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압도적 밥맛은 밥을 할 때 가열되는 와중에
어느 정도로 효율적으로 증기를 잡아낼 수 있는가에 있다.
지금도 이것은 중요하다.
현대 전기밥솥이 거의 압력솥으로 되어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높은 산에 올라가서 코펠로 밥을 지어 본 사람은 알 텐데,
요즘은 취사가 불가능하지만 필자가 학생 때만 해도 설악산 꼭대기에서
코펠로 밥 지어 먹는 사람 천지였다.
설악산이 해발 1700 미터인가 뭐 그럴 텐데
이 정도 고도만 되도 물이 100도 아래에서 끓기 때문에
코펠 같이 얇은 두껑으로 간신히 막아 놓은 취사기로 밥을 하면
백프로 설익게 된다. 산 꼭대기에서 선 밥이 만들어지는 것은 그 때문이다.
이때 어떻게 하는가 하면 주변에서 어마어마한 짱똘을 가져다가 코펠 뚜겅 위에 올려 놓는다.
100도 이하에서 끓는 물을 억지로라도 코펠 안에 잡아 두는 것인데
이렇게 하면
밥이 비로소 먹을 만하게 된다.
필자 생각으로는 밥솥 진화사에서
솥이 철제화하더라도 아마 대부분의 철솥의 뚜껑은 나무 뚜껑이었을 것이다.
위 그림에서 보는 것과 같은 뚜껑인데 이런 밥 솥 뚜껑은 필자가 어릴 때만 해도
재래식 주방에서 많이들 썼다.
물론 이 뚜껑을 철제 솥 위에 올려놔도
위에 무거운 돌을 올려 놓으면 밥 짓는 데는 무리가 없을 텐데
막중한 무게의 철제 솥뚜껑
이것만하지는 않았겠다.
철제 솥뚜껑은 쉽게 들어올리기도 힘들 정도라
내부 증기가 밖으로 빠지지 않고 매우 효율적으로 쌀 안에 흡수된다.
쉽게 말해 재래식 압력밥솥이라 할 만하다.
철제 솥뚜껑이 달린 가마솥 밥이 아래는 누룽지,
위는 잘 익은 기름진 밥이 완성되는 이유이다.
이 철제 가마솥 뚜껑이 나와 무쇠솥위에 장착되면
비로소 맛있는 밥을 만들기위한 전 과정이 완성되는 것이다.
다만 필자가 궁금한 것은
이러한 철제 가마솥뚜껑이 나온 시기가 언제냐 하는 것이다.
조선시대인가?
우리가 알고 있는 유물 중에는 조선시대 이전부터 있었던 것이 의외로
일제시대 시작되었다고 판명되는 경우도 많아 속단할 수 없다.
아무튼 이것이 조선시대 혹은 그 이전부터 이미 철제 가마솥 뚜껑이 있었다면
이거야 말로 고고학에서 입증해서 보여주면 될 일이지 싶다.
*** Editor's Note ***
내가 알기로 조선시대 이전 쇠솥뚜껑은 없다. 전부 나무였다.
심지어 태안선에서 나온 철제솥도 뚜껑이 없음으로 보아 나무 뚜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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