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미라 이야기/오슈 후지와라와 히라이즈미4

가장으로서 책임감에 대하여, 바람의 검 신선조의 경우 필자는 일본 소설가 아사다 지로[浅田次郎. 1951~]의 책 《칼에 지다》를 먼저 본 게 아니고 이 책을 원전으로 만든 영화를 먼저 봤다. 국내에서는 "바람의 검 신선조"라던가 하는 이름으로 개봉했는데, 원래 제목은 "미부 의사전[임생 의사전壬生義士伝]"이다. 미부는 신선조가 주둔하던 교토 동네 이름이다. 주인공이 신선조新選組[신센구미]의 대원이었으므로 붙인 책 제목일 게다. 책 제목만 보면 흔한 신센구미 찬양 영화인 듯 하지만-. 사실 이 영화는 신선조가 주인공은 아니다. 영화도 그렇고 소설도 모두 신선조는 그냥 흘러가는 배경일 뿐이고, 주제는 막말 지지리도 못살던 최하층 사무라이 이야기다. 이 사무라이는 동북의 한 번에서 태어나 가난을 등에 짊머지고 살았느데, 언젠가 쓴 것 같지만 일본사에서 막말, .. 2023. 11. 18.
굶는 게 일이었던 일본 동북의 번 에도시대 일본 동북지역의 번은 벼농사가 매우 불안정한 상태에 있었다. 이 때문에 조금만 기온이 내려가면 벼가 냉해를 입어 번 전체가 기근에 빠졌다. 에도시대는 물론 19세기 초 중반 막말까지도 이 문제는 해결이 안 되어 동북지역 번은 주기적으로 냉해, 흉년, 기근에 밥 굶고 가족을 내다 파는게 일이었다. 이 동북지역 번과 같은 위도가 우리나라 평안북도, 함경남도 일대다. 조선 전기에 개척된 육진 위도를 보라.어마어마하게 높은 위도 아닌가? 조선 전기에 두만강 일대를 개척한 일은 그 업적에 비해 너무 조명을 못 받고 있다는 생각이다. 조선전기에 두만강 일대를 농경민, 특히 벼농사꾼이 들어가 산다는 것은 목숨을 기근에 맏기고 사는 일과 다름 없었을 것이다. 참고로 일본에서 동북지역이 벼농사가 비로소 안정되기.. 2023. 11. 18.
사무라이를 잡아다 월급장이를 만들어 놓은 에도막부 조선왕조와 에도막부의 가장 큰 차이를 들라면 필자는 행정체계를 꼽고 싶다. 조선왕조 행정조직에서 사대부들이 가는 자리는 소위 청요직이라 해서 따로 떼어두고 나머지 실무직은 제대로 된 사대부들은 거의 취임하지 않았다. 조선왕조 행정조직에서 고질 병폐라 할 관리가 행정을 모르는 실태는 이런 식으로 만들어졌다. 특히 지방행정의 경우는 더욱 문제라 실무를 담당해야 할 향리들은 아예 월급이 없었다. 말하자면 자발적 노동봉사를 하라 그 소린데, 월급도 없는 향리가 선택할 길은 당연히 두 가지다. 하나는 알아서 떼먹거나 다른 하나는 무료봉사인 행정을 대충 해치우고 따로 생업을 찾아 먹고 살 궁리를 하는 것이다. 일본의 경우, 에도시대는 소위 막번체제라 하는데 중앙은 막부, 지방은 각 번이 나누어 지배했다. 이 시대 .. 2022. 11. 18.
생활인으로서의 사무라이 사무라이 하면 툭하면 칼을 빼들고 할복하겠다고 설치는 괄괄한 무장을 연상할지 모르겠지만, 이런 부류의 사무라이가 역사에서 주류로 올라본적은 한 번도 없는 것 같다. 생활인으로서의 사무라이가 있을 뿐. 이때문에 전국시대에는 주군에 대한 충성심 없이 이탈을 밥먹 듯 하는 무사가 즐비했고 (그나마 붙어 있던 이들도 먹고 살자니 그런것이지 사무라이 정신? ㅋ 그딴 거 없었다) 에도시대에는 주어진 쥐꼬리만한 봉급을 수령하기 위해 악착같이 부업을 하는 하급무사가 천하에 가득했다. 메이지유신기, 사실상 변혁의 주동이 되었던 사람들은 바로 이러한 사람들이다. 소위 말하는 하급무사들. 메이지유신 주역에는 상급무사출신이 거의 없다. 상급무사 출신도 없는데 공가 출신은 있을 리가 없다. 간신히 먹고 살던 생활인 사무라이들이.. 2022. 10. 11.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