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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훈의 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2026

라말여초의 "호족"과 일본사의 "무사단" 우리나라 라말여초에는 "호족"이란 세력이 있어 신라의 지배가 끝나자 한반도 전역에 호족의 세상이 펼쳐졌다. 한국사 라말여초의 "호족"에 상응하는 일본사의 세력은 누구일까? 바로 일본사에서 무가로 발전하게 되는 "무사단"이다. 무사단은 헤이안 시대 말기에 발생하는데 당초에는 귀족들의 보디가드로 출발했지만, 이내 귀족들을 무력으로 압도하고 무가정권을 수립한다. 가마쿠라, 무로마치, 에도 막부로 이어지는 사무라이 정권의 기원이 바로 이 무사단에 있다. 이 무사단은 그냥 몰려다니는 군사조직이 아니다. 무사단 자체가 땅을 차지한 봉건영주가 된다. 헤이안시대 말기에는 지방 영지를 점유하고 중앙의 통제(소위 율령체제)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무사단이 출현하기 시작하였다. 각지에 성립한 무사단이 서로 이합집산하며 싸우기 .. 2023. 5. 21.
세이와 겐지 [清和源氏, 청화원씨] 일본사에서 소위 무사 시대를 여는 무사단 종족으로 유명한 것이 세이와 덴노清和天皇의 후예라는 세이와 겐지[清和源氏]와 간무 덴노[桓武天皇]의 후예라는 간무헤이시[桓武平氏]다. 이 중 가마쿠라 막부를 연 미나모토 요리토모[源賴朝, 원뢰조] 집안인 세이와 겐지-가와치 겐지[河内源氏, 하내원씨] 일족 계보를 보면: 세이와 덴노 5세손이 미나모토노 요리노부[源頼信, 원뢰신]가 되며, 그 미나모토노 요리노부 7세손이 미나모토노 요리토모[源頼信]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가마쿠라 막부 개조인 미나모토노 요리토모는 세이와 덴노의 대략 11세손에 해당한다. 그런데-. 세이와덴노 5세손인 源頼信 시대가 되면 (10-11세기) 이들은 이미 무사단의 수장 위치를 굳히고 있었다. 공가公家에서 무가武家로 이미 완전히 탈바꿈하고 .. 2023. 5. 21.
도전과 응전으로만 점철한 한국사 토인비는 인간의 역사를 도전과 응전 (challenge and response) 의 이야기라고 했다던가. 도전과 응전의 결과가 결국 그 문명의 생존이라고 본다면 한국의 역사는 어쨌건 성공적이다. 청동기시대 이래 수천년의 문명사 동안 짧은 이민족 통치기를 제외하면 거의 본토인의 역사가 이어졌고 21세기 들어서도 성공적으로 역사의 흐름에 적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한국사가 도전과 응전의 기술이 지나치다는 점에 있다. 한국사를 보면 주변 역사와 두드러진 차이는 역사기술의 뼈대가 이민족의 침략--격퇴--침략--격퇴의 끝없는 반복으로 점철된 듯 보인다. 아마 비슷한 역사라면 베트남사 정도가 될 텐데 이 두 나라 역사는 외세침략과 격퇴를 빼고 나면 사실상 역사서를 탈탈 털어보면 그 외의 부문의 기술은 매우 부.. 2023. 5. 20.
봉래산 신기루 《산해경山海经·해내북경海内北经》에는 “蓬莱山在海中 봉래산은 바다 가운데 있다”는 구절이 있다. 산동반도 봉래에서는 어떤 날은 바다 건너 멀리 뭔가 도시나 산이 있는 모양이 보이는 모양으로 이 지역 신기루는 유명하다고 한다. 진시황과 한무제도 이 봉래 신기루를 구경했고 이때문에 동해바다 선경의 존재를 확신했다는 것인데-. 봉래에서 선경을 찾아 도해하면 필연적으로 닿는 곳은 요동반도 남단 아니면 한반도 서북부라. 중국에서 볼 때 이 쪽은 선경仙景으로, 선인왕검이 평양에 살았다는 삼국사기 기록을 보면, 자칭 타칭 한반도는 도사들이 살았던 동네였나 보다. 이렇게 보면 가끔 도교라는 게 과연 중국에서 들어온 것이 맞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신선이 놀았다는데는 다름 아닌 발해라. 발해를 건너면 바로 한반도다. *.. 2023. 5. 19.
하늘이 조선을 불쌍히 여겨 내렸던 은혜 두가지 임진왜란때 하늘이 딱 보니 저건 놔뒀다간 나라 문닫겠다 싶어서 하늘이 불쌍히 여겨 내린 은혜가 둘이 있는데, 하나는 이순신과 조선 수군이요. 다른 하나는 승병이다. 조선시대에 기적처럼 승과가 부활하여 급제자를 내었는데, 이 승과 급제자들이 임란때 승병을 일으켜 왜병과 싸웠다. 만약 승과 부활이 없었다거나, 백년만 임란 발발이 늦었으면 내가 보기엔 승병들은 왜병이 아니라 조선관군이나 의병과 싸웠을 가능성 배제할 수 없다. 그래도 수천년을 이어온 나라인데 하늘이 불쌍히 여겨서 기적처럼 승려들에게 급제자 홍패를 하나씩 안겨주니 이 양반들이 왜란이 일어나자 나라의 녹을 먹던 유림도 다 도망가는 판에 분연히 들고 일어나 전국의 승려들을 불러모아 조선편을 들었다. 아마 이 양반들이 후세를 볼 재주가 없어 그런것도 .. 2023. 5. 18.
탈레반식 폭거로 사라진 불교유물들 한국은 명색이 일본에 불교를 전해준 나라이고 서기 7세기에 이미 인도로 적지 않은 숫자의 승려가 구법여행을 떠났으며 같은 시기 원효의 저술이 동아시아를 뒤흔들고 서기 11세기부터 대장경-교장 조판을 여러 번 반복한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왜 이렇게 남은 게 없냐라는 생각이 많이 들 수밖에 없다. 당연하다. 조선시대 5백년 내내 불교 승려는 중놈이라는 비칭을 입에 달고 살았고, 시도때도 없는 부역에 끌려 산성이라는 산성은 모두 승려가 쌓은 것 같고, 틈만 나면 동네 유림들이 몰려와 구타하고, 부처의 목을 베고, 심지어는 불까지 질러도 나라에서는 말 한마디 안했는데, 어떻게 뭐가 남기를 바라겠나. 탈레반식 폭거를 5백년을 계속했는데 뭐가 남아 있으면 그게 더 이상한 것임. 초조대장경도 국내에 몇 부 없는데 일.. 2023. 5.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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