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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훈의 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2026

철제 조리기구가 나오기전 찐 곡물 철제 조리기구가 보편화하기 전 찐 곡물은 현미를 쪄서 시식해 본 소감을 말하자면, 30분 정도 찌면 익지 않는 곡물이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곡물이 익긴 익는데, 찰기가 떨어진다. 뜸들이는 과정에서 막대한 양의 수분이 곡물 안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이 과정이 없다 보니 익기는 하되 기름진 밥과는 거리가 있다는 이야기다. 따지고 보면 오늘날 쓰는 전기밥통도 밥이 뜸드는 과정에서 증기의 유출을 막고 마지막까지 이를 잡아주는 것이 요체이고, 무쇠솥이라는 것도 결국 그 무거운 뚜껑이 마지막 뜸 들일 때 증기를 잡아주는 것이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곡물을 익혀 먹되 뜸 들이지 않고 먹는다는 것은 입안에서 거친 느낌은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일본에서는 이를 강반이라고 불렀고, 뜸들인 밥을.. 2023. 11. 10.
재현해본 삼국시대 하급관원의 식사 재현해본 삼국시대 하급관원의 식사이다. (1) 밥: 현미찐밥. 가지를 넣고 쪄낸 밥이다. (2) 꿩고기 (닭으로 대체) (3) 생선 한토막 (4) 무우 절임 (깍두기를 씻어 대체) (5) 식초 (6) 소금 (7) 된장 일단 삼국시대 당시 분명히 있었을 것으로만 만들어 보았다. 밥은 현미 찐밥으로 30분 정도 찌면 먹을 만하다. 쌀은 잘 익는데 문제는 현미라 밥알이 완전히 따로 논다. 일본에서 찐밥을 왜 "강반"이라 했는지 그 이유를 한 번만 만들어 먹어보면 알 수 있다. 뜸들인 밥이 처음 나왔을 때 사람들은 열광했을 것이다. 무우절임은 깍두기에서 고추가루를 씻어내고 먹어보았다. 채소절임 중 무우절임은 비교적 일찍부터 나왔다고 하는 주장을 본 것 같아서 따라 해 본 것이다. 깍두기는 만드는 과정에서 마늘과.. 2023. 11. 10.
사슴과 돼지, 닭과 꿩 사슴과 돼지, 닭과 꿩 이렇게 짝을 이루니 서로간에 대체재다. 사슴이 줄어들면 돼지 사육이 늘어난다. 꿩이 드물어지면 닭 사육이 늘어난다. 반대로 밖에 나가면 사슴과 꿩이 지천이면 돼지와 닭 사육은 드물어진다. 굳이 안키워도 들에 나가면 사슴과 꿩이 널려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는 들판에서 야생동물이 드물어지는 시기가 될 때까지 육고기로는 사슴, 날짐승으론 꿩이 많이 올라갔다. 고구려 무용총의 사슴사냥 장면. 이건 상무정신을 기르기 위한 것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생업 활동이다. 이 때문에 태종무열왕 김춘추가 통일 직전까지 드셨다는 어마어마한 식재료에는 닭 대신 꿩 몇 마리, 라고 올라 있는 것이다. 이렇게 야생짐승 위주의 육식식단은 생각보다 훨씬 후대까지 이어졌고, 꿩을 닭이 앞지르기 시작한 .. 2023. 11. 9.
'튀기기' 그리고 '지지기'의 기원 조리법 중 '튀기기'와 '지지기'가 있다. 둘다 기름을 쓴다. 오늘날 한식 조리법 중 빼놓을 수 없는 방법이다. 튀기기와 지지기 기원은 어찌 될까? 요리에 문외한인 필자가 단언하기는 좀 그런데, 억지로 추리해 본다면 아래와 같지 않을까. 첫째로 튀기기는 의외로 한국에서는 역사가 짧을 수가 있을 것 같다. 튀기기는 기원이 일본의 '덴푸라'일 수 있다고 본다. 기름을 듬뿍 써서 고온의 기름에 식재료를 내어 튀겨 내야 하는데, 일본에서 서양 요리 영향을 받아 '덴푸라'가 나오기 이전, 과연 우리 쪽에서 튀기기가 있었을지 모르겠다. 이에 반해 '지지기'는 역시 불교음식 영향을 받아 기원이 상당히 올라가리라 보는데, 이것 역시 '지지기'가 정착하기 위해서는 지질 수 있는 도구가 준비되어야 할 것 같다. 전통 음식.. 2023. 11. 9.
삼국시대식 조리법 우리가 그래도 옛 사람들 생활에 관심이 있다고 한다면 이렇게 한 번은 먹어봐야 한다. 1. 밥: 현미로 지은 찐밥 2. 반찬: 채소절임. 고추가루 없이, 소금으로만 절인 것 3. 생선구이, 소금으로만 간을 할 것 4. 꿩 대신 닭: 꿩고기여야겠지만 닭으로 한다. 삶아 낸것. 5. 사슴 대신 돼지: 사슴고기와 돼지고기는 서로 대체재이다. 사슴 고기를 삼국시대에는 더 먹었겠지만, 여기서는 돼지고기로 대체한다. 고기는 모두 삶아내어 소금에 찍어 먹는다. 양념은 소금, 식초, 그리고 장이다. 장은 콩으로 만든 장으로 현재와 비슷한 간장을 이미 먹었을 것이다. 국은 뭘 먹었을까? 된장국? 2023. 11. 9.
윤기가 흐르는 쌀밥 요즘은 윤기가 흐르는 쌀밥 만들기가 쉽다. 물조절만 적당히 해서 전기밥통에 넣어버리면 알아서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필자는 밥은 좀 짓는다. 옛날 학생 때 코펠 하나 들고 안 돌아다닌 때가 없던 적이 있었는데, 그 당시 코펠로 쌀밥을 제법 잘 지었었다. 그때 느낀 것이 쌀밥이라는 게 의외로 짓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코펠은 바닥이 얇아 당시 석유버너로 밥을 하면 첫째는 뚜껑으로 김이 빠져나가면 밥이 설고, 아래의 불조절이 잘 안되면 이 역시 밥이 설거나 다 태워먹기 때문이다. 밥이라는 게 의외로 상당히 짓기가 쉽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필자가 박물관에서 청동기시대 이래의 토기를 보면 항상 든 생각의 하나가. 과연 저걸로 밥을 쉽게 지었을까 하는 것이었다. 일단 불조절이야 어떻게 한다고 해도, 김이 빠져나.. 2023. 1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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