寢, 良覺痛快. 汝曹勿過悲 나는 죽어야 할 의리가 없다. 다만 국가에서 선비를 기른지 5백 년이 되었는데, 나라가 망하는 날에 한 사람도 국난에 죽는 자가 없다면 어찌 통탄스러운 일이 아니겠는가? 내가 위로는 하늘로부터 타고난 양심을 저버리지 않고, 아래로는 평소에 읽은 글을 저버리지 않으며 영원히 잠들어 버린다면 참으로 통쾌함을 느끼리라. 그러니 너희들은 너무 슬퍼하지 마라. 경술국치 당시 황현이 자결하면서 남긴 유서의 내용이다. 여기서 중요한 부분은, 吾無可死之義 但國家養士五百年 國亡之日 無一人死難者 寧不痛哉? [나는 죽어야 할 의리가 없다. 다만 국가에서 선비를 기른지 5백 년이 되었는데, 나.. 2024. 1. 28.
문체반정과 군주도통론 정조가 문체반정을 시도한 것은 본인이 도통을 이었다고 자임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유교에서는 공자 이후 왕이 도통을 이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이 도통을 군주인 자신이 이었다고 말할까 말까 고민하다 끝낸 양반이 영조, 대 놓고 내가 도통을 이었다고 외친 이가 정조였다. 본인이 도통을 이었고 사문의 수호자를 자임했으니 문체도 고문으로 되돌리겠다고 나선 것이다. 도대체가 문체반정을 하겠다고 나선 군주를 근대적 싹수가 보이는 왕이라도 떠받드는 사람들을 필자는 이해할 수가 없다. 내가 도통을 이었기 때문에 사대부들 너희는 입닫고 나를 따라와라. 내가 곧 정의요 황극皇極이니 너희는 싸울 필요도 없다. 나만 따라오면 된다. 이것이 탕평책이고 황극론이다. 한국은 물론이고 중국땅에서조차 공자 이후 왕이 설치면.. 2024. 1. 28.
돌갈판과 돌가루 빵을 주식으로 하는 문명권에서는 음식을 거칠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로 돌갈판을 꼽기도 하는 듯 하다. 돌갈판은 곡물을 갈아서 가루로 만들어 빵이나 국수를 만드니 일차적으로 음식을 부드럽게 만드는데 기여하겠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이렇게 음식을 갈아내는 과정에서 돌가루가 곡물 가루에 섞여 들어가니 이것이 음식을 먹을 때 치아를 미세하게 마모시키는데 기여한다고 보는 것이다. 따라서 돌 갈판은 거친 음식을 완화시키지만 그 자체 음식을 거칠게 만드는 효과도 미미하게 있다고 본다. 우리 박물관에서 돌갈판을 볼 때마다 저것을 가지고 곡물이나 채집해온 식물을 갈았다 치자. 도대체 뭘 만들어 먹었을까? 국수는 아닐거다. 빵도 아니고. 그럼 도대체 뭘 만들어 먹었을까? 죽? 죽이라면 오래 끓여도 비슷해지지 않았을까... 2024. 1. 27.
황하문명은 조와 기장이 만들었다 쌀이 만든 것이 아니다. 한반도와 만주 역시 도작에 적합한 지역은 한반도 중남부 일대 뿐이다. 나머지는 모두 중국의 진령회하선 이북에 해당하는 잡곡 농경지대였고, 이 지역에 도작이 성행하게 된 것은 극히 최근의 일이다. 우리는 잡곡을 우습게 본다. 그런데 사실 황하문명은 조와 기장, 잡곡이 만들었다. 쌀 농사는 고도의 재배기술이 필요한데 특히 한반도 남부 일대는 쌀농사하기에 위도가 너무 높아 더더욱 서투른 농경기술로는 쌀 재배가 어려운 곳이다. 쌀농사가 어느날 아침에 원시적 농경이나 하던 곳에 덜커덕 들어왔을까? 한반도 남부 쌀농사 이전에는 장구한 잡곡 농경의 역사가 있었음에 틀림없지 않을까. 우리는 비파형동검문화, 정가와자鄭家窪子 문화가 한반도 남부로 밀려 들어왔다고 담담히 말한다. 그런데 그 문화권 .. 2024. 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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