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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훈의 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1493

나말여초의 호족들 나말여초의 호족들에 대해서는 고민이 많이 필요하다. 정치가 개판이 되니 각지의 도둑, 아니 군웅들이 들고 일어나는 건 당연한 일 아닌가 생각하기 쉬운데 이 문제가 간단하지는 않아서 나말여초의 호족은 이름이 남아 있는 그 호족만이 문제가 아니라 그 호족을 따라다니는 이들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일본의 헤이안시대 말에는 전국 각지에서 무사단이 조직되는데 이것이 우리 나말여초의 호족들과 비슷한 점이 무척 많다. 헤이안시대 말의 무사단이 결국 일본사에서는 무가정권으로 이어지는데, 우리의 경우 고려의 건국을 거쳐 결국 무신정권으로 이어졌다고 필자는 본다. 헤이안시대 말의 무사단. 사실 별거 아니다. 일본에는 소위 말하는 율령체제 정권이 붕괴하기 시작하면서, 땅을 가지고 있던 이들이 자신의 땅에 대한 소유권을 인.. 2023. 11. 28.
돌림자부터 없애야 하는 한국인의 이름 필자의 경우 영어논문을 주로 내는데 논문 데이터비에스에서 검색 때마다 곤혹스러운 것이 필자하고 같은 이름의 연구자가 상당히 많다는 것이다. 당연하다. 신이라는 성이 이미 필자가 속한 평산신씨만 해도 50만명이 넘는 데다가, 대동문중 전체에서 항렬자 4개만 뽑아 쓰게 하다 보니 같은 이름이 무수하게 나오는 것이다. 실제로 이름을 지어보면 항렬자를 따르게 되면 글자 한자 골라 이름을 짓는 셈이다. 쓸 수 있는 항렬자가 4개라고 하지만 그 중에 이름 짓기 적당한 (촌스럽지 않은) 글자는 2개 정도 밖에 안되는 탓이다. 필자는 그래서 딸아이 이름을 지을때 부모님과 상의하여 돌림자는무시하고 지었다. 물론 딸아이는 돌림자를 따르지 않고 짓는 게 일반적이라 사실 고민할 부분은 없기는 했는데, 도대체가 같은 이름을 너.. 2023. 11. 27.
가마쿠라 막부와 세이와덴노 가마쿠라 막부를 개창한 미나모토노 요리토모는 겐지가 갈려 나온 세이와 덴노로부터 따져서 11세째가 된다. 1세를 30년으로 잡으면 대략 300여년 정도 후손인 셈이다. 이때가 되면 세이와 덴노에서 갈려나와 신적강하한 세이와겐지 중에서도 그 지파인 가와치 겐지 (세이와 덴노의 5대손)는 사실상 완전한 무가 집안으로 바뀌어 있었다. 무가집안으로 바뀌어 있었다는 것은 공가 (귀족) 집안으로 남아 있는 사람들에게 천대 당했다는 이야기다. 적어도 무가정권이 성립할 때까지는. 우리나라, 신라에서는. 무열왕 재위기간이 7세기 중반이니 라말여초의 무열왕 후손이라면 이미 250여년 전에 갈려나온 셈이다. 나말여초의 신라 김씨계 호족들은 자신들이 신라왕실에서 갈려나온 것은 알고 있었겠지만 이미 정체성 측면에서는 완전히 자.. 2023. 11. 27.
출생률과 파운데이션, 핵심은 위기의 기간을 줄이는 일 SF의 거장 아시모프가 쓴 소설 중에 파운데이션이라는 대작이 있다. 내용을 여기 주저리 주저리 쓸 생각은 없고, 간단히 이야기 해보자면, 은하제국 수학자가 조만간 은하제국이 무너지고 암흑시대로 들어갈 것임을 알아낸다. 수학자가 택한 방법은 은하제국이 무너지고 암흑시대로 들어가는 것을 막는 것이 아니라, 암흑시대로 들어가되 가장 빠른 속도로 이를 경과하게 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은하제국의 모든 지적 정보를 모아 놓은 파운데이션을 만든다. 우리는 흔히 위기가 다가올 때 그 위기의 도래를 막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사실 위기가 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는 이미 그 위기의 도래를 막는 일은 불가능한 때인 경우가 많다. 위기의 도래를 막기가 불가능하다면 결국 남아 있는 방법은 위기를 맞되 빠른 속도로 이.. 2023. 11. 27.
강의도 젊은이가 낫다, 폼나게 사라지자 주말 내내 보수교육을 다녀왔다. 면허유지를 위해 평점을 해가 가기 전에 받아야 해서 꼬박 이틀을 계속 강의를 듣고 있었다. 이번에 강의를 들어보니 재미있는 부분이-. 대략 40대 후반-50대 초반 정도 젊은 교수들이 정말 강의를 잘한다. 해야 하는 것만 딱 이야기 하고 또 경험도 풍부하기 때문에 강의로서는 베스트다. 원숙함과 에너지 모두 최절정 시기인 셈이다. 반면에 이보다 나이가 올라가면 강의 수준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강의의 진행도 더디고 한 이야기도 반복한다. 문득 이렇게 강의를 듣다 보니 내 강의도 그렇겠구나 생각하게 되었다. 연구만 젊은 친구들이 나은 것이 아니라, 강의도 낫다. 그걸 나이가 들면 인정 못할 뿐. 요즘 거듭 생각하게 되는 것 중 하나가. 이 세상에서 제일 바보가 젊은이와 경쟁하려.. 2023. 11. 26.
2017년 부여...심상육 선생과 함께 일본에서 나오는 단행본 편집을 하다 보니 문득 부여 심상육 선생과 함께한 기생충 샘플링 사진이 눈에 띈다. 2017년. 이미 6년이 지났다. 이제 이렇게 직접 현장에서 뛰는 일은 없을 것 같다. 심상육 선생께서 부여에서 참 많이 도와주셨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뜻을 표한다. 2023. 1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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