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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훈의 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2026

백제의 신적강하臣籍降下와 창씨創氏 일본사에는 잘 알다시피 신적강하라는 것이 있는데, 우리 역사에도 당연히 비슷한 것은 있다. 조선시대 왕자들이 당대에는 대군大君이다가 그 다음에는 군君, 다음에는 더이상 봉군하지 않고 일반 사대부와 같이 대우한다던가. 일본의 신적강하는 헤이안시대 이후 사성賜姓하는 경우가 있다. 가장 대표적으로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세이와덴노清和天皇에서 갈려나오면서 신적강하 되어 사성 받은 세이와겐지清和源氏와 간무덴노桓武天皇에서 갈려나와 사성받은 간무헤이시桓武平氏가 있다. 이 두 집안은 겐페이 합전源平合戦(1180~1185) 당시 인상이 워낙 강렬한 탓에 모두 무사집안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그것은 아니었고 일부는 그대로 공가公家로 남아 귀족으로 잔존한 집안도 있었고 또 알려진 것처럼 무사가 되어 번성한 집안도 있었다. 이처.. 2023. 12. 2.
다른 나라는 보지도 않고 만든 보편적 역사 앞에서 필자가 쓴 글의 목적은 이렇다. 우리는 많은 "역사의 법칙" 내지는 "역사의 보편성"이란 rule 아닌 rule을 만들어 놓고 이에 스스로의 생각을 제한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고대 사회는 반드시 전제통일왕권 수립을 향해 달려간다던가, 높이 얼마 이상의 고총고분이 나와야 고대국가라고 이야기 한다던가, 삼십미터짜리 고분보다는 역시 2백미터짜리 고분을 만든 사회가 더 고도의 사회라고 본다던가 그런 것이다. 미안하지만, 인더스문명 그 찬란한 도시들에도 왕은 없었다. 고분? 그런 거 없다. 그리스는 통일 왕권 없이도 잘만 고도의 문명을 만들었다. 율령국가? 율령을 반포하고 왕성은 바둑판처럼 반듯하게 딱딱 만들어야 고대국가가 수준있는 단계에 들어갔다고 도대체 누가 그딴 소리를 했단 말인가? 아니, 세.. 2023. 12. 2.
역사의 변주곡 (4): 가야 연맹 마지막으로 가야다. 가야는 주변의 신라, 백제, 왜보다 "고대국가의 건설"이 늦었기 때문에 망했다고 본다. 그래서 우리는 "가야는 왜 통일국가 수립에 실패했는가"를 규명하고자 한다. 가야는 신라, 백제, 왜 처럼 고대국가로 가는 길 어딘가쯤에 있었던 것일까? 그게 아니라면 이들은 이와는 전혀 별개의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었던 것일까? 아니, 가야의 통치자들은 신라나 백제 같은 시스템으로 갈 생각이 있기는 했던 것일까? 그리스의 폴리스를 연상시키는 이 소국들의 연합은 고대 그리스를 바라보는 시각으로 해석하면 왜 안되는 것일까? 김해의 금관가야나 고령의 대가야는 펠로폰네소스 전쟁 당시의 아테네나 스파르타처럼 이해하면 왜 안 되는것인가, 하는 말이다. 2023. 12. 2.
역사의 변주곡 (3): 레닌과 스탈린의 나라 20세기를 보자. 막스와 레닌, 스탈린으로 상징되는 구 동구권 국가들은 자본주의로 가는 길에 출현한 정치체제인가? 아니면 자본주의와는 전혀 별개의 시스템인가. 레닌과 스탈린의 나라는 자본주의 국가들 보다 "열등한 나라"인가? 아니면 전혀 다른 그 무엇을 지향했던 나라인가. 역사상 출현한 수없이 다양한 나라를 단선적으로 줄을 세워 우열을 이야기 할 수 있는 것일까? 2023. 12. 2.
역사의 변주곡 (2): 통일왕국 같은데 왕이 안 보이는 인더스 문명 인더스 문명은 광대하다. 메소포타미아, 이집트 문명을 합친 것보다도 인더스 문명이 더 넓다. 게다가 인더스문명은 통일성이 매우 강하다. 이 문명의 도시는 거의 비슷한 방식으로 건설되어 있다. 문명권 내의 통일성이 얼마나 강한가 하면, 당시 쓰던 도량형이 통일되어 있었고, 심지어는 도시 건설에 이용된 벽돌 크기까지 표준화해 있었다. 이 정도라면 누구나 강대한 제국, 강대한 왕권을 떠올릴 것이다. 그런데... 왕이 없다. 인더스문명의 가장 곤혹스러운 부분은 이것이다. 다른 문명에서는 보이는 전제왕권의 흔적이 없는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부 학자들은 Heterarchy라는 개념을 제안한다. 계급사회인 Hierarchy에 대응하는 개념이다. Heterarchy의 정의를 보자. A heterarchy.. 2023. 12. 2.
역사의 변주곡 (1) 통일 왕국을 형성하지 않았던 고대 그리스 역사에는 변주곡이 많다. 그리스를 보자. 바로 옆 소아시아 일대도 강대한 페르시아의 통일전제국가로 편입되어 있었지만 그리스 본토는 여전히 작은 소국, 폴리스로 나뉘어 있었다. 이들 폴리스는 "통일국가"로 가는 중간 단계 어딘가 있었던 것일까? 그게 아니라면 이 둘은 전혀 다른, 별개의 시스템이었던 것일까. 어느쪽일까? 2023. 1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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