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신동훈의 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2027

우리는 전통의 노예가 될 것인가 필자는 조선시대 미라를 공부하면서 미라가 주로 만들어지는 회곽묘의 연원을 따라 올라갔는데, 주자가례에 기록된 회곽이라는 게 과연 중국에서는 어떻게 만들어졌는가를 보니, 주자도 자기가 기록했다는 회곽에나 묻히기나 했을까 싶은 무덤에 묻혀 있는 거 같고, 주자가 떠들거나 말거나 정작 중국에서는 회곽묘는 잠깐 양자강 주변에서 만들다 만 거를 가지고, 조선은 수백년간 주자가례의 회곽묘를 그대로 베껴 만들면서 이걸 가지고 내가 주자가례의 오리지날 무덤이네 아니다 내가 오리지널이다 저쪽은 주자가례를 잘못해석했네 싸움까지 해가면서 전국의 사대부들이 모양도 똑같은 회곽묘를 수백년간 산이면 산 골짜기면 골짜기마다 만들다가 그 안에서 미라가 되어 버린 모습을 보면서, 우리가 다시는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했다... 2023. 11. 3.
전통으로부터의 자유 요즘 한국은 빠른 속도로 "일제강점기 이전의 전통"을 회복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경복궁앞에는 월대가 복원되고, 조선총독부가 헐리고 광화문 현판도 교체하고, 운현궁에서는 매년 친영례가 행해지고 향사례, 향음례도 복원되었다 한다. 이로써 우리는 일제시대에 강제로 사라졌던 원래 우리의 모습을 회복하고 있다고 자평한다. 하지만, 스스로를 속이지는 말자. 우리가 복원했다고 생각하는 그 전통의례. 태반은 17세기 이후 예론의 대가, 예송주의자들의 공상에 의해 만들어진 상상의 산물이다. 친영례? 향사례? 향음례? 그딴 거 원래 우리나라는 하지도 않았다. 16세기 이후 주자가례가 조선에 침투하면서 없는 고례는 공상으로 메우며 만들어진 수많은 양반가 의례들, 제사전례, 공증의례가 반가에서 정리되면 그게 예서, 왕실에.. 2023. 11. 3.
안물안궁인 21세기 예송禮訟 https://www.donga.com/news/NewsStand/article/all/20231102/121999348/1 “제사상, 일반그릇에 생일상처럼 차려도 돼요”“제사상은 제기가 아니라 일반 그릇에 밥과 국만 놔도 됩니다. 생일상처럼 고인이 좋아하는 음식을 차려도 됩니다.” 성균관의례정립위원회는 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www.donga.com 추석 제사 때만 되면 요즘 성균관에서 이런 걸 발표하는데 제사를 뭐를 하면 되고 뭐를 하면 안 되고 하는 해석을 성균관이 무슨 근거로 이렇게 하는지? 예송? 고례古禮라는 게 뭐 엄청난 문헌이 있고 이걸 연구해서 나온 거 같지만 전혀 안 그렇다. 고례라는건 당송대가 되면 이미 형해화해서 과연 고례가 어떠했는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 2023. 11. 3.
비굴한 고구마 선비는 엄동설한에 꽃을 피우는 매화나 고고한 난을 보고 그 절개를 숭상한다 하였던가-. 고구마는 그런 절개와는 거리가 멀다. 매화나 난처럼 곧게 뻗어 자라지도 않고 땅을 구불구불 비굴하게 덩굴을 만들며 자란다. 잎을 넓게 펴 최대한 태양빛을 많이 쬐는 것 외에는 관심도 없어 보인다. 아무리 좋게 봐도 절개와는 거리가 먼 모습이겠다. 그런데, 그렇게 비굴하고 살자고 땅바닥을 기며 커진 고구마는 잎, 줄기, 뿌리까지 싹다 먹을 것이 되어 흉년에 사람들 목숨을 구했다. 지금까지 매화나 난을 먹고 죽다가 살아난 사람은 없어도 고구마는 얼마나 많은 사람 목숨을 구했을 것인가! 부처님이 이르기를, 음식을 보시하는 사람은 남에게 힘을 주는 사람이며 의복을 보시하는 사람은 남에게 아름다움을 주는 사람이며 탈것을 보시하.. 2023. 11. 2.
도시화와 고병리 일년간 작업한 일본 "계간고고학" 특집호 "도시화와 고병리". 이제 논문 작성이 거의 끝나고 교정쇄 검토가 진행 중이다. 최종 출판은 12월 중순으로 필자는 특집호 논문 중 5편 집필에 참가했다. 몇년 전 일본에서 같은 제목의 시민 대상 심포지움이 열린 바 있었는데, 그 내용이 특집호로 출판되는 것이다. 12월 중순 정식으로 출판이 완료되면 이 곳에도 소개하겠다. 필자가 그 동안 해온 작업이, 일전에 소개한 미라, 인더스문명에 이어 도시화와 사람의 질병에 대한 역사적 검토가 있었는데 그 부분에 대해 정리하는 작업이기도 하여 필자의 연구 편력에 있어 중요한 이정표가 되기도 할 것 같다. 2023. 11. 2.
마왕퇴 (17): 청동기시대의 비단옷 청동기시대의 비단옷이라고 하면 대개 반응이 그 시대에 무슨 비단옷이라는 반응이 나오겠다. 그런데-. 중국은 양잠해서 비단을 신석기시대에 했다. 용산문화기에는 이미 비단 생산이 정착했다고 하니까. 농경이 본격화한 청동기시대에 양잠에 비단이라고 해도 별로 대단할 것이 없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양잠에 비단이라고 하면 요즘 보는 초고급 실크만 연상을 해서 그런데, 누에실로 짠 직물도 천차만별이다. 삼국지 동이전을 보면, 서기 3세기에 이미 바다건너 일본까지도 양잠에 비단은 보편화해 있었다. 種禾稻·紵麻, 蠶桑·緝績, 出細紵· . 其地無牛馬虎豹羊鵲. 삼국지 동이전에 일본열도에 보편화한 양잠은 그렇다면 언제 건너간 것일까? 억측일지도 모르겠지만, 필자는 양잠은 한국과 일본에는 도작과 함께 전파되었다고 본다. 한.. 2023. 11. 2.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