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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훈의 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1471

서인 세계관보다 더 문제인 황극론 흔히 18세기 집정 서인 세계관의 대척점으로 숙종-영조-정조대의 황극론을 세우는데, 이 황극론에서 탕평책이 나왔으므로 함께 이해하여 서술한다. 황극론은 흔히 정조를 지목하지만 그 사상적 연원을 따지고 보면 숙종 이후 정조 때까지 이 대가 쎈 군주 세 명의 치세에 서서히 발전하여 정조 임금 때 최종 완성되었다고 해도 좋다. 이 흐름의 이해에 있어 숙종과 영조도 자유롭지 않다는 말이다. 숙종, 영조 치세에 보면 정조 때의 사상적 흐름의 단초는 이미 충분히 많이 보이고 있어 정조 때에 완성된 황극론의 흐름에는 그 상류에 숙종과 영조가 당연히 포진하고 있다. 이 주장을 옹호하는 입장에 따르면 정조는 정약용 등으로 대표되는 남인과 연대하여 소위 근대적 맹아를 옹호하는 입장이었다는 것인데, 전혀 동의할 수 없다. .. 2024. 1. 26.
비판적 검토가 필요한 조선 후기 언제부터인지 식민사관 극복이라는 미명하에 조선후기 지성사를 매우 긍정적으로 보는 흐름이 있다. 필자도 조선후기의 흐름 자체를 이유 불문 부정적으로 보거나 자기 비하적 비판은 별로 공감하고 싶지 않다. 다만 조선후기 지성사를 마냥 긍정적으로만 평가하는 것이 과연 사실에 부합하느냐의 문제가 있겠다. 예를 들어 숙종대 이후 왕실 중심의 이데올로기에서 소위 황극에 대한 강조, 탕평책 등은 그 대척점을 이루고 있는 노론 중심의 세계관과 별로 다른 것이 아니다. 이 자체는 근대적이라고 부르기도 어렵고 오랜 유교의 역사에서 흘러오던 두 개의 큰 세계관 중 하나는 이쪽이 잡고 다른 하나는 저쪽이 잡은 것에 불과하다는 말이다. 소위 말하는 실학-. 이른바 중농학파의 토지개혁은 지나친 과대평가를 받고 있다는 생각이다. 이.. 2024. 1. 26.
고려거란전쟁 시기에 대한 생각 이 시기는 무신정변 이전이다. 고려 거란 전쟁이 벌어지던 시기 이미 고려는 전시과 제도 체제 하에 있었다. 고려거란전쟁에 동원되는 그 많은 고려군은 뭘 먹고 살던 사람들일까. 조선처럼 병농일치 병사들일까 아니면 직역이 세습되는 병사들일까. 고려는 무과도 없었다는데 무과가 있었던 조선시대 군인보다도 더 잘 싸우는 저 고려의 무인들은 도대체 하늘에서 떨어졌을까 땅에서 솟았을까. 마지막 의문-. 고려거란전쟁에서 저렇게 싸우는 군인들이 결국 무신정변을 일으켜 문신들을 싹슬이 해버린 군인들의 직계 조상일까? 만약 그렇다면 거란과 전투에서 용맹을 떨친 고려의 군인들이 불과 백여년 후에는 그 칼을 문신들에게 돌려 고려 정부를 절단 낸 셈이다. 거란과 고려의 통쾌한 전쟁사 이면에 저 군인들은 도대체 어디서 왔을까 한 .. 2024. 1. 26.
우리가 아는 밥맛은 쇠솥이 나오면서 나왔다 필자가 이미 밝힌 바와 같이 곡물취사는 초기에는 찌는 방식이었다. 그런데 막상 찌는 방식으로 취사를 해 보면 쌀과 다른 잡곡의 맛이 별차이가 없는 것을 알게 된다. 쌀의 단맛도 덜하고 특히 쌀 도정을 제대로 하지 않은 현미로 밥을 찌게 되면 수수밥이나 기장밥과 별차이 없다. 우리가 아는 쌀밥 맛이 아니라는 뜻이다. 우리가 아는 쌀밥맛은-. 철제 솥이 나온 후에도 한참이 지나서 곡물을 솥안에 직접 넣고 끓이다가 마지막에 불을 줄여 긴 시간 작은 불로 뜸들이는 우리가 아는 방식의 밥 짓기가 시작되면서 비로소 다른 곡물로 차별성이 생기게 되었다고 필자는 본다. 그걸 내가 어떻게 아느냐고? 이런 경우에는 해먹어 보는 수밖에 없다. 다른 방식으로 어떻게 알겠는가? 해 먹어 보니 그렇더라 그 이야기다. 특히 쇠솥이.. 2024. 1. 25.
무쇠솥 뚜껑은 왜 중요한가 결국 압도적 밥맛은 밥을 할 때 가열되는 와중에 어느 정도로 효율적으로 증기를 잡아낼 수 있는가에 있다. 지금도 이것은 중요하다. 현대 전기밥솥이 거의 압력솥으로 되어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높은 산에 올라가서 코펠로 밥을 지어 본 사람은 알 텐데, 요즘은 취사가 불가능하지만 필자가 학생 때만 해도 설악산 꼭대기에서 코펠로 밥 지어 먹는 사람 천지였다. 설악산이 해발 1700 미터인가 뭐 그럴 텐데 이 정도 고도만 되도 물이 100도 아래에서 끓기 때문에 코펠 같이 얇은 두껑으로 간신히 막아 놓은 취사기로 밥을 하면 백프로 설익게 된다. 산 꼭대기에서 선 밥이 만들어지는 것은 그 때문이다. 이때 어떻게 하는가 하면 주변에서 어마어마한 짱똘을 가져다가 코펠 뚜겅 위에 올려 놓는다. 100도 이하에서 끓는.. 2024. 1. 25.
밥 뜸들이기는 한국의 발명품인가? 현재로 봐서는 그런 것 같다. 실제로 밥 뜸들이기는 중국도 일본도 아니고 한국의 발명품이라고 보는 시각이 학계에도 있는 것 같다. 이렇게 물로 밥을 끓인 후 마지막 단계에서 뚜껑을 닫고 불을 줄여 뜸들이며 바닥 쪽을 가볍게 태워 누룽지도 만들어 내는 방식의 취사는 밥맛을 혁신적으로 좋게 했는데 이런 방식의 취사는 한국 쪽에서 나오지 않았을까 하고, 그 구체적 시기는 아마도 쇠솥의 출현 이후일 텐데, 필자의 감으로는 쇠솥의 모양. 이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이전 포스팅에서 김단장께서도 얼핏 지적하신 듯한데 필자가 보기엔 같은 쇠솥이라도, 밥을 찔때 쓰는 쇠솥과 밥을 끓여 뜸들일 때 쓰는 쇠솥의 모양이 다른 것 같다. 밥을 찔떄 쓰는 쇠솥은 아마도 청동기시대 이래 토기 중 시루 아래 쪽에서 물을 끓이는 토기와.. 2024. 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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